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 교수
조성돈 교수 ©기독일보 DB
"교회를 위하여"란 기치로 지역 교회를 섬겨온 미국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은 현지 시간 지난 6일, 기윤실 공동대표이자 라이프홉(LifeHope)의 창립자인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를 초청해 "생명신학과 기독교 윤리-자살 예방을 중심으로"라는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사전예약을 통해 70여 명의 학생이 참석한 이 컨퍼런스에서는, 현재 한국교회와 사회가 '자살'이라는 문제를 얼마나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지 인지하며 함께 고민하며 시간이었다.

조성돈 교수는 코로나 이후에 급증할 수도 있는 자살 문제를 지금부터 예방해야 한다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한국의 자살률은 1998년 IMF이후 급증해서 2011년에는 인구 10만명당 32명의 비율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 다행히 2011년을 기점으로 자살률이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이는 2012년부터 정부가 자살 문제를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인식 및 대처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이 시기부터 정부는 자살예방법의 제정 및 자살예방 상담센터를 여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비록 자살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의 자살률(사망자 10만명당 자살이 사망원인인 인원에 대한 백분률)은 OECD국가 중 여전히 매우 높다. 2019년의 통계에 따르면 자살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5위(1위 암, 2위 심장질환, 3위 폐렴, 4위 뇌혈관 질환, 5위 자살)에 해당할 정도로 높고, 더욱 심각한 것은 10대부터 30대까지 자살(연령별로 각각 37.5%, 51%, 39%)이 사망 원인 1위라는 사실이다. 40대부터 80대 이상까지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지만 4-50대 사망률 2위 역시 자살(각 21.7%, 10.4%)로 드러났다. 이는 20대 사망 사고의 절반은 자살이고, 30대 사망 사고의 10명 중 4명은 자살이란 의미이다. 이처럼 한국 사회의 자살률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4배 가까이 될 만큼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조성돈 교수는 비율이 아닌 숫자로만 집계해보면 40-50대에 가장 많은 자살 사례가 집중되어 있는 점과, 80대 이상의 고령 자살 역시 매우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0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80대 이상에서 10만명당 자살자는 127명으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노인 자살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경제적인 고통, 자식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 자신의 인생이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가치관 등이다. 노인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노령 연금을 높이고 여러 정책을 시행하자 2010년 10만명당 자살률 127명에서 2015년에는 78명으로 약 5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음을 조성돈 교수는 강조했다.

특별히 교회 안에서도 자살자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조성돈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자살자의 유가족이 경험하는 큰 슬픔과 상실의 감정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채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을 현재 한국 교회의 큰 문제로 보았다. 왜냐하면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라는 만연한 분위기에 교회는 물론 유가족조차 자신의 가족을 잃은 슬픔을 공론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조성돈 교수는 교회가 유가족 등을 보듬기 위해서라도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장례 예배를 치뤄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맞는 장례 지침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돈 교수가 언급한 가이드라인은 "고인의 자살에 대해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 "유가족에 배려의 말을 신중하게 할 것", "자살을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삼으며 안된다는 것" 등을 조언했다. 또한 자살의 예방하기 위해 "생명 소중함의 강조", "자살이 야기하는 유가족의 슬픔 및 현실적 치유 대책", "우울증 약 복용 등의 안내", "자살 위기 발생 시 도울 수 있는 주변 기관을 소개하기", "자살을 암시하는 징후의 포착" 등의 실제적인 예방의 역할을 교회가 감당해야 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우울증이 급증하였음에도 오히려 2020년의 자살률은 전년대비 감소한 점이다. 조성돈 교수는 이 현상에 대해 '한국 사회에 전반적으로 코로나로부터 살아남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 해석했다. 즉 자살을 유발하는 사회적, 경제적 동인들이 코로나 상황 속에 함몰되어, 오히려 코로나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 현상은 시간이 경과하면 다시 자살률 상승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2020년의 자살률은 감소한 것이라기 보다는 지연된 자살의 일시적 효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1년의 자살자 숫자는 2020년 대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조성돈 교수는 한국의 자살 문제는 다른 나라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사회적 분위기가 자살을 견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국 사회는 IMF이후로 지속적으로 경제적인 부를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생명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무너지고 부의 축적이라는 상대적 가치가 절대적 자리에 오르다 보니 부를 더 이상 축적할 수 없는 절망이 청소년과 청년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 조성돈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 전환이 자살률을 낮추고, 사회의 관심과 국가의 제도적 보완이 자살률을 낮추고 있는 현상을 보면, 교회와 사회가 함께 사회적 분위기와 트렌드 변화를 주도해서 자살 예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꿔서 한국 사회에 뿌리박은 자살을 예방하는 사회가 되도록 애써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의를 마친 후에는 학생들과 교회가 자살 예방을 위해 어떤 역할을 구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이 이어졌다.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은 사회적 문제인 자살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갖고 교회와 사회가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가를 실제적으로 배우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미드웨스턴 한국부는 신학 커리큘럼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중요한 주제에 대한 전문가를 초청하여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컨퍼런스는 사역과 학업의 통합을 목적으로 많은 학우들의 참여 가운데 다양한 강의들을 기획, 제공하고 있다.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은 북미 최대 규모의 신학교 중 하나로, 시대의 아픔과 고민을 통감하며 학생과 지역교회를 살리는 일에 힘쓰는 실천적 복음주의 신학교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