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1] 미국에 유나이티드(United)라는 항공사가 있다. 이 항공사는 한 때 여승무원들에게 “날씬해야 한다. 섹시해야 한다. 매력적인 몸매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요했다. 그래서 여승무원들은 수 년 동안 살을 빼라는 시달림을 받았고, 몸무게가 불어난 여승무원은 감봉, 정직, 해고되기도 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잡(JOB)을 잃기 싫어서 살찌지 않기 위해 음식을 조절해야 하는 그들의 고초가 얼마나 컸을 지는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2] 참다못한 여승무원들은 변호사를 통해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차별을 했다고 고소를 했다. 판결은 여성에게 날씬한 몸매를 강요한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었다. 이 판결에 따라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항공사에 근무한 1만 6천명의 여승무원에게 배상금을 주어야 했다. 이 뉴스는 전 세계 비만 여성들에게 희소식이었다.

[3] 이 소식을 들은 미국의 어떤 비만협회는 “비만자들이여 안심하라. 힘을 내라. 걱정하지 말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만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놓쳐선 안 된다. 최근 왼쪽 발뒤꿈치 중앙 부분에 통증이 있어 다리를 약간 절 정도로 걸음 자체가 힘들어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는 형편이다.

[4] 그러지 않아도 크지 않은 발이 비대한 내 몸무게를 버틸 수 없다 보니 생긴 원인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지난 주 저울에 몸무게를 재어보았다. 결혼 전 69킬로 정도로 날씬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무려 82킬로에 육박할 정도로 몸이 비대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말았다. 큰 충격이었다. 60킬로그램 단위로 줄여보려 작심해봤지만 결국은 80킬로 대를 넘어서 버리고 만 것이다.

[5] 밖에서 사람들과의 교제와 식사 기회가 많은 지라 쉽지 않은 결심이었지만, 살을 줄이긴커녕 되레 불리고 말았다. 그래서 한 주간 금식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77킬로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뱃살이 나왔을 땐 숨쉬기도 불편하고 남 보기도 좋지 않았는데, 얼굴에 살이 빠지고 뱃살도 상당부분 들어가니 여러모로 좋다.

[6] 먹고 싶은 음식들을 절제하기가 쉽진 않겠지만, 앞으론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쓸 데 없는 살을 찌우지 않도록 엄청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실행에 옮기든 옮기지 않든, 비만에 빠지지 않게 경계하고 주의를 기울이면서 운동도 하고 값비싼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수하려는 욕심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육신의 비만을 경계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으면서도 정작 영적 비만을 경계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7] 육신이야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고 끝이 나지만, 영혼은 죽음 이후에도 계속 살아서 존재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영혼은 천국에서 삼위 하나님과 앞서간 성도들과 함께 영원히 거하면서 날마다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돌리는 예배를 갖게 된다. 그러니 육신의 문제와는 족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영혼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성도들은 영적인 비만을 경계해야 한다.

[8] ‘영적 비만’은 ‘영적으로 비대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영적으로 윤택하고 풍성하게 살이 찐다면 좋은 일 아니겠나? 물론이다. 하지만 ‘영적인(spiritual) 것’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부합하지 않는 비성경적이고 세속적이고 마귀적인 내용물로 채워진 영적인 것들은 우리 영혼을 망치게 된다. 우선 보기에 달콤해 보이고 맛깔스러워 보이는 매력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마침내 자신과 교회와 세상을 망치게 됨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9]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음식들이 맛은 좋으나 몸에는 해롭듯이, 우리의 영도 세속적이거나 기복적이거나 번영신학적인 내용들은 우선 보기에 유익해보이나 우리 영혼에 해를 끼치는 것들이다. 기름과 같이 우리 몸에 해로운 요소들을 피해야 하듯이, 우리는 우리 영혼에 해가 되는 내용물들을 더 이상 섭취하지 말고 하나님 말씀의 정수(gist)가 가득 담긴 영양 만점의 음식으로만 채워줘야 한다.

[10] 그래서 육신의 비만은 경계하면서도 영적 비만에 대해선 소홀히 하는 어리석은 성도가 되지 말고, 두 가지 다 경계하고 주의하여 영육 간에 늘 풍성한 은혜와 복으로 가득한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성욱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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