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에 쏠린 눈… 위안부 피해자 기부금 관련 논란 해명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뉴시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한 기부금 및 쉼터 매각 등 관련 의혹들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형국이다. 사안마다 해명을 내놓으면 바로 이에 대한 반박이 등장하면서 되레 코너에 몰리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정의연에 따르면 이 단체는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 등에 대한 의혹이 처음 제기된 이후 지금까지 10개가 넘는 보도자료를 내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곧바로 추가 반박들이 이어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정의연을 향한 의혹들은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 할머니는 대구 남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에 가면 학생들이 전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돈을 내지만, 할머니들에게 쓰인 적은 없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이 할머니는 또 "2015년 (한국과 일본의 합의에 따라)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올 때도 위안부 피해자들은 몰랐고, 내가 알았으면 돌려보냈을 것"이라며 "윤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의연 전 대표인 윤미향 21대 총선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은) 그럴 리가 없다. 이미 뉴스에 보도된 내용들도 있고, 2015년 한·일 합의 이후에는 1억원도 모금해서 드렸다"며 "이용수 할머니도 받으셨다"고 해명했다.

지난 11일에는 정의연이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기부수입 사용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의연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모인 일반 기부금 수입 약 22억1900만원 중 41%에 해당하는 약 9억1100만원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에 사용됐다"며 "할머니들과 같이 장을 보고 병원에 동행하는 데도 차비와 인건비 등이 들어가는 만큼, 공시에 나와 있는 피해자 지원사업 예산만으로 정의연의 사업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의연이 맥줏집에서 하루에 3300만원을 사용했다는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됐고, 정의연은 결국 공익법인을 전문으로 하는 회계기관을 통해 철저하게 검증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연에 따르면 이 단체는 투명성 검증을 위해 지난 15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공익법인 감사 회계기관 추천 요청 공문을 발송했고, 이 공문은 현재 검토 진행 중에 있다.

정의연은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위안부 피해자 힐링센터(쉼터) 고가 매입 등 의혹에 대한 해명도 내놨지만, 이에 대한 반론들이 이어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의연은 당초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인근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고 쉼터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대신 경기 안성 소재 건물을 매입하면서 시세보다 비싼 7억5000만원을 지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건물은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중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을 매입하고 나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와 현대중공업에서도 함께 참가해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고, '모두가 좋다, 마음에 든다'라고 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공동모금회 쪽에서 '부지는 꼭 서울이 아니라 외곽이어도 무관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경기도 쪽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공동모금회를 통해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10억원을 지정 기부했고, 공동모금회는 이후 정대협이 기부금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공동모금회 모두 윤 당선인의 해명에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쉼터 의혹 관련 논란이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쉼터 사업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직접 접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개소식에 실무자가 간 것 외에는 (건물 매입 과정에서의 실사 동행 여부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공동모금회 역시 "공동모금회에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도 괜찮다'는 의견을 먼저 제안한 적은 없다"며 "정대협 측의 부지 제안에 대해 같이 협의를 진행하고 심의를 거친 뒤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모금회에서는 쉼터 장소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고, 정의연이 경기 안성 부지를 선정해온 이후 검토를 해보니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아서 진행을 했다는 것이다.

정의연은 2013년 해당 쉼터를 구입할 당시 주변 시세보다 비싼 가격인 7억5000만원을 주고 샀다는 의혹 외에도, 쉼터를 펜션처럼 사용하고 윤 당선인의 부친이 혼자 거주하며 관리했다는 등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편 검찰은 윤 당선인과 정의연의 부실 회계 처리 등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윤 당선인 등에 대해 수리된 시민단체들의 잇단 고발 사건을 경찰에 넘겨 수사지휘 하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윤 당선인이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고, 의혹과 관련된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있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만큼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전날 윤 당선인과 정대협 및 정의연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정의연의 후원금 사용처'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기 기자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