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우다토 데나르디와 이에다 데나르디 부부와 자녀들. ⓒADF International

브라질의 한 부부가 자녀를 홈스쿨링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첫 사례가 됐다. 법원은 이들이 자녀 교육 과정에서 국가가 요구하는 성별, 성교육, 문화적 다양성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징역 50일을 선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국제 기독교 법률단체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은 상파울루에 거주하는 아우다투 데나르디(Audato Denardi)와 이에다 데나르디(Ieda Denardi) 부부가 지난 4월 상파울루 하급법원에서 ‘지적 방임(intellectual neglect)’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은 항소를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당시 15세와 11세였던 두 딸을 위한 홈스쿨링 교육과정에 ‘성별 및 성교육(gender and sex education)’과 ‘관용 및 다양성(tolerance and diversity)’에 관한 교육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두 딸의 음악 취향까지 문화 교육 부족의 근거로 제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두 자녀가 브라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힙합 장르인 ‘트랩(trap)’이나 브라질 전통 대중음악 장르인 ‘세르타네주(sertanejo)’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부모가 적절한 문화 교육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두 딸은 모두 뛰어난 피아니스트이며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데나르디 부부가 “이념적 투쟁의 도구로 딸들을 이용하고 있으며, 브라질 법체계 안에서 그 효과와 질을 충분히 평가할 수 없는 비규제 교육을 실시하면서 국가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유죄 판결은 검찰이 무죄를 권고했음에도 내려졌다. 검찰은 증인 진술과 자녀들의 사회성 및 학업 성취도를 검토한 결과 부모가 자녀를 방임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독립 교육심리학자 역시 조사 과정에서 방임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데나르디 부부에 대한 형 집행은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된 상태다. 사건은 상파울루주 최고 형사법원인 제7형사부(7ª Câmara Criminal do Tribunal de Justiça do Estado de São Paulo)에서 심리될 예정이다.

이에다 데나르디는 “딸들의 교육과 양육 방향을 결정할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감옥에 보내려는 국가보다 더 독재적인 국가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부는 항소심에서 부모의 교육 선택권이 인정돼 유죄 판결이 뒤집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ADF 인터내셔널의 중남미 담당 법률고문 훌리오 폴(Julio Pohl)은 “검찰은 증인들을 심문한 뒤 무죄를 권고했고, 독립 교육심리학자는 방임의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으며, 두 딸 역시 체계적이고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판사는 15세 소녀가 일부 음악 가사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유와 교육과정에 국가가 승인한 젠더 교육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했다”며 “이는 형법의 왜곡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브라질 의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브라질 의회는 홈스쿨링 제도화를 논의하는 청문회를 열었으며, 데나르디 부부도 참석해 관련 입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브라질 하원은 2022년 홈스쿨링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후 상원에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약 7만 명의 홈스쿨링 학생과 부모들이 법적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나르디 부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원격수업을 경험하면서 공교육의 한계를 느끼고 2020년부터 자녀들을 직접 교육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홈스쿨링 이후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가 크게 향상됐으며, 신앙과 가정의 가치관을 교육 과정에 반영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019년 홈스쿨링 자체가 헌법에 위배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지만, 제도 운영을 위해서는 별도의 연방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법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으면서 홈스쿨링을 선택한 부모들은 제재 위험에 노출돼 왔다.

이번 데나르디 부부 사건 이전까지 유사 사례는 주로 행정적 위반 사안으로 처리됐으나, 형사처벌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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