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과거 비대면 예배를 드린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지던 모습 ©사랑의교회

12일부터 수도권에 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2주간 종교활동은 비대면만 가능하다. 지난해 8월과 12월에 이어 이 번이 세 번째다. 일부 불만도 있었지만 교계는 지난 두 번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선 대체로 방역당국에 협조했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침 안 따르고 저항하는 사례 나타날지도”

방역당국이 수도권에 대한 거리두기 4단계 적용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 9일,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소강석·장종현·이철 목사, 이하 한교총)은 그 직후 논평을 내면서 ”극단적 폐쇄에 해당하는 대응 4단계가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던 당국의 판단에 아쉬움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4단계에서 종교시설은 비대면에 해당하나, 생활 필수시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방역원칙을 적용해야 하며, 그동안 확산을 막아온 종교시설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신 접종자의 참여 등 최소한의 인원이 모인 기본 예배가 진행되는 방향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이자 예장 합동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는 11일 SNS를 통해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는 “수도권 4단계를 시행하더라도 핀셋지침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의 경우가 4단계 강화의 원인제공자들이 절대로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교회가 가장 혹독한 피해를 겪는다”며 “왜 종교시설을 필수생활시설과 너무 현저하게 조치를 함으로써 형평성이 어긋난 방역조치를 하는지, 저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했다.

또 “방역본부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조치를 하면 저를 비롯한 한교총의 지도부의 리더십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대부분의 한국교회들이 한교총의 권고와 지침을 잘 따랐는데, 이제 산발적으로 방역본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고 저항을 하는 사례들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수 천 석 이상의 교회는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되, 조금은 더 모일 수 있도록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관제적, 도식적 방역은 종교계에 더 많은 심리적 저항과 정서적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며 “중대본에서도 예배의 존엄과 신성함, 그리고 종교인들의 정서적 환기와 영적 호흡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셔야 한다. 그리고 물리적 방역과 동시에, 정신적, 심리적, 영적 방역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짚고 싶다”고 했다.

“또 다시 예배 통제당해야 하는 현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 역시 종교활동에 대한 정부 방역지침을 비판했다. 한교연은 1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불가피성을 감안하더라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사람의 편리성에 맞추는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다. 방역을 구실로 예배다운 예배를 잃어버린 유무형의 피해와 희생은 누가 그 어떤 방법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그동안 교회들마다 피나는 노력을 한 덕분에 교회를 통한 확진자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교회가 또 다시 예배를 통제당해야 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도 했다.

한교연은 정부의 근시안적이고 편향적인 방역정책, 그리고 코로나19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 점을 지적하며 “이 모든 책임을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특히 코로나 확산의 아무 잘못도 책임도 없는 한국교회가 떠안게 된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종교활동, 안 해도 그만인 건가?”

한국기독인총연합회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도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개편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서 종교시설은 어떤 면에선 음식점이나 공연장, 유흥업소 등 다른 시설들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4단계에서 비대면 조치는 과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 약 1년 6개월 동안 시행됐던 종교활동에 대한 방역지침을 보면, 정부 방역당국은 종교를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것 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물리적 방역 외에 심리적·정신적 방역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걸 봤을 때 그런 의심이 더 강하게 든다”며 “아울러 이번 기회에 교회 스스로도 예배를 너무 가볍게 여긴 면은 없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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