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준관 박사 출판기념회
 은준관 박사의 고백록 「삶, 여정, 이끄심」 출판기념회가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렸다. ©장지동 기자

은준관 박사(TBC 성서연구원 이사장)의 고백록 「삶, 여정, 이끄심」 출판기념회가 5일 오후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홍성국 박사(평촌교회 담임)의 사회로, 박성율 목사(GSPT 1기)의 성경봉독, 박종환 교수(GSPT 부총장)의 기도, 문석영 목사(GSPT 5기, 행정기획실장)의 참여자 소개, 서평, 은준관 목사의 감사와 인사 순서로 진행됐다.

은준관 박사는 인사말에서 “제 삶의 여정은 먼저, 감리교신학대학교 제자 목사들이다. 지난 50년 감리교회를 오늘까지 이끌어 온 주역들”이라며 “감신 교수 7년 동안 추억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선교대학원을 설립하고, 중견 목사님들을 신학화한 일과 기독교교육연구소를 설립하고, 3년간 경인지역 15개 교회와 교회학교를 개혁한 일, 그리고 감신 안에 학생 채플을 열어 함께 모였던 150여 명의 서울 시내 남녀 고등학생들과 나눈 신앙순례는 저의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정동제일교회였다. 1975년 2월 42살 설익은 신학도가 감리교의 모교회인 정동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된 것”이라며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수요성서연구’라는 매개를 통해 깊이 잠겨 있던 우리 신앙을 일깨우고, 거기서 분출된 열정으로 정동제일교회 90년의 잠재력을 당시 첨단을 논하던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라는 선교적 공동체로 전환하는 일대 패러다임 시프트로 이어 주셨고, 오랜 숙원이던 100주년 기념교회를 건축하는 데까지 이끌어 주셨다”고 했다.

또 “4년 반 짧은 목회였지만, 정동제일교회로부터 받은 사랑, 특별히 장로님들의 각별한 사랑은 저의 신학을 기독교교육학으로부터 실천신학이라는 학문의 폭으로 넓혀 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세 번째는 연세대학교였다”며 “특히 1981~1991년까지 10년 동안 연신원을 중심으로 교수님들과 함께 진행한 ‘하기 목회자 세미나’는 매해 전국에서 모여든 여러 교단 천여 명의 목사님들을 영적으로, 신학적으로 회심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때 연세 캠퍼스는 에큐메니즘의 살아 있는 장이 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네 번째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설립이었다. 실천신학대학원은 성서신학, 역사신학, 조직신학, 응용신학이라는 틀에 신학을 얽어매온 정통적 체제를 넘어, 세계 최초로 ‘구조화된 커리큘럼’과 ‘팀 리칭’을 통해 새로운 신학교육의 패러다임 하나를 창조한다는 꿈을 가지고 출범했다. 그리고 절반의 성공을 거뒀고, 지금은 후임들에 의해 그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은준관 박사는 이어서 자신의 생애 두 번의 위기와 출판한 저서가 고백록인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은 박사는 “제 생애 큰 위기가 두 번이 있었다. 먼저, 1945년 5월 중학교 3학년 때, 바로 우리 동네 뒤 38선 북쪽의 공산당이 가해온 죽음의 사슬을 시작으로, 그 이듬해인 1950년 6.25 전쟁이 얽어맨 사망의 그늘에서 그리고 1951~1952년 까지 1년 반 동안 18살 나이에 학도유격대 통신대장으로 생명을 걸고 공산군과 맞서 나라를 지켜야 했던 옹진반도 앞 바다 다섯 섬 계곡에서 하나님은 나를 살리셨다. 그래서 이 책이 ‘회고록’이 아닌 ‘고백록’이 되었다”고 했다.

또한 “두 번째 위기는 2016년 가을, 아내를 먼저 하나님 앞으로 보낸 후 스며든 좌절과 공허 그리고 포기였다”며 “60년을 동고동락해 온 반쪽이 사라지면서 스며든 빈자리를 무엇으로도 메꿀 길이 없었다. 결국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이천에서 큰 딸이 올라와 오랜 지병이었던 허리 협착증 수술을 할 수 있었다. 딸의 정성스런 돌봄으로 수술 휴유증을 극복하고, 서서히 고독과 아픔을 치유하는 손길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은준관 박사
은준관 박사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그는 “생명이 닿는 한, 두 가지에 집중하려고 한다. 하나는 ‘구원사 성서연구’”라며 “지난 1980년에서 금세기 초까지 30년 동안 불일 듯 일어났던 성경공부 붐은 한국교회를 감성적 신앙에서 역사의식이 살아있는 신앙공동체로 전환했고, 교인이 아닌 온전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우는 동력이 되는 듯 했다”고 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 성경공부 붐은 사라지고, 한국교회는 다시 옛날로 회귀하고 있다. 그리고 사멸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주변에 많은 프로그램이 즐비하지만, 신앙의 근본인 성경을 통한 하나님과의 진지한 만남도 없고, 성경은 설교에 인용되는 참고서로 전락했다. 그 결과 지식인과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오랜 성서연구를 통해 얻게 된 진리는 성경을 겉으로 훓고 지나가는 ‘성경통독’이 아닌, 성경 속의 사건과 씨름하는 ‘성경정독’을 통한 하나님과의 대면이 우리 신앙의 근저가 되어야 한다는 교훈이었다”며 “성경정독을 통한 성경연구는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대면하고,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구원의 흐름을 읽고, 역사의 의미를 해석하는 ‘신앙의 눈’을 열어주는 길잡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를 증언자로 부르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년씩 세 번에 걸쳐 강사로 나서, 함께 정독한 성경본문을 둘러 싼 역사적 배경을 해설하고, 성경본문의 뜻을 주해하고, 본문과 역사를 뚫고 오셔서 말씀·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증언했다”며 “이 구조는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피터 호지슨(Peter Hodgson)이 제시한 성서의 3차원 본문, 역사, 말씀에 따른 해석”이라고 했다.

은 박사는 “두 번째는 교회학교 살리기 운동이다. 특히 주일학교 200주년이던 1985년, 세계주일학교를 주도하던 미국 교회학교가 죽으면서 미국교회 전체가 연쇄적으로 죽어가는 엄위한 경고가 지금 한국교회를 향하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 50퍼센트는 이미 교회학교가 존재하지 않는다. 10~20년 뒤 어린이 없는 한국교회는 존재하지 못한다는 경고”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교육학을 공부한 저는 교회학교 살리기에 지난 50년을 헌신해 왔음을 자부했지만 실패했다. 교사·교재 중심과 학교식 교육이 문제였다”며 “작년 2021년 가을, 충청북도 청주시의 여덟 교회와 함께 10회에 걸쳐 시도한 현장 실험교육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어린이 예배와 교실(분반공부)에서 교사는 뒤로 물러서고, 그 자리에 어린이를 세워 예배를 인도하고, 또 다른 어린이가 성경봉독, 기도하는 등 함께 정독한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어린이들은 변하기 시작해, 교사와 부모, 목사까지 변화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도 없다”며 “모름지기 유일한 희망은 아직 남아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삶과 신앙의 주체로 세우는 길”이라고 했다.

은 박사는 “문제는 지금의 한국체계가 아닌 새로운 신앙공동체를 어떻게 창조하는가에 있다. 새로운 체제는 학교식이 아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하나하나를 하나님의 역사 앞에 삶과 신앙의 주체로 세우는 것은 공동체에서 출발한다”며 “그리고 교사와 함께 성경을 정독하고, 그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대면·응답하며, 미래를 꿈꾸는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세우는 것에 있다”고 했다.

이후 한태동 목사(연세대 명예교수)의 축도로 일정을 마쳤다.

한편, 박행신 박사(GSPT 5기, 현대교회 담임)가 「신학적 교회론, 실천적 교회론」, 조은하 박사(목원대 신학대학원장)가 「교육신학, 기독교교육현장론」, 홍성국 박사가 「삶, 여정, 이끄심」 이라는 은준관 박사의 저서를 각각 서평했다.

먼저, 박행신 박사는 “바른 길을 잃고 어둠 속을 방황하는 한국교회를 안타까워하시며 은 박사님은 책을 집필하셨다.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집필하시는 중에 안면 마비가 온 것이다. 그때 박사님의 건강을 염려하던 한의사는 ‘기가 다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다 빠져 나간 그 기는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며 “저는 그 모든 기가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향해서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희망을 잃고 버려진 한국교회를 생각했다. 그 교회는 여전히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교회이며, 희망을 향해 서 있어야만 하는 교회이다. 한국교회를 위해 (은 박사님은) 우리에게 책을 주셨는데 그것은 신학적 교회론과 실천적 교회론”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은하 박사는 “교회 이외에 누가 가정교육, 기독교 학교 교육, 사회 교육을 구조적으로 접근하고 문제를 풀어가며, 새로운 시스템까지도 구조화할 수 있는가. 이것은 한국교회가 실현해야 할 교육 선교의 새 지평이며 단서”라며 “이 책과 은 박사님의 지금도 한국교회 현장을 사랑하시고, 여전히 현장에서 가르쳐 주고 계신 그 끊임없는 열정은 저희들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종결 없는 결론은 저희 제자들에게 그리고 우리의 한국교회의 오늘 새로운 희망과 비전 그리고 통성과 사명을 새롭게 일깨워주고 계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홍성국 박사는 “한국교회와 교회학교의 희망이 사라져 가는 이때에 말씀으로 세워지는 교회, 교회 어린이 청소년 하나하나를 주체로 세우는 일에 지금도 헌신의 힘을 다하고 계신다”며 “무엇보다 은 박사님은 지난 90평생을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이끄신 삶임을 분명히 깨닫게 한다. 에벤에셀에서 여기까지 인도하셨던 하나님의 놀라운 승리로 인해 제자의 동역자로 부름 받은 은혜들도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날까지 건강하셔서 큰 스승으로 남아주시고,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를 살리고 바로 세우는 사역에 아름다운 열매 맺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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