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NCCK 신년 하례회
NCCK 총무 이홍정 목사 ©기독일보 DB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 ‘한국교회는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자기 비움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라는 성명서를 17일 냈다.

이들은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재확산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위기는 이전보다 더 빠른 확산세와 더 높은 감염률을 보이며 우리를 불안과 공포로 이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교회가 감염확산의 매개가 되었다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우리를 한 번 더 좌절하게 만든다. 교회 내 소모임 금지조치가 해제된 7월 24일 이후, 교회에서의 감염은 가파르게 증가하였다”고 했다.

이어 “금지조치가 해제되더라도 교회 안에서의 소모임과 식사, 기타 감염위험을 높이는 종교행위를 자제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안일한 태도로 코로나19 이전의 행위들을 답습한 교회들이 우리 사회 전체를 심각한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는 교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인정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에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기획했던 ‘한국교회 회복의 날’은 전염병 재난의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교인들에게 다시 교회로 모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므로, 우리들만의 ‘천국’을 추구하려는 교회의 집단적 자기중심성을 드러냈다”며 “지난 7월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중대본이 감염확산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린 일시적 제한조치를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실력행사에 나섰고, 금지조치의 해제가 방역에 대한 더 많은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정부와의 ‘대결’에서 이겼다는 그릇된 승리감에 도취되었다”고 했다.

NCCK는 “결과적으로 이웃은 물론 교회도 보호하지 못했고, 교회를 바라보는 여론을 최악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더욱 비참한 것은, 이 시점에서 사랑제일교회의 감염확산이 ‘외부의 바이러스 테러’ 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은 채, 냉전적 광기를 발산하며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 씨의 극단적 정치 행동”이라며 “생명의 안전을 위해 희생적으로 헌신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을 희화화 하며 자행되는 전광훈 씨의 반생명적 행동은, 민주시민의 이름으로 법에 의해 판단을 받을 것이다. 이 모든 파행들은 이 시대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한 한국교회지도자들의 무지와 자만과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를 구분하며 ‘회복’을 상상하던 시기를 지나,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시대의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 인류적 생명위기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탐욕의 문명세계를 발전시켜온 인류를 향해 ‘멈춰라, 성찰하라, 돌이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생태적 회심과 문명사적 전환을 요청하는 보다 근본적이고 종말론적인 경고를 담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가 단순히 코로나19 이전 시대로의 회복이 아니라 생명 중심의 변혁적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목표 역시 단순히 코로나19 이전의 ‘모이는 교회’로의 회복일 수 없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 속에, 인류공동체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흩어지는 교회’의 현장인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이웃과 자연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섬길 것인가라는 목표가 보다 선명하게 새로운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모이는 교회’의 진정성은 ‘흩어지는 교회’의 삶과 사역을 통해 증명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공동체인 교회는, 하나님의 구원행동 속에 나타난 자기 비움의 수난의 길을 자발적으로 걸으며, 인류공동체를 생명의 안전과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생명공동체여야 한다”며 “비 대면시대에 최적화된 교회공동체의 삶과 사역의 패턴을 다양하게 구상하고,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그리스도인의 존재 자체가 복음의 메시지가 되어 세상에 전파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이는 교회’의 시공을 위해 투자되던 자원이, ‘흩어지는 교회’의 삶의 현장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이웃과 자연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재구성돼야 한다. 특별히 코로나19 위기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탈진실의 시대의 모습과 그로 인해 확산되는 불확실성, 불안전성, 불평등성을 극복하기 위해, 교회는 민주시민사회와 함께 진실과 사실을 추구하면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혐오와 차별과 배제의 경계를 조건 없이 넘어서는 환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세상을 향해 보내진 교회는 교회 자신의 안전과 안락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의 존재 목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웃과 자연의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행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와 목회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생명위기의 시대에 주변화 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한사람을 환대하며 구원의 길로 이끄는 교회가,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와 목회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모이는 교회’의 예배와 집회가 생명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면, 희생적으로 스스로를 제한하는 것이 교회의 참된 모습이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주체라는 분명한 자의식을 가지고 자기 비움의 길을 걸을 때, 그것 자체가 복음의 공적 증언이 되어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얼마나 더 큰 위험이 우리에게 다가올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지금 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 역시 단기간에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본회는 모든 형제자매 교회가 다시 한 번 깨어 일어나, 인내심을 가지고 긴 호흡으로 지역방대본과 함께 교회의 방역 체계를 점검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책무를 준비할 것을 요청 드린다”고 했다.

NCCK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하나의 몸으로, 유기적 공동체적 책임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는다. 이제는 한국교회 일부의 문제라는 변명을 거두고, 현재의 상황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며 함께 나가자”라며 “본회는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사죄하는 심정으로 대면하면서, 생명의 안전을 지키고 교회의 본질과 대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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