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는 권사님 두 분과 함께 루퍼스 병을 앓고 계시는 어느 권사님을 방문했습니다. 루퍼스 병은 면역체계에 오류가 생겨서 자기신체조직을 외부물질로 오해하고 공격하는 병입니다. 함께 갔던 권사님 한 분은 누가 병들었다는 소식만 들으면 찾아가시는 분입니다. 본인이 일찍이 큰 병을 앓아보셨기 때문에 환자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사람은 경험하는 만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식을 기르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해 본 사람은 자식들 때문에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습니다. 병을 앓아본 사람은 병든 사람의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세월을 경험해 본 사람은 내일 양식을 염려하는 그 적막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험에는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이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할 수도 있고 가까운 사람들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넓혀갈 수도 있습니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간에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은 그만큼 이해의 폭도 넓어집니다.

물론 항상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이 고통스러운 경험을 해 보았으면서도 여전히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감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음과 같은 예화를 들려 주셨습니다.

한 임금이 그의 신하들과 결산을 하는 과정에서 임금에게 일만 달란트(약 60억 달러)의 빚을 진 신하를 발견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신하는 그 빚을 갚을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그의 몸과 아내와 자식들과 모든 소유를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신하는 임금 앞에 엎드려 “내게 참으소서 다 갚으리이다”하고 간청했습니다.

임금이 그를 불쌍히 여기고 그의 빚을 다 탕감하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신하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약 1천 달러)의 빚을 진 동료를 만나서 당장 빚을 갚으라고 멱살을 잡고 다그쳤습니다. 그의 동료도 엎드려 간구하며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 동료를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이 일이 임금의 귀에 들어가서 그 악한 사람이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경험이 항상 선하게 사용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 우리의 경험들이 재해석될 때에 비로소 선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경험을 기억의 창고에 묻어두지 마십시다.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면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경험들을 다시 회상해 보고, 그런 경험을 선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때에 기쁨으로 사용해 보십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김영길목사 #감사한인교회 #경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