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준 목사
최철준 목사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다. 작은 도움이 필요할 때는 내가 직접 해결하거나 지인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 인생에는 내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들이 찾아온다. 진로의 문이 닫히고, 경제의 문이 닫히고, 앞길이 막막할 때가 있다. 가정에서 질병과 자녀의 문제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직장에서도 관계적인 어려움이나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을 만날 때가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학교도 가지 못하고 많은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교회에서도 편하게 만나 교제하고, 성경을 공부하거나 예배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코라나 팬데믹 앞에서 누구도 예외 없이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지나고 있다.

시편 46편을 기록한 기자는 인생에 큰 어려움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자신이 만난 어려움을 땅이 변하고 바닷물이 솟아나고 산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묘사한다. 천지가 진동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을 때 기자는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하나님을 찬양한다. 기자를 통해서 인생의 도움이 필요할 때 귀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우리 인생에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항상 돕는 자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우리 인생에 참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이 났다. 기숙사에서 같이 지내던 선배가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니까 선배가 매우 당황했다. 유학을 열심히 준비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니까 앞길이 막막해진 것이다. 그때 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리가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인생의 중요한 문제 앞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구나.” 선배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앞에 중요한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 앞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족의 고통과 질병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진로와 결혼의 문제, 가정과 회사와 사업의 문제 앞에서 내 손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느낄 때가 많은 것이다.

시편 기자는 인생의 커다란 문제 앞에 우리 자신이 얼마나 미약하고 작은 존재인지 인식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의 참 도움 되시는 하나님을 바라본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1절).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가 되신다고 말씀한다. 우리는 위험한 상황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지만, 하나님은 미리 아시고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신다는 것이다.

한번은 집에서 가정 예배를 드리면서 대적 기도를 많이 한 적이 있다. 평소에 대적 기도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닌데, 그날 저녁에는 대적 기도를 많이 했다. 아침에도 대적 기도를 계속했다. 새벽부터 소리를 내서 대적하며 기도했더니 아내가 옆에서 마음은 알겠지만, 그만 좀 하라고 그랬다. 나도 안 하려고 했지만, 기도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오게 되었다. 아내를 새벽에 출근시켜 주기 위해서 자동차로 태워다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터널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입구 앞에서 앞차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잡았다. 앞차의 타이어에서 연기가 나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앞차가 빙글빙글 돌았다. 나는 부딪히지 않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주 가까스로 부딪히지 않을 수 있었다. 차를 멈추고 확인해 보니 터널 입구 쪽에 자동차 한 대가 뒤집혀 있었다. 만약 그날 하나님이 나를 보호하지 않으셨다면 나는 천국에 빨리 갈뻔했다. 하나님께서 나의 생명을 구해 주시려고 하루 전에 가정 예배 시간부터 기도하게 하시고 새벽에 일어날 때도 계속 중보하게 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가 되신다!

시편 기자는 또한,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가 되실 뿐만 아니라, ‘힘’이 되어 주신다고 말한다. ‘피난처’가 방어적인 면을 강조하는 단어라면 ‘힘’은 공격적인 면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당면한 환난과 난관을 이겨낼 힘과 능력을 공급해 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심을 믿는가? 우리 가정에 힘이 되어 주시고, 우리 교회와 우리 민족의 힘이 되어 주심을 믿는가!

하나님은 우리의 힘이시며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여기서 ‘도움’이라는 번역보다 더 좋은 번역은 ‘돕는 자’이다. 개역 개정 성경은 ‘큰’이라고 번역했지만, 문맥 안에서 ‘언제든, 항상’이 더 어울리는 번역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항상 우리 옆에서 도움을 주시는 돕는 자가 되신다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실 능력이 있는 분이시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에게 매 순간 돕는 자가 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돕는 자가 되시기 위해서 사랑하는 아들을 이 땅에 보내주셨다. 우리의 피난처와 우리의 힘이 되시는 하나님이 우리와 언제나 함께 계시니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러므로 기자는 3절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천재지변이 일어난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내가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기자도 우리에게 권면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는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해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4:16)”. 우리는 살면서 때를 따라 돕는 은혜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캠퍼스에서 회사에서, 가정과 관계 속에서 때를 따라 돕는 은혜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때를 따라 돕는 은혜가 필요할 때, 언제나 우리에게 항상 도움을 주시는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가길 주의 이름으로 축복한다.

최철준 목사(지구촌교회 젊은이목장 센터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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