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라는 주제로 20일 열린 에스라성서신학회 제 1회 학술대회에서 이종훈 원장(닥터홀 기념 성모안과)이 ‘의학적 관점에서 본 전염병’이라는 주제로, 안명준 박사(평택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한국장로교신학회 회장)는 ‘칼뱅과 흑사병’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인수공통감염병의 동물 숙주와 레위기 11장

먼저 이종훈 원장은 크리스천 의사의 시각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생태계의 순환을 위해 천지만물엔 좋은 미생물도 많이 존재한다. 나쁜 세균이라 할지라도 세균의 사람 간 전염력은 높지 않아서 인위적이든 사고이든 세균을 뿌리지 않는 한 대유행이 되기는 힘들다. 문제는 바이러스”라며 “바이러스는 세균처럼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고, 반드시 숙주 생물체의 세포로 들어가(감염) 숙주 세포의 시스템을 이용해 증식되고 다시 배출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는 감염되기 전에 미리 백신을 맞아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돌연변이가 심한 바이러스에 꼭 맞는 백신을 만들기도 쉽지 않고, 우리가 알고 있는 미생물은 전체의 1%도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아담이 그랬듯 이미 존재했던 미생물을 처음 발견할 때마다 인간들은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치명적인 전염병들 대부분은 동물의 몸에만 살아야 할 미생물이 종간전파를 통해 인간을 감염시키며 생긴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바이러스의 목적은 숙주를 살리면서 자신의 증식, 배출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며, 인간에게 전파된 바이러스는 또 다른 사람 사이에 전염을 일으켜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이 된다. 인수공통감염에 성공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퇴치된다 해도 다시 동물의 몸에 숨어 명맥을 유지하다가 가끔 인간들을 공격한다는 게 골치 아픈 것”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는 최근 가장 뜨겁게 부상하고 있는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로 2002년 ‘사스’, 2012년 ‘메르스’에 이어, 2019년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고 전파속도도 훨씬 빠른 돌연변이 신종 코로나19가 드디어 팬데믹을 일으켰다”며 “계절독감처럼 계절코로나가 되어 인간에게 장기적으로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인수공통감염병은 보유 숙주인 동물을 모두 죽이기 전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동물 숙주를 가려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기한 사실은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에 하나님이 부정하다고 하여 식용을 금지한 동물들이 인간들이 어렵게 밝힌 인수공통감염병의 동물 숙주들이 족집게처럼 나온다는 것이다. 낙타(메르스), 돼지(돼지독감), 박쥐, 뱀, 도마뱀류(코로나 바이러스), 쥐(페스트) 등”이라며 “감염병연구센터장인 류충민 박사도 레위기 11장에 대한 이 같은 관점에 동의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의 숙주를 찾는 일에 과학자들이 레위기를 참고한다면 유레카를 외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원장은 “전염병이 돌 때 인류는 신속히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해야 하고, 성도들은 간절히 기도하고, 크리스천 의사들은 치료에 힘쓰며, 욥이 그랬듯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를 눈으로 볼 날을 기대해야 한다. 의학의 한계를 넘어선 부분은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성경적인 질병관”이라며 “전염병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던져주신 청어이론의 물메기와 같다. 과학문명 바벨탑의 불완전성과 우리의 신앙적 타성을 깨닫게 하는 하나님의 경고와 사랑”이라고 했다.

“칼뱅, 하나님 섭리의 관점에서 사람들 위로”

평택대 안명준 교수
평택대 안명준 교수 ©페이스북

안명준 박사는 “‘역병’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플레게(πληγή)’에서 나왔는데, 요한계시록에서는 ‘재앙’이라는 단어로 악한 자들에게 닥칠 심판과 연관해 번역했다(계 9:20, 11:6). 중세 유럽에서 역병은 주로 페스트균에 의해 발병하는 흑사병을 가리키는 말로, 1347년부터 시작해 유럽 인구의 약 30%가 죽고 유럽의 사회구조를 붕괴시켰으며, 소외된 자들과 유대인 같은 외국인에 대한 증오와 학살, 그리고 집단폭력을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흑사병은 종교개혁자들의 큰 아픔이었다. 죽음의 자리를 모면한 루터와 베자는 흑사병에 대해 글을 썼으며, 쯔빙글리는 흑사병에 걸렸다가 죽음에서 살아난 후 역병가를 썼고, 루터는 자녀를 흑사병으로 잃었고, 불링거는 아내를 흑사병으로 잃었다. 역병은 인생의 폭풍과 같은 죽음의 공포였으나 이들은 욥처럼 고난 속에서도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믿음으로 승리했다. 흑사병은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인생의 방향과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는 영적 교훈을 주었다”며 “칼뱅 당시 역병의 공포는 서적이나 찬송 그리고 번역된 성경 안에서 나타난다”고 했다.

특히 칼뱅에 대해 그는 “칼뱅은 6세에 어머니의 죽음으로 역병의 공포라는 심리적 압박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다. 1536년 8월 1일 <기독교 강요> 서문 프란시스 1세 헌정사에서 역병이라는 용어를 처음 썼는데, 그는 역병을 인간의 부패한 관습에 관계된 것으로 보았다. 칼뱅은 주변의 많은 사람이 역병으로 죽어 고통의 날을 보내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인간의 삶을 인도하는 것이 분명하기에 선한 목적으로 이런 일들을 의도하셨다며 하나님의 섭리의 관점에서 사람들을 위로했다”고 했다.

안 박사는 “칼뱅의 삶은 질병으로 인한 아픔과 고통의 생애였지만 무서운 질병의 고난 속에서도 이웃을 돌보며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질병으로 인한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질병이 진정한 그리스도 학교의 학생이 되게 한다며 그리스도를 통해 아픔과 고난을 성화의 기회로 삼았다. 칼뱅이 흑사병을 통해 우리에게 준 교훈은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회개와 겸손에 대한 강조와 이 땅에 사는 성도들이 하늘의 영원한 소망을 가지고 현실 속에서 헌신과 사랑과 돌봄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것”이라며 “오늘날 전염병이 세상으로 퍼진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과 세상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책임,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지혜를 가르쳐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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