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한국교회] 말씀과 은혜 교회 이주상 목사
(왼쪽부터) 미조구치 사토코 사모, 이주상 목사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를 진행한다. 세 번째 주인공은 서울시 관악구 은천동에 있는 ‘말씀과은혜교회’ 담임 이주상 목사(56)다. 대학 졸업 후 1997년 스위스에서 예수전도단(YWAM) DTS 훈련을 1년 동안 받았다. 그러다 외환위기가 터졌다. 한국에서 보내운 돈은 족족 반토막이 났다. 이주상 목사는 어쩔 수 없이 귀국해야 했다. 그러나 목회에 대한 그의 열정만은 꺾을 수 없었다. 1999년 그는 늦깎이 신학생으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 입학해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한다.

이 목사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척을 시작했다. 4년 뒤 신림동 고시촌에 자리를 잡아 서울대 유학생 사역에 전념했다. 이어 은천동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20여 명이 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모는 일본인인 미조구치 사토코 씨다. 그녀는 무료 일본어 교실을 운영하며 이 목사의 사역을 돕고 있다.

이 목사는 “사도행전에 나온 초대교회처럼 그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개척에 임해왔다. 내가 먼저 제자가 되고, 그런 다음 다른 제자를 길러낼 성도를 양육하는 것”이라며 “특별히 깨어진 가정을 회복시키는 교회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교회 개척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A. 합동신대원을 졸업하고 중국 지하 신학교에서 선교를 했었다. 신대원 재학 중 김성수 교수님으로부터 히브리어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재밌더라. 그래서 중국으로 건너가 한 5년 정도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가르치고 제자도 양육했다. 공안이 쳐들어오는 등 고생을 많이 했다.

이후 2014년 3월 한국에 왔는데 한 청년과 목사님 한 분이 같이 개척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나님의 사인이라 생각해 백석대에서 3개월 동안 기도를 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개척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공원, 카페, 구청 세미나실 등 이곳저곳 장소를 옮겨 다녔다. 그러다 2018년부터 관악구 대학동(신림동 고시촌)에 교회를 개척해 지금의 은천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고시촌에 있는 교회는 공실이다. 그래도 서울대가 근처라서 선교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Q. 교회를 개척하면서 어려움은 없나?

A. 장소가 없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처음엔 구청, 스터디 룸, 규모가 있는 교회 등에 가서 성경공부 모임 형식으로 진행했다. 문제는 이런 곳들은 주중에 쓰기가 어려워 공간 사용에 제약이 많았다는 점이다. 기도도 크게 할 수 없었다. 교회 카페를 빌릴 때는 ‘이단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다.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공부할 안정된 장소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었다.

두 번째가 생활비 문제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교회 사례비를 받아본 적이 없다. 보통 개척교회는 목회자가 교회 전반의 운영을 감당한다. 굉장히 어렵다. 월세도 밀리고 전도라든지 새로운 것을 할 때면 재정이 항상 걸림돌이 됐다.

Q. 모자란 돈은 어떻게 충당하나?

A. 아내가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하고 있다. 그래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러나 이것은 개척을 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Q. 교회 개척에 있어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면?

A. 사도행전에서 예수님이 처음 교회를 시작하셨던 그대로 해보자는 생각이다. 제자를 길러낼 수 있는 성도를 양육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먼저 제자가 돼야한다. 또 한국에 깨어진 가정이 많은데, 이런 가정을 회복시키는 교회가 되고 싶다. 그리고 다음세대 리더들을 키우는 교회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목회하고 있다.

Q.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나?

A. 무엇보다 우리 가정부터 행복해야 한다. 나와 아내가 좋은 가정의 모델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물론 자녀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고자 한다. 가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와 자녀들을 위해 상담도 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 교회에 오면 회복이 일어나게 하고 싶다.

또 교회 근처에 있는 당곡 중·고등학교에 직접 찾아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주로 방과 후 소외된 계층의 친구들을 돕고 있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이 있다면, 그것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조언하는 등 진실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교회를 개척하면서 붙들었던 성구가 있다면?

A. 요한복음 14장 12절이다.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일도 하리니’라고 예수님께서 말씀 하셨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성령의 시대를 열어주셨다. 성령의 인도와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마지막 시대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또 마태복음 예수님에 대한 베드로의 고백이 나오는 16장 16~19절이다. 교회는 절대 사탄에 지지 않는다. 이를 증명해야 하는 게 또한 개척교회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 실제적인 능력을 받아서 세상에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다.

Q. 사모님이 일본인이신데, 만나게 되신 사연이 궁금하다.

A. 97년 스위스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아내는 예수전도단(YWAM) DTS를 받고 있었고, 나는 강원도 홍천에서 제자훈련을 받다가 그곳에서 상담학교와 성경학교 훈련을 받았다. 일본이 기독교 불모지인데 일본인이 선교훈련을 받는 모습이 너무 귀해 보였다. 그래서 결혼까지 결심했다. 내가 먼저 청혼했다. 그렇게 나와 결혼해서 여기까지 따라와 준 것이 고맙다. 기회가 된다면 교회가 성장해서 일본 영혼들을 위해 사역을 하고 싶다. 아내가 일본인이니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고시촌에서 목회했을 때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A. 서울대학교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다. 6~7개국 학생들이 모여 함께 예배드렸다. 파키스탄, 일본, 콩고, 르완다, 중국, 태국, 러시아 등에서 온 학생들이다. 15평 밖에 안 되는 공간에서 내가 설교하면 아내가 일본어로, 또 다른 성도가 영어로 번역했다. 30명 정도의 인원이 매주 고시촌에서 예배를 드렸다.

Q. 앞으로의 목회 비전이 있다면?

A. 지금 많은 목회자들이 개척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시대도 건강한 개척교회들이 부흥하고 잘 성장할 수 있다. 개척은 마치 아스팔트 위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 그 만큼 쉽지 않은 것이 바로 개척교회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어렵다고, 때론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성공할 수도 있다는 걸 증명해보고 싶다.

Q. 지금의 교회가 있도록 도움 주신 분들이 있다면?

A. 개척교회는 태생적으로 외부 도움이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구조다. 말씀과은혜교회도 많은 분들의 헌신과 도움이 있었다. 다른 교회에서 교인들을 동원해 전도를 도와주시도, 격려와 응원을 통해 목회자와 가정을 위로해 주시고, 기념반지와 목걸이를 팔아서 헌금해주시고, 투병 중에서 십일조를 보내주시고, 자녀들의 장학을 위해 헌금해 주시고,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서 교회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기도록 헌금해 주시고, 교회 임대료를 개인의 책임으로 생각하여 충당해 주시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님 사랑을 나누시는 많은 분들과 교회들의 도움 때문에 지금까지 교회가 유지되고 있다. 이분들을 위해 새벽마다 눈물로 기도하고 있다. 우리교회도 자립해 다른 교회를 돕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 주님의 사랑이 다른 이들에게 흘러가는 것. 우리 교회의 또 다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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