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미등록 교회는 정부와 등록 교회 양쪽의 압박을 받고 있으나 계속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의 미등록 교회 목회자가 세례를 주는 모습. ©한국순교자의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이하 한국 VOM, 대표 현숙 폴리)는 “베트남 지방 당국자들이 미등록 교회 성도를 괴롭히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정부에 등록된 교회들을 이용해 미등록 교회 성도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17일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베트남 교회는 정부에 등록하기를 항상 주저해 왔습니다. 등록 과정도 어렵고 등록한 후에도 정부의 모든 규제를 준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 당국은 등록 교회들이 정부의 요구사항을 준수할 뿐 아니라, 등록 교회와 같은 지역에 있거나 같은 교단에 소속된 미등록 교회를 정부에서 단속할 때 등록교회가 협력해주기를 점점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VOM은 이로 인해 정부에 등록된 기독교인들과 등록되지 않은 기독교인들 사이에 불신과 갈등이 유발될 수 있고, 특히 등록 교회와 미등록 교회가 나란히 존재하는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 닥락성(Dak Lak Province) 같은 지역에서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등록 교회는 ‘로마서 13장 1절에 근거하여 위에 있는 권세들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등록 교회는 '사도행전 5장 29절에 근거하여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관점에서, 위에 있는 권세들에 복종한다는 말은 등록 교회가 성도들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정부에 보고해야 하고, 특별한 행사를 하고 싶을 때마다 정부에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허가 받은 특정 지역에서만 사역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등록 교회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사역합니다. 그들은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곳으로 가서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사역을 합니다. 심지어 박해를 받거나 감옥에 갇혀도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문제로 베트남 교회가 어떻게 분열될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베트남 정부 당국자들이 이러한 분열을 조장하려고 약삭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베트남 중앙 고원지대에서 사역하는 미등록 교회 목회자 한 분이 계십니다. 온 마음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는 그 목회자는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은 오지에 들어가 한 번도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하지만 지역 당국자들은 그 목회자를 못 마땅히 여겨 무슨 수를 써서든지 전도를 막으려고 했습니다. 한번은 그 목회자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지역 당국자들이 오토바이 바퀴에 나무 막대기를 끼워넣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보안상 이름과 장소는 밝히기 어려움) 부상을 당했지만, 그 목회자와 가족들은 사역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VOM은 그 목회자를 직접 제지할 수 없게 되자, 당국자들은 ‘베트남 복음주의 교회(the Evangelical Church of Vietnam, ECVN)’에 의해 그 지역 대표로 임명된 등록 교회 목회자를 찾아가, 그 미등록 교회 목회자를 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베트남 복음주의 교회(the Evangelical Church of Vietnam, ECVN)’는 1911년 북미 출신 ‘기독교선교연맹(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 C&MA)’ 선교사들이 세운 교파로 베트남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크다.

현숙 폴리 대표는 계속 설명한다. “그래서 그 지역 등록교회의 대표자는 그 미등록 교회 목회자에게 전화를 걸어 질책한 뒤에 지역 내에서만 전도할 것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미등록 교회 목회자는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며, 자신은 어떤 대가를 치르든지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단언했습니다. 결국 교회에 등록을 강요한 뒤에 등록 교회를 이용하여 미등록 교회를 탄압하는 베트남 정부의 전략으로 인해 이 두 형제는 갈라지게 되었고 베트남의 그리스도의 몸에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1998년, 미국 국무부는 ‘국제종교자유법(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Act, IRFA)’ 조항에 따라 베트남을 10개의 ‘특별 우려국’ 가운데 하나로 지정했다. 베트남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한다. 미국 국무부의 목록에 포함된 나머지 9개국은 미얀마, 중국, 에리트레아, 이란, 북한, 파키스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다.

2021년, 미국 국부무에서 발간한 베트남의 국제 종교 자유에 관한 보고서 요약본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종교 활동가들은 베트남 당국이 정부 인가를 받은 교회를 '조종했다’고 비난했고, 미등록 교회의 활동을 억압할 목적으로 당국의 요원이나 소위 프락치들이 갈등을 조장했다고 언급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적한다. “이는 ‘분열시킨 다음에 정복하는’ 전략으로, 베트남 정부가 새로 고안해 낸 것은 분명 아닙니다. 왜냐하면 신약성경 시대의 기독교인들부터 현대의 성도들까지 계속 이 덫에 걸려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편지는 모두 초대교회 성도들을 분열시키려는 외부 세력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분열의 이유가 무엇이든, 할례이든 음식에 관한 규례이든 특정 지도자를 따르는 것이든, 바울의 조언은 항상 같았습니다. 즉, 구원을 위해 하나님 한 분만 신뢰하고, 어떤 사람에게라도 양심을 거스르도록 강요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는 조언입니다. 심지어 히브리서에서도 로마 당국의 핍박을 피하기 위해 다시 유대교로 개종한 일부 기독교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당시 유대교는 로마의 ‘보호를 받는’ 종교였던 반면 기독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가 주로 미등록 교회 성도들과 동역하고 있고, 교회가 어떻게 등록교회에서 미등록교회로 전환하여 전환할 수 있는 지를 다룬 ‘지하교회를 준비하라’ 를 비롯한 지하교회 시리즈 3권을 출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등록 교회와 미등록 교회 성도들이 서로 갈등을 피하도록 돕기 위해 순교자의 소리가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기독교인들이 서로 싸우는 것보다 정부 당국자들이 더 좋아하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로마서 13장의 가르침이 가이사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바쳐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 즉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무조건적 순종을 받기에 합당하시다는 진리를 등록 교회에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사도행전 5장의 가르침, 즉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무조건적 순종을 받기에 합당하시지만, 하나님께 순종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우리에게 징벌을 부과할 때 설령 그 징벌이 부당하더라도 기꺼이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진리를 미등록 교회에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V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