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는 23일 오전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이 입원 중인 경북대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국가지정음압치료병실이 자리한 경북대병원에는 코로나19 중증환자 25명이 입원 중이며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간호사 203명이 투입돼 24시간 3교대로 근무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는 23일 오전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이 입원 중인 경북대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국가지정음압치료병실이 자리한 경북대병원에는 코로나19 중증환자 25명이 입원 중이며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간호사 203명이 투입돼 24시간 3교대로 근무 중이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해외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실제로 공기전파(에어로졸)가 가능할까.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제는 인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가 결핵과 홍역처럼 공기를 통해 전파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 못지 않게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 공기전파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7일 밀폐·밀접·밀집이라는 '3밀' 조건이 형성된 환경에서는 제한적으로 공기전파가 이뤄진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방역수칙을 변경할 만큼 공기전파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보였다.

공기전파 가능성은 코로나19 사태 초창기부터 제기됐다. 그러다 최근 환경 분야 등 32개국 239명의 과학자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우리는 (코로나19의 에어로졸 감염을) 100% 확신한다"는 공개서한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쟁은 다시 뜨거워졌다.

이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어로졸로 장기간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으며, 사람들이 1.8m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감염될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방역당국은 이 주장을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공기전파 가능성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비말전파와 공기전파, 에어로졸 전파를 딱 잘라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19의 경우 더 밝혀져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본부장의 이 얘기를 이전 발언들과 비교하면 공기전파 가능성을 상당히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 대규모 집단감염이 한창이던 지난 2월 공기전파 가능성에 대해서 "'100% 아니다'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지역사회에서의 공기전파가 생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은 거의 드물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5월 초에는 "드물게 의료기관에서는 기관 삽관을 한다거나 기관, 분비물 흡입을 하는 등 여러 처치를 하면 제한된 환경 안에서 에어로졸로 공기 전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확진자를 진료할 때 공기전파에 대한 주의를 적용하고 있어, 다양한 개인보호구 수준을 정리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바이러스이다 보니 방역당국이나 전문가들도 특성을 파악해갈 수밖에 없다"면서 "논란이 있었던 무증상 전파가 나중엔 정설로 자리잡은 것처럼 공기 전파 역시 사실(fact)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공기전파를 의심할 만한 사례로는 구로콜센터 집단감염 당시 다른 층에서 환자가 발생한 점, 의정부 아파트 집단감염 등 엘레베이터를 통한 전파 가능성, 직접 악수 등 신체접촉을 한 적이 없는데 감염된 사례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과학자 239명의 의견이 다음주 과학저널 레터에 실린다고 하니 정확한 내용을 봐야 한다"면서도 "과거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비말과 에어로졸를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에어로졸을 형광물질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전파를 제기하는 근거는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실험을 해본 적이 없어 누구도 100%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기침이나 호흡을 할 때 나오는 비말은 사이즈가 대부분 5마이크로미터지만 그보다 작게 나오면 공기 중으로도 감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 때도 공기 전파가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동물실험을 한 결과 공기 전파가 가능했지만 사람도 가능한지는 실험 자체가 어렵고 위험해 알기 어렵다"면서 "메르스 환자의 병실 공기를 채집해 보니 메르스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실험결과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도 그런지 확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형식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회장(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기계호흡이나 기관지 삽관, 기관지 내시경 등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공기전파 가능성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매우 드물어 공기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홍역이나 결핵, 수두와 같은 방식으로 공기전파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험실에서나 가능한 일부 상황을 갖고 공기전파 가능성에 준해 (방역에) 임해야 한다는 건 과한 일부의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만약 밀폐된 공간에서 일상 속 공기전파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방역수칙이나 역학조사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기전파) 사실이 맞다고 하면 착용 마스크 등급을 올려야 하는데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바이러스가) 멀리 확산될 수 있고 또 공기 중에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같은 시간 뿐만 아니라 1~2시간 이후에 (공간에) 들어온 사람도 역학조사를 하는 등 방법을 완전 틀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신형식 회장은 "환자가 드물게 발생하고 병이 굉장히 심하다면 방역수칙을 수정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병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확진자 수가 많다는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공기전파 가능성까지 차단하기 위해 방역·의료대응체계를 강화하면 부담이 커 버거워진다"고 지적했다.

김탁 교수 역시 "지금도 확진자를 돌보는 생활치료센터나 병원 등에서는 공기 전파 가능성에 준해서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며 "N95 마스크나 보호복장 등 의료진 환자 관리지침을 굳이 바꿀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해외 239명의 과학자들의 요구가 자외선·플라즈마 이온 공기소독까지 필요하다는 주장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 "방역수칙을 변경한다고 해도 불가피하게 '3밀' 환경에서는 KF94 마스크를 쓰도록 한다거나 주기적으로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는 정도가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