(2) 우리의 “순종”을 연단하신다.

이태희 목사
이태희 목사

믿음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가?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에 순종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것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고, 그것이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게네사렛 호수에서 어부 생활을 하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베드로전서의 저자, 베드로다. (눅5:1-11) 평생을 그 호숫가에서 어부 생활을 한 베드로가 이상하게도 그날 따라 밤이 새도록 물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렇게 빈 손으로 호숫가로 돌아와 그물을 씻고 있는데, 그 때 예수라는 분이 베드로의 배에 오르셔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셨다. 그리고는 갑자기 베드로에게 명령을 하셨다. 당시 그 상황을 누가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예수께서 한 배에 오르시니 그 배는 시몬의 배라.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시고 앉으사 배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더니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눅5:3-4)

“시몬에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눅5:5)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눅5:6)

북이스라엘의 7대 왕 아합 왕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전역에 심각한 가뭄을 일으키셨다. 그 때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셨다.

“너는 일어나 시돈에 속한 사르밧으로 가서 거기 머물라. 내가 그곳 과부에게 명령하여 네게 음식을 주게 하였느니라.” (왕상17:9)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르밧에 도착한 엘리야는 그 곳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한 과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과부에게 떡 한 조각을 자신에게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그러자 과부는 “나는 떡이 없고 다만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 밖에 남은 것이 없는데, 마침 나와 내 아들이 이것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죽으려고 하던 참이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가뭄으로 인해 더 이상 먹을 양식이 없어 마지막 남은 이 재료를 가지고 마지막 식사를 하고 아들과 죽을 참이라는 이 비참한 과부에게 엘리야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하나님의 명령을 전한다.

“엘리야가 그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네 말대로 하려니와 먼저 그것으로 나를 위하여 작은 떡 한 개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오고 그 후에 너와 네 아들을 위하여 만들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나 여호와가 비를 지면에 내리는 날까지 그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그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왕상17:13-14)

“그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더니 그와 엘리야와 그의 식구가 여러 날 먹었으나 여호와께서 엘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같이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니라.” (왕상17:15-16)

밤이 새도록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한 절망적인 베드로나, 온 세상에 임한 가뭄 으로 인해 아들과 함께 때 이른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이 비참한 과부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지혜나 능력으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난 연약한 우리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그와 같은 환란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비결을 보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순종하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하나님이 의도적으로 허락하신 상황이었다. 의도적으로 허락하신 환란이었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믿음을 연단하시고 순종을 연단하시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우리의 힘과 지혜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나게 하신다. 하나님은 그와 같은 상황 속에서 자신의 연약함과 가혹한 상황의 노예로 살아가는 우리들로 하여금 어떤 상황에서든지 자신의 연약함이나 절망적인 환경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연단 받게 하신다. 그리고 내게 들려 주시는 레에마의 음성만을 의지하여 순종하는 것을 연단 받게 하신다.

사람의 지혜나 힘으로는 절대로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우리에게 찾아오는데, 그 때 우리가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에 순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하나님의 음성이 임할 때까지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밤이 맞도록 수고했지만 얻은 것이 없을 때, 더 이상 살 길이 없어 죽음으로 피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그와 같은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기도와 말씀 앞에서 잠잠히 성령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 로고스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음성 레에마로 우리에게 임하여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과 파동을 일으켜 우리의 영혼에 말씀하실 때까지, 그냥 잠잠히 베데스다의 연못 앞에 진을 치고 기다리는 것이다. 매일, 매주, 습관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기도의 자리에 나와 함께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시간들이 하루 이틀, 한 주 두 주, 일 년, 이년 축적이 되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의 고막에 성령의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때 그 파동을 붙잡아라. 그것이 성령의 음성이다. 그리고 그 음성대로 덮어 놓고 순종하라. 그 때 우리는 베드로가 경험한 하나님, 사르밧 과부가 경험한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계속)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 담임, 윌버포스 크리스천 스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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