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계가 동성결혼 합법화 저지를 위해 교회 문을 나선다.

좌파와 성소수자 편에 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미국의 가치' 수호란 명분을 앞세워 장외 실력행사에 돌입한 것이다.

1일(현지 시간) 미국 기독교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의 교파인 남침례교와 복음교회 등에 속한 40여개 교회가 내달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버라이즌 체육관'에서 대규모 연합 예배를 연다.

오바마 대통령을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를 추대하는 전당대회(9.3~6일) 개막 전날 같은 도시에서 `구국기도회'를 강행함으로써 민주당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목사와 신도 등 2만명이 모여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 입장을 규탄하고 향후 행동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샬럿 714'로 명명된 이 행사는 교계에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부동산 사업가 데이비드 벤험이 조직했다.

'샬럿 714'는 구약성경 역대기 하편 7장14절에 담긴 하느님의 말을 샬럿에서 전파해 실현해내자는 교계의 의지가 담겨있다.

역대기 하편 7장14절은 하느님이 가뭄과 흑사병이 돌 때 "백성이 나를 찾고 악한 길에서 돌아서면 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땅을 회복시켜주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이다.

행사명을 714로 정한 배경에는 시기적으로 미국 전역이 전례 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현대판 흑사병인 에이즈가 주로 남성 동성애자간 항문성교로 인해 발병한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느님을 경외한다는 기독교 신자 오바마를 향해 '솔로몬처럼 진정 나라를 위하는 지도자라면 동성결혼을 지지한 것을 회개하고 이제부터라도 바른 길로 나아가라'는 촉구의 메시지가 담긴 셈이다.

벤험은 최근 열린 준비 모임에서 "주께서 이 나라를 흔들어 막강한 군대를 일으켜세우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교회 밖으로 뛰쳐나가 이 전쟁의 최전선에 서자"고 독려했고, 참석한 목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나타냈다고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가 전했다.

행사 조직위는 모임 후 연합예배에 참석할 목사와 신도들에게 집회 당일까지 오후 5시 이후에는 물만 마시고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금욕 생활을 할 것을 권고했다.

기독교계가 전당대회에 맞춰 집단 행동을 예고하고 나섬에 따라 전대로 지지율이 급등하는 `컨벤션 효과'를 잔뜩 기대하고 있는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기독교계와 보수층의 반발에 집중될 경우 대선 승리의 열쇠를 쥔 중도층을 흡인하려는 민주당의 대선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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