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 배터스비
아치의 부모는 그의 생명을 위해 싸우고 있다. ©고펀드미 캡처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최근 “아들의 생명 유지 장치 제거를 연기해 달라”는 영국 12세 소년 부모의 신청을 기각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의 4일(현지 시간) 크리스천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의 최근 성명에 따르면 부모는 일본과 이탈리아의 의사들에게서 아들의 치료에 대한 제안을 받은 후 이를 고려하고 있다.

12세 소년인 아치 베터스비(Archie Battersbee)는 지난 4월 목에 끈이 묶여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치명적인 저산소-허혈성 뇌 손상을 입었다.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CLC는 아치가 입원한 로얄런던병원(Royal London Hospital)이 소년의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족을 대표하고 있다.

가족과 법무팀에 보낸 서한에서 유렵인권재판소는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치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병원의 평가에 동의한 이전 판사들의 결정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소년의 어머니는 이에 대해 “또 하나의 가슴 아픈 소식”이라고 했다. 그녀는 다른 나라의 의사들이 기꺼이 아들을 치료해 준다면 왜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하느냐고도 물었다고 한다.

그녀는 “최악의 경우 아치를 호스피스에 데려가고 싶지만 병원은 이전 약속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는 이것이 아치의 존엄한 죽음에 대한 것이라고 들어왔지만, 병원에서의 혼란 없이 아들과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호스피스에는 데려갈 수 없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치의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CP에 따르면 아치의 부모는 영국 고등법원에 그들의 아들을 호스피스로 옮겨 완화 산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영국의 국가의료서비스 기관인 바츠 헬스 NHS 트러스트(Barts Health NHS Trust)의 변호사는 최근 아치의 부모에게 아들의 생명 유지비가 곧 철회될 수 있다고 알렸다고 한다.

얼마 전 영국 대법원은 아치의 생명 유지 장치 제거에 대한 부모의 항소를 기각했다. 스티브 바클레이(Steve Barclay) 보건사회부 장관은 영국 대법원이 부모의 긴급 항소를 기각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또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UNCRPD)는 최근 아치의 사건을 검토하는 동안 그에 대한 생명 유지를 요청했지만, 정부 측 변호사는 여기에 구속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치의 부모는 오히려 이런 주장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위반한다고 주장한다.

UNCRPD 측 특별보고관은 최근 “위원회에서 사건을 검토하는 동안 피해자로 추정되는 환자에게 기계적 인공호흡, 인공 영양 및 수분 공급 등 생명을 구하는 치료를 철회하지 말 것을 당사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영국 법원 판사는 아치가 ‘확률상’(on the balance of probabilities)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로얄런던병원이 아치의 생명 유지 장치를 중단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후 부모가 항소했지만, 7월 법원은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하는 것이 아치에게 있어서 “최선의 이익”이라고 판결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