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수 교수
가진수 교수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이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를 예배자로 부르신 이상 우리는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예배자로서 예배하는 삶이 되어야하는 필수 당위성을 갖고 있다. 주일만이 아니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도 마찬가지다.

성경은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예배의 구조와 요소를 네 가지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며, 우리는 그 말씀에 응답하고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 네 가지 구조는 초대 교회에서 시작해 4세기 교회 예배가 정형화되어가면서 정착되었는데, 지금 우리가 주일에 드리고 있는 예배의 모습이다.

우리는 이 구조의 원리를 성경에서 빈번하게 찾을 수 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작인 ‘만남’은 아브라함을 포함한 모세, 요셉, 다니엘, 다윗, 바울 등 하나님의 예배자들에게 공통된 유형이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그 음성을 듣고 하나님께 나아가 만나는 것이다. 세상 속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로렌스 형제, 마틴 루터, 패니 크로스비, 아브라함 링컨, 조지 뮬러 등 수많은 예배자들에게 공통된 예배의 시작은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나아가는 만남으로 시작된다.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네 단계는 만남과 말씀, 깊은 교제와 영향력으로 만남과 말씀, 성찬과 파송이라는 예배 예식의 확장된 개념이다. 달리 말하면, 주일 1시간 예배 예식은 삶의 예배를 축약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예배의 개념을 훈련과 영적 습관을 통해 우리 삶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면 우리 삶의 예배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자로서 더 견고해질 것이다.

예배는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예배는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만나는 것이다. 명확히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리로 부르시고 우리는 응답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 드리러 간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 이전에, 사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배의 자리로 부르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배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당신은 어떻게 하루를 시작하는가? 혹시 일어나자마자 분주하게 씻고 간단하게 먹고 양치질을 하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집을 떠나는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직장이나, 학교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유형의 아침을 보낼 것이다.

이런 분주한 아침의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께 예배자로서 시작해야할 것인가? 새 날을 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시작하는 하루는 그렇지 않은 날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침은 우리를 새 날로 하나님께서 초청하는 기쁜 날이다. 이 귀한 날을 우리가 어떤 태도로 하나님께 나아가는지가 진정한 하루를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는 지 결정한다.

헨리 나우웬은 새로운 날에 대한 초청을 우리는 경청하고, 묻고, 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새 날에 대한 초청은 기도로서 응답하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시작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귀향의 영성(A Spirituality of Homecoming)』 32-32p)

예배의 4중 구조 중 첫 번째는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실제 공예배에서의 ‘만남’은 ‘찬양과 경배(Praise & Worship)’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현대 예배에 있어서 ‘만남’이 점점 중요한 예식의 순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다음 세대가 많은 예배 공동체에서는 그 비중이 더 커진다.

그러므로 예배의 4중 구조 중 처음 시작되는 ‘부르심과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께서 오늘을 주셨다는 것을 감사한다면,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고 영광 돌리겠다는 준비된 예배자의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배에서의 만남이 하나님의 존귀와 살아 계심을 찬양하며 그 존귀하심을 경배하는 행위라면, 일상 예배에서의 시작인 아침 역시 우리에게 새 날을 주신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떠 우리는 처음 어떤 생각을 갖는가? 지난 밤, 잠을 잘 못자고 설친 느낌으로 일어나는가? 또는 악몽을 꾸었는가? 아니면 상쾌한 마음과 정신으로 일어나는가?

다윗이 아침마다 하나님을 어떻게 만났는지 성경을 통해 찾아보자. “지존자여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으로 여호와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고 아침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며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풂이 좋으니이다”(시 92:1)

다윗은 아침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오늘 하루를 인도해주실 것을 고백하는 다윗을 통해 우리는 그가 왜 하나님께 합한 자(행 13:22)로 칭송 받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아침에 나로 하여금 주의 인자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 내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내가 다닐 길을 알게 하소서 내가 내 영혼을 주께 드림이니이다”(시 143:8)

눈물의 선지자로 불리는 예레미야가 심한 고통과 환난 속에서도 새로운 아침으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하고 새 힘을 얻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가 매 순간마다 죽을 것 같은 심적 고통과 심지어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조차 드는 순간에도 예레미야는 새로운 아침을 감사한다. 지나간 어제는 괴로웠지만 그 날이 과거가 되어 지나가고, 그 괴로운 과거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밤이 지나고 새로운 날을 주신 것에 대해 예레미야는 깨닫고 감사했던 것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애 3:23)

우리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예배자라면 아침에 하나님을 인정하고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중환자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항상 공통적으로 고백하는 것이 있다. 아침이 예전에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새롭고 감사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분주한 날로 시작한다고 해도 예배자로서의 새로운 아침은 새 날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그 분을 인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참된 예배자의 기초다.

예수님께서도 새벽 미명에 산에 오르사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새 날을 여셨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 1:35)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조차 그 권위를 내려놓으시고 새로운 한날을 하나님께 의탁했던 것을 우리는 배워야한다. 한국 교회의 부흥의 가장 큰 원동력은 새벽 기도였다.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기본 신앙 자세였다.

평생 1만 번의 기도 응답을 받았다고 알려진 조지 뮬러(George Muller, 1805-1898)는 하루 일상의 영적 습관에 있어 아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침을 시작하면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하루를 좌우하는 중요한 관문이라고 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기도와 묵상에 전념하는 것은 육신과 영의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몸과 마음이 가장 기운찬 시간을 영적인 행위에 바치는 것은 육신과 영의 건강을 위해 실로 중요하다.”(『기도가 전부 응답된 사람(Release the Power of Prayer』 33p)

아침을 맞이하는 우리의 첫 인상은 각각 다르지만 새 날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진다. 우리에게 생명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잠에서 깨면서 느끼게 된다. 그 자체가 감사인 것이다.

예배자로서 일상 예배로서의 아침은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시작되어야한다. 오늘 하루는 하나님이 주신 하루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일상 예배는 시작한다. “하나님, 안녕하세요?” “지난 밤, 감사드립니다.”

일상 예배의 첫 단추는 하나님께 아주 간단한 인사로부터 시작한다. 간단하면서도 심오한 이 말은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인정하고 새로운 하루를 여신 창조주께 지난밤의 안녕과 새 하루를 주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이른 아침, 새벽 미명에 산에 오르사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며 나아갔던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 분은 사실 산에 오르실 필요도, 기도도 하실 이유도 없는 분이시다. 그저 마음속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존경을 표하면 될 분이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 1:35)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예배로 시작하겠다는 결단과 같다. 그것은 거창한 것도 아니며 어떤 질서 있는 예식도 아니다. 나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과 나의 하루를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의 고백이다.

여기 순전한 예배자의 모습을 중요시했던 1세기 그리스도인들의 하루 시작을 들여다보자.

“우리는 보통 동트기 전에 일어난다. 언제나 아침 식사가 우선이다. 빈속으로는 많은 일을 하지 못한다. 일찌감치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는 노예들이 생선 몇 마리와 꿀로 단맛을 가미한 약간의 과일과 채소, 갓 구운 빵을 차려낸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신전 앞에서 가정 신들에게 경배하는 대신, 식사를 앞에 두고 잠시 멈추어 간밤에 주신 단잠과 우리 앞에 차려진 음식과 마실 것, 오늘 허락하실 일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1세기 그리스도인들의 하루 이야기』 17-18p)

일상 예배의 하나님과의 만남은 두 가지가 필요하다. 지난밤 안녕에 대한 감사와 오늘 하루에 대한 신뢰다. 어떤 복잡한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자유로운 마음으로 고백하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눈을 뜨지 마자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한다. 지난밤 잠을 잘 자게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인사다.

간단한 인사지만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하나님의 살아 계심에 대한 외침과 존귀하시고 영화로우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이 한마디에 창조주 그분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참된 예배자로서,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피조물로서 어떤 거창한 절차와 질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매일 매순간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렸을 때 당당한 그 외침이 좋다. “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 이르되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삼상 17:45)

다윗은 그의 모든 일상의 출발이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먼저 천명하는 것이다. 만왕의 왕이시며 세상의 주권자이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여호와의 사심을 두고 나의 반석을 찬송하며 내 구원의 반석이신 하나님을 높일지로다”(삼하 22:47)

엘리야 선지자는 세상의 권세자였던 아합과 이세벨에 대항하여 늘 이렇게 외쳤다. “엘리야가 이르되 내가 섬기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오늘 아합에게 보이리라”(왕상 18:15)

아침 첫 시간, 하나님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오늘의 하루를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펼쳐질 일들에 대한 ‘하나님의 살아 계심’ 선언이다. 그러므로 예배자로서 하루를 시작하며 하나님을 인정하는 우리의 고백은 피조물의 당연한 예배 의식이다.

복잡한 예식이나 장황한 언어, 긴 호흡의 기도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인정하고 감사함으로 고백하는 것이다. 당신의 첫 날, 첫 시간을 하나님을 인정하고 감사함으로 시작하라. 그것이 일상 예배의 시작이며, 창조주 하나님께 예배자로서의 첫 단추와 같다.

점점 새벽예배가 줄어들고 삶의 분주함으로 인해 한국 교회도 영적 약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세속의 흐름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각 개인의 영적 일상 예배를 찾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모두가 새벽예배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각자에 맞는 하나님을 여는 아침을 만드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분 동안 기도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그것이 하루를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예배자로서의 일상 예배를 시작하는 것이다. 너무 거창할 필요는 없다. 내가 어제라는 과거를 보내고 새로운 하루를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보내고자하는 예배자의 선언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내가 하나님께 창조된 피조물이자 예배자임을 인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마음의 자세다.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하루가 그렇지 않은 하루와 얼마나 다른지 경험해보라. 하나님이 오늘 나의 하루의 주인임을 선언하게 되면, 우리 영혼이 얼마나 홀가분하고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는 하루가 기대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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