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총무 이홍정 목사.
NCCK 총무 이홍정 목사. ©기독일보 DB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1일 “With-코로나 시대에 사랑과 정의의 복음의 능력으로 세상을 섬기자”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총무는 이 메시지에서 “코로나19 감염병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며 이룩한 인간의 탐욕의 문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상누각인지를 보여주었다”며 “코로나19 위기가 가져온 상실의 고통 속에서 우리가 들은 하나님의 명령은, ‘멈춰라! 성찰하라! 돌이키라!’는 종말론적 경고였다”고 했다.

이어 “탐욕의 질주를 멈추고, 생명의 복음의 빛 아래서 성찰하고 회개하며,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길로 돌이키라는 최후의 통첩이었다”며 “진보와 성장의 이름 아래 독점과 사유화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과 자연을 희생시켜온 ‘문명의 야만’은, 끝내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미래의 일곱 세대가 누릴 지속가능성 마저 파괴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인간은 생태적 회심을 통해 자기 비움의 영성과 상호의존성을 회복하고, 진보와 성장이라는 욕망의 열차에서 내려와, 생태와 경제를 통전시킨 생명살림살이로 문명사적 전환하지 않으면, 회생의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무는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자발적 생활방역대책을 강화하고, 백신접종을 통해 집단면역력을 키우므로, With-코로나 시대로의 전환을 시작했다”며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상생을 위한 지원제도를 실시하므로 최소한의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사회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국경을 폐쇄하지 않은 채, 내국인과 외국인, 부한 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고, 연령과 병세에 관계 없이 평등하고 투명하게 모두를 치료했다”며 “수많은 집단적 한(恨)의 고비들을 극복하며 축적해온 한국인의 민중적·모성적 정(情)의 문화가 보여준 대응능력”이라고 했다.

이 총무는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화의 원심력에 끌려 다니며 중심을 잃는 대신에, 남과 북의 상호의존성을 토대로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생명의 망을 강화하는 구심력을 키워야 한다”며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주변 강대국들의 탐욕의 현실주의 지정(경)학을 넘어서, 생명평화의 정치학과 사회 생태적 경제학을 구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With-코로나 시대에 하나님의 백성공동체인 한국교회는 위기를 상생과 변혁의 기회로 전환시키므로, 코로나19 위기의 가면 뒤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도록 해야 한다”며 “상호의존성에 대한 깊은 자각과 함께 하나님의 구원행동 속에 나타난 자기 비움의 수난의 길을 걸으며, 인류공동체를 생명의 안전과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선교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With-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 안에 보다 더 깊고 본질적인 일치, 생명을 위한 일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단순히 코로나19 이전의 ‘모이는 교회’를 회복하는 것을 넘어서서, 생명중심의 변혁적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이웃과 자연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흩어지는 교회’의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이웃과 자연을 섬길 것인가라는 선교적 목표가,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는 ‘모이는 교회’를 중심으로 제도화된 예배와 종교를 넘어서서, 안식일 중심 종교에서 일상성의 종교로,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중심을 이동하는 상상을 했다”며 “신앙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요, 그들의 일상의 삶이 예배라는 생활신앙과 함께, 평신도가 예배의 주체로서 지니는 역할이 재발견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로서의 교회 그 자체가 교회의 목적이 아니다. 교회는 ‘흩어지는 교회’인 그리스도인의 삶과 그들의 삶의 현장인 세상을 위한 교회여야 한다”며 “‘모이는 교회’의 진정성은 ‘흩어지는 교회’의 삶과 사역을 통해 증명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존재 자체가 ‘흩어지는 교회’의 복음의 메시지가 되고, 세상을 향한 증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총무는 “이 같은 인식이 ‘모이는 교회’의 중요성을 결코 약화시키지 않는다. With-코로나 시대에 ‘모이는 교회’는 더욱 중요하다. ‘흩어지는 교회’의 생명의 망이 새로운 중심을 형성하지만, 여기에 공동체적 신앙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은 ‘모이는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모이는 교회’를 절대시하는 과정에서 한국교회 안에 만연된 모든 형태의 교권주의, 물질주의, 서열주의, 차별주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정치학과 자발적 가난의 경제학의 빛에서 변혁돼야 한다”며 “‘모이는 교회’와 교권의 안전과 안락을 위해 투자되던 자원은, ‘흩어지는 교회’의 삶의 현장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이웃과 자연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With-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는 진정한 의미의 참여와 연대와 환대를 실천하는 ‘값비싼 친교’(costly koinonia)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며 “하나님의 고통은 시대의 고통이요, 시대의 고통은 하나님의 고통이다. 시대의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발견하고, 그들의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고통을 읽어야 한다. 세상과 분리되어 고립을 자초하는 교회와 신학으로는, 세상의 고통을 섬기는 교회가 될 수 없다. 세상의 고통을 섬길 수 없는 교회는, 예수를 박제화하거나 모사하여 전시하는 박물관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 총무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세상을 향해 보내진 교회는, 교회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웃과 자연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행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와 목회와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생명위기의 시대에 주변화 된 사회적 약자와 주변화 된 한 사람을 환대하며 구원의 길로 이끄는 교회만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와 목회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복음과 시대정신 속에 담긴 하나님의 목회의 관점인 사랑과 정의의 관점으로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우선적 사명은 성서문자주의에 입각하여 특정인들의 죄를 선포하고 정죄하는 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 많은 세상을 향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지금 여기 삶의 자리에서 해석하고 실천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사랑의 새 계명을 온전히 구현하는 용서와 화해의 복음의 사명이다. With-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 담겨 있는 사랑과 정의의 능력으로 세상을 섬길 수 있기 바란다. 사랑만이 정의를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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