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한국교회 시즌 2] 회복교회 담임 고익준 목사
회복교회 담임 고익준 목사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2’를 진행한다. 아홉 번째 주인공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소재 ‘회복교회’ 담임 고익준 목사(41)다. 2017년부터 회복교회를 개척한 고 목사는 지난해 초 혈액암 4기를 진단받고 지금까지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고 목사는 혈액암을 진단받자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 5:14-16)는 말씀에 순종해 “페이스북 등 SNS에 적극 ‘예수님과 함께하는 투병일기’를 쓰고 알리기 시작했다”며 이와 더불어 중보기도도 요청했다고 한다. 이어 “저를 모르는 분들이 나를 위해 중보기도를 많이 해주셨다”며 “그래서 이 말씀이 나를 살렸다”고 했다.

또 “지난 1년 간 혈액암 투병 과정이 힘들었다”던 고 목사는, 그럼에도 “성도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힘껏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주님말씀을 붙잡고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했다”고 했다. 고 목사는 투병 생활 내내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을 붙들었다며 “예수님 한 분을 믿고 바라면 치유뿐만 아니라 삶의 환경이 절망과 죽음이어도 영생을 누리며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목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났다. 당시 비전이 없는 삶을 살았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교회 겨울수련회에 참석했다가 하나님으로부터 ‘너를 한 영혼을 인도하는 사역자로 불렀다’는 소명을 받았다. 그래서 모(母)교회 소속 교단이 나사렛성결회총회라서 충청북도 천안시 소재 나사렛신학대학교에 입학했다. 학부시절 대학생선교단체 YWAM(예수전도단)에서 DTS 훈련을 받고, 이후 목회학 석사(M.Div) 과정을 밟은 뒤 목회자가 됐다.”

-인터뷰 직전 주일 설교는 무엇이었는지?

“사도행전 말씀 강해를 하고 있다. 본문 14장은 사도바울의 1차 전도 여행 장면이 나온다. 바울은 비시비아·이그니온 등지에서 기적과 은혜도 체험했지만 그 만큼 사람들의 극심한 핍박을 받았다. 돌에 맞을 뻔 한 위기도 있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울은 낙심하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본문에선 ‘거기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고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도 낙심, 절망 등 어떤 상황이 밀려오든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곳이라면 그곳에서 예수님을 증거 하는 삶을 살자고 성도들에게 강조했다.”

-교회 개척은 어떻게 시작했는가?

“2017년부터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이동교리 근처에서 회복교회를 시작했다. 개척을 시작한 1년 동안은 성도가 없었다. 그러다 개척 만 2년 만인 2019년 성도 두 가정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찰나,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초 혈액암 림프종 4기를 진단받게 됐다. 사역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그 결과 성도 한 가정이 떠났다. 지난 1년 간 혈액암 투병 과정이 힘들었지만, 성도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힘껏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보다 더 힘든 것이 투병생활이었다. 그래도 주님 말씀 붙잡고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했다. 현재 성도 한 가정, 교회 전임 전도사 한 가정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전임 전도사님은 나사렛신학교 후배로 포천 출신이기도 하다. 찬양·주일학교 등 많은 부분에 도움을 주고 계신다. 아이들 포함 성도 15명이 출석하고 있다.”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 2] 회복교회 담임 고익준 목사
회복교회 간판 모습 ©노형구 기자

-어떤 말씀을 붙잡고 투병생활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6)이다. 누구든지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믿으면 영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복음이 내게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초 혈액암 악성림프종 4기를 진단받으면서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 지금은 항암치료를 받고 많이 치유됐지만 의학계에선 완치불가능으로 향후 재발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 한 분을 믿고 바라면 치유뿐만 아니라 삶의 환경이 절망과 죽음이어도 영생을 누리며 살 수 있다.

앞서 말한 사도행전 14장에서도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는 인생이 나온다. 그도 자신을 저주받은 인생이라고 여기지 않았을까. 그 때 복음을 강론하던 사도 바울이 ‘그의 심령에 구원 받을 만한 믿음이 생긴 것’을 봤다. 그리고 ‘일어나라’고 외쳤다. 그 소리에 반응한 앉은뱅이는 걷기 시작했다. 사실 앉은뱅이처럼 지금 이 땅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멸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도 젊은 나이에 혈액암 4기를 진단 받으면서 이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이 된다. 투병기간 내내 ‘내가 죽으면 내 가족과 자식들은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예수를 바라봤다. 복음은 멸망의 삶에서 영생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비록 상황이 어렵고 절망스럽고, 심지어 죽음과도 같을지라도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어날 수 있다.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을 투병기간 내내 나를 새롭게 하고 영원하신 예수님을 바라보게 했다.

또 하나는 ‘너희 중에 병든 자가 있느냐 저는 교회의 장로들을 청할 것이요 그들은 주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위하여 기도할찌니라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저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찌라도 사하심을 얻으리라 이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하며 병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 5:14-16)이다. 혈액암을 진단받자 너무 수치스럽고 부끄러웠다. 투병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의인의 간구는 역사가 크다’는 말씀을 보고 이후 페이스북 등 SNS에 적극 ‘예수님과 함께하는 투병일기’를 쓰고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중보기도 요청도 했다. 저를 모르는 분들이 나를 위해 중보기도를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이 말씀이 나를 살렸다.”

-현재 교회에서 추구하고 있는 목회적 방향성은?

“증인된 삶이다. 회복교회에 출입하는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회복돼 증인의 삶을 사는 것이다. 첫째, 예배의 회복, 둘째,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 회복, 셋째, 기쁨의 회복, 넷째, 영육의 회복이다. 주님의 임재가 가득한 예배가 회복돼야 신앙이 강건해진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돼야 인간 관계도 회복된다. 그래야 용서의 증인이 될 수 있다. 주변 상황이 고통이 밀려올 때도 낙심과 절망이 아니라 기쁨의 증인으로서 아픈 자들을 치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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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교회 담임 고익준 목사 ©노형구 기자

-기쁨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으신 말씀은?

“기쁨의 회복은 정신적 의지 등 인간적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다. 기쁨의 근원이신 예수님의 은혜를 경험해야 한다. 한 가지 간증이 있다. 20년 전 군 입대를 했다. 당시 예비역 형들은 내게 ‘군대는 구타와 가혹행위로 점철된 곳’이라고 겁을 주기도 했다. 그 말을 듣고 낙심이 되더라. 그렇게 슬픔과 좌절의 마음으로 육군 훈련소에 입소했는데 당시 동기들이 성경을 나눠줬다. 그때 성경을 펼쳤는데 눈에 띈 구절이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시편 16:6)였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내게 ‘익준아, 이 군대는 네게 줄로 재어 준 아름다운 곳이다’라는 감동을 주셨다. 군대는 구타와 죽음의 장소라는 인간적 생각이 물러갔다. 그리고 이곳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아름다운 장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처럼 기쁨의 회복은 인간적으로 봐도 절망뿐인 이 세상을 예수님의 생각과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제가 진단받은 혈액암도 죽음뿐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으로 바라보면 이 병은 회복의 증인으로 나를 세워,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며 살라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과 고통, 두려움뿐인 병을 기쁨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윗도 10년 동안 사울의 추격을 받으면서 상황은 절망뿐이었다. 그럼에도 다윗은 항상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내 우편에 계시므로 내가 요동치 아니하리로다’(시편 16:8)라고 항상 고백했다. 항상 내 앞에 하나님이 계시고, 그 분을 바라볼 수 있기에 나의 영은 실로 즐거운 것이다.”

-계획하고 계신 사역이 있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적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전교인 수련회 등 교회 여름 행사를 진행 중이다. 주중 교회 공간이 비어 지역주민을 위해 작은 도서관이나 비누 공방 등을 진행할 생각도 있다.”

-개척하시면서 어려웠던 점,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대다수 개척교회의 어려운 점은 아마 임차료 충당 문제일 듯 하다. 저는 2017년 교회 개척 당시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교회(총회감독 윤문기 목사) 서울지방회에서 예배당 건물 자체에 대한 매입 비용을 상당부분 지원해주셨다. 교단 소속 성도들의 헌금과 나눔으로 인해 저희 교회는 은혜롭게 코로나19 팬데믹의 풍파를 버틸 수 있었다. 특히 여기다 혈액암 투병도 겹치면서 사역이 원활하지 못했는데, 교단과 성도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 헌금과 기도로 후원해주신 나성 서울지방회와 소속 성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 2] 회복교회 담임 고익준 목사
회복교회가 입주하고 있는 상가 전경 ©노형구 기자

-개척 목회의 유익이 있다면?

“부교역자 생활을 12년 동안 했다. 개척을 하면 부교역자 생활이 줄 수 없는 교훈을 절실히 느낀다. 한 교회를 세우기까지 예수님의 피흘린 희생, 그리고 목회자와 성도의 숱한 기도와 헌신이 없다면, 결단코 교회는 세워질 수 없다. 부교역자 생활을 하면서 이 부분을 절실히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피땀 흘려 세운 교회와 한 영혼, 한 영혼이 얼마나 귀한지 담임 목회를 통해 절실히 알게 됐다. 개척이 나를 살렸다. 살아난 목회자를 통해 수 많은 영혼들이 살아나리라 믿는다.”

-끝으로 이 시대 한국성도들이 놓쳐선 안 될 성경적 진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사도행전 1:8)이다. 예수님을 믿고 따라는 사람이라면 증인으로서 살아야 한다. 말씀에서 땅 끝까지 이르러 예수님의 증인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야 이 사회에 건강한 믿음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직장, 학교, 가정 등 신자는 일상에서 용서와 기쁨의 증인으로 살아야 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과 환경, 그리고 사람들을 예수의 사랑으로 용서해야 한다. 결단코 인간의 힘으로 될 수 없다. 오직 내가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를 수없이 경험해야 한다. 그 은혜와 감격으로 내가 사람을 용서하고 품을 수 있는 것이다.”

-용서에 대해 더 말씀해주신다면?

“개인적 간증을 전해주고 싶다. 7살 때 한 사람이 특정한 이유로 제 아버지께 생명의 위협을 가하는 장면을 목도했다. 그리고 20년 동안 그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런 뒤 대학 때 예수전도단 DTS 훈련을 받던 중 내적 치유 시간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기도회에서 기도하던 중 ‘너는 아버지를 위협한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니’라는 음성이 들렸다. 나는 ‘그 사람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그러더니 하나님은 하나의 환상을 보여주셨다.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시던 가운데, 무리들이 예수님께 돌을 던지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무리 속에 저도 보이더라. 그리고 무리들처럼 예수님을 향해 똑같이 저주를 퍼붓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더니 예수님은 묵묵히 십자가를 지시며 내게 다가와 ‘그런 너를 내가 용서했다’고 말씀하셨다. 그 음성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예수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런 예수님의 용서를 경험하니, 20년 동안 불가능했던 그 사람에 대한 용서가 단번에 가능해졌다. 용서는 인간의 힘으론 절대 안 된다. 내 힘으로 하는 용서는 모른 채 하는 것이다. 오직 내가 예수님께 용서받은 사랑을 경험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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