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위헌소원 11일 판결을 앞두고
지난해 4월 11일, 낙태죄 위헌소원 판결을 앞두고 헌재 앞, 낙태 반대 시민단체들 모습. ©기독일보DB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 오정호·김일수·이상원, 이하 생윤협)가 최근 ‘법무부의 낙태죄폐지 움직임에 대한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생윤협은 “최근 법무부가 형법에서 아예 낙태죄 조항을 삭제하는 쪽으로 정부입법형식의 형법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생명윤리운동을 연합하여 이끌어온 우리 협회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지난해 4월 불행하게도 헌법재판소가 우리형법상 낙태죄관련 규정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리고 올해 12월 31일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하도록 지시한 바 있어, 조만간 법무부측으로부터 낙태죄관련규정의 개정시도가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한 바이다. 하지만, 이제 그 방향의 일단을 접하게 된 우리들로서는 이런 방향 자체가 우리의 헌법을 비롯하여 이 헌법의 구체화규범인 형법체계와 본질적으로 상충한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통속적인 발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염려를 떨쳐 버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법질서에서 최고의 법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임을 안다. ​이것을 보장한 헌법 규정(헌법 제10조)의 핵심을 구성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생명법익이다. ​형법상의 보호법익체계에서 가장 최고의 법익은 인간의 존엄성의 실존적 토대를 이루는 생명이기 때문”이라며 “​이 생명은 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인간가족의 연대적인 생명의 숲을 구성하는 보편성을 띠고 있다. ​형법상 중요한 법익체계는 이 생명법익을 중심으로 한다. ​이 생명법익을 더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 각종 자유와 명예와 사생활의 비밀, 소유권과 재산 같은 개인적 법익 및 사회적·국가적 법익 같은 보편적 법익이 가치우열에 따라 유기적으로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생명법익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의 형법전은 살인죄규정과 낙태죄규정을 두고 있다. 현실적・구체적인 개인의 생명의 시작이 진통시라는 전제에서 우리형법은 영아살해죄(제251조)를 그 보호의 출발선으로 삼는다. 이것은 산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특별한 동기 상황을 고려하여 보통살인죄(제250조1항)에 비하여 책임감경사유로 규정한 것”이라며 “그리고 그 이전의 단계인 수태에서 출산의 진통이 개시되기 전까지의 단계를 태아의 생명이라 하여 낙태죄의 규정으로 보호하는 체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생명법익은 수태에서 출산을 거쳐 사망에 이르기까지 낙태죄규정과 살인죄규정 두 가지 기둥에 의해 떠받혀져 형법의 보호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그런데 만약 낙태자유화를 위해 낙태죄를 범죄로 여기지 않는 형법전을 우리가 갖게 된다면 태아의 생명은 고립무원의 무방비생태에 놓이게 되고, 헌법질서아래서 형법이 원칙적으로 보호하여야할 태아의 생명에 대한 보호 의무를 국가가 포기하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자신을 방어할 아무 힘이 없는 가장 약한 생명이면서도 아무 죄도 모르는 태아의 생명을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빌미삼아 임산부의 처분에 맡긴다면, 대한민국은 실로 야만국가 내지 살상국가밖에 안될 것”이라고 했다.

또 “생명보호를 위한 이 숭고한 금지규범체계가 무너지면 우리사회에 곧 머지않아 생명가치를 하찮은 물건처럼 대하는 살벌하고 잔인한 환경이 엄습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기존 생명윤리안전법은 이제 생명윤리파괴수단으로 변모하기 쉽고, 모자보건이니 여성의 재생산이니 하는 모두 구호가 허구뿐인 말장난감 밖에 안 될 것”이라며 “끝내는 적극적인 안락사를 미덕이라고 선동하는 시민단체운동까지 활개를 칠지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러한 엄중한 사태를 예감하면서 법무부의 맹성을 촉구하며, 아울러 법무부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가치의 본질을 직시하여 낙태죄의 개정작업에서 보다 신중한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낙태죄 규정에 대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태아의 생명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사이의 가치형량에서 우선순위와 생명가치의 처분불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오류를 범하였음을 새삼 지적하며, 헌재의 이 사건 재판에서 과연 법무부가 책임 있는 성실한 자세로 그 책무를 다했는지에 대해서도 두고두고 깊은 유감을 표할 일이라고 판단하는 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이 여기까지 이른 바에, 법무부가 불가피하게 낙태죄개정에 손을 대야할 사정이라면, 낙태행위금지의 원칙을 절대 훼손하지 말 것과, 헌재의 권고를 고려하여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2,3주 이내에서부터 이른바 초기태아(독일의 경우 12주 이내)에 이르는 시간단계 안에서, 될 수 있는 대로 태아의 생명보호가 극대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를 촉구하는 바”라며 “오늘날 산부인과 의료기술의 발달을 고려할 때, 20주 이상이 된 태아는 비록 조산되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생존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20주 이상의 태아는 출산 전까지 앞으로 낙태죄 보다는 영아에 준하는 형법적 생명보호조치를 받아야 한다는 일부 생명존중 법정책가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자세로 법무부가 낙태죄개정에 조심스럽게 임하기를 바라며, 우리는 그 추이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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