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전국입양가족연대가 올해 초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던 모습 ©기독일보 DB
전국입양가족연대(이하 입양연대)가 입양체계 개편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30일부터 친생부모가 아동의 입양을 의뢰하기 위한 창구가 입양기관에서 시·군·구 지자체로 변경된다.

입양연대는 성명에서 “지난 70여 년 동안 초기 입양상담의 주체였던 입양기관이 법적으로 배제되고 지방자치단체로 변경되는 공적 입양체계 개편이 6월 30일 자로 시행된다”며 “입양체계 개편은 철저히 아동 최우선의 이익을 기준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본 정신”이라고 했다.

이들은 “아동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 유연한 방식과, 예상되는 부작용을 점검하고 대안 마련을 미리 해두어야 한다”며 “더군다나 70년 동안 존재했던 질서를 하루 아침에 뒤집는 개편이다. 보건복지부에 의해 주도되는 6.30 입양체계 개편은 그동안 상담을 주도했던 당사자를 일순간 배제해 버리는 극단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제된 자리를 대체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준비 현황은 놀라울 정도로 형편없다. 입양 뿐 아니라 보호아동에 대한 모든 업무를 전담하게 될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인 아동보호전담요원은 겨우 작년 10월부터 전국 지자체에 순차적으로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입양연대는 “시행시기를 기준으로 최장 8개월 경력의 요원들이 보호아동의 평생의 삶을 결정짓게 된다. 이 요원들의 업무지침서인 매뉴얼이 최종 완성된 것도 불과 몇 달 전”이라며 “극단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의 체계개편을 통해 자리를 차지한 요원들 뿐만 아니라 개편되는 업무조차도 전혀 현장에서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 단체가 우려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위기에 빠진 임산부나 아주 어린 아이를 품에 안은 절박한 위기에 빠진 미혼부모들이 도무지 자기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을 상담받기 위해 동사무소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현실에서 자신의 개인정보와 치부까지 공무원에게 먼저 털어놓는다는 건 일반의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고 했다.

또 “아이들의 생명과 삶을 소중하게 지켜야 할 입양체계 개편의 가장 큰 대의는 극히 일부 세력의 이념에 편승한, 스스로 정의라고 개념지은 ‘기계적인 공공성 강화’가 아니”라며 “우선 지켜내야 할 원칙은 안전하고 평화롭고 조화로운 아이들의 생명과 삶”이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2012년 입양의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밀어붙인 입양특례법으로 유기아동은 두 배로 늘었고, 수많은 보호아동은 가정이 아닌 시설로 가야 했다”며 “그들의 등을 떠민 건 유감스럽게 국가였다. 국가가 만든 법과 제도와 정책이 아이들을 시설로 내몬 것”이라고 했다.

입양연대는 “먼저 시정되고 개편되어야 할 정책 분야는 바로 유기아동 대책이다. 6.30 입양체계 개편은 정작 문제가 곪아 터진 유기아동의 상처는 치유하지도 않고 유연하게 충분히 만반의 준비과정을 거쳐 시도해야 할, 아직은 멀쩡하게 작동하는 입양체계에 메스를 들이댄 꼴”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의 정책은 실패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당장 위험에 빠지게 될 아이들의 생명과 삶을 국가는 결코 책임지지 않는다”며 “그저 과도기를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희생’으로 치부될 뿐이다. 우리는 그 ‘부수적인 희생’을 결코 묵과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들은 “얼마든지 부모가 있는 가정에서 온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었던, 국가에 의해 희생된 아이들의 삶은 이미 전국에 있는 보육시설 안에서 증명되고 있다”며 “이번 6.30 공적 입양체계 개편이 불러올 아이들의 희생은 또 어떤 모습으로 증명될 지를 우리는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입양연대는 정부에 △국가로부터 외면되어 온 유기아동에 대한 가정보호 대책을 마련하라 △6.30 입양체계 개편 시행을 중단하고 단 한 아이도 희생되지 않을 대비책을 먼저 강구하고 마련하라 △지금까지의 시설중심의 아동보호정책을 폐지 및 개선하고 보호아동의 가정보호 정책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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