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미등록 교회 단속 과정에서 구금된 류전빈(Liu Zhenbin) 목사가 검찰이 어린 자녀를 언급하며 자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종교자유 감시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에 따르면 류 목사는 구금 중 작성한 서한에서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시 검사가 자백을 요구하며 자녀들을 거론했다고 밝혔다.
차이나에이드는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해당 검사가 류 목사에게 “당신의 아이들은 아직 매우 어리다. 아이들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 목사는 이 같은 발언이 자신에게 큰 고통을 안겼다며 “자녀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가 개인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 전역의 가정교회 운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의 목회자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구금된 사역자들이 기소 위협 속에서 신앙을 포기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인권단체와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수사 절차와 적용된 혐의의 근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법률상 가족을 이용해 자백을 유도하는 행위는 적법한 증거수집 절차를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 목사의 가족들은 교도소 측이 그의 서신 수발을 제한해 가족들이 보낸 편지와 사진, 책 등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생인 류 목사는 산시성 타이위안공과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16년 전임 사역자가 됐다. 이후 베이징 시온교회(Zion Church) 소속으로 산둥성 칭다오 교회를 맡아 사역했으며, 아내와 함께 세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시온교회는 중국 정부가 공인한 개신교 조직인 삼자애국운동위원회(Three-Self Patriotic Movement)에 가입하지 않았다. 교회 지도부는 정부 등록이 교회의 독립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해 왔다.
중국 당국은 2018년 시온교회를 강제 폐쇄했으며, 교회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이후 오히려 교인 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9일 시온교회를 대상으로 전국적인 단속을 시작해 목회자와 성도 약 30명을 조사하거나 구금했다. 이틀 뒤 류 목사는 칭다오 자택에서 체포됐으며, 개인 소지품도 압수됐다고 교회 관계자들은 전했다.
수사 당국은 수개월간 류 목사를 조사한 뒤 당초 적용했던 ‘정보통신망 불법 이용’ 혐의를 철회하고, ‘불법 영업’과 ‘사기’ 등 더 무거운 혐의로 변경했다.
현재 류 목사를 비롯해 왕린(Wang Lin), 가오잉자(Gao Yingjia), 인후이빈(Yin Huibin), 린수청(Lin Shucheng), 왕충(Wang Cong), 왕중(Wang Zhong), 우추위(Wu Qiuyu) 등 시온교회 지도자와 사역자 8명이 여전히 구금돼 있다.
한편 시온교회 담임인 진밍리(Ezra Jin Mingri) 목사는 9개월간 구금된 뒤 석방됐으며, 미·중 외교 협의를 거쳐 지난 7월 4일 미국에 입국했다.
56세인 진 목사는 266일간 구금 생활을 마친 뒤 8년 만에 가족과 재회했다. 그의 석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두 달 전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직접 그의 석방 문제를 제기한 이후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진 목사는 “남아 있는 8명의 구금자가 모두 석방될 때까지 목소리를 내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이 좁은 독방에서 바닥에 누워 무더위를 견디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부터 종교의 ‘중국화(Sinicization)’ 정책을 추진하며 종교인과 소수민족에게 신앙보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우선하도록 요구해 왔다.
이어 2018년에는 기독교를 대상으로 한 5개년 계획을 발표해 설교 검열, 교회 헌금 관리, 성경 번역 감독, 신학교 교육 과정에 시진핑 사상 반영 등을 추진했다.
차이나에이드 설립자 밥 푸(Bob Fu)는 중국 정부가 지난 10여 년 동안 기독교 탄압 과정에서 1만 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인정한 교회의 신자 수는 약 4,400만 명이며, 미등록 교회 신자는 약 1억1,5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수치는 2030년 이전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인권단체 프런트라인 디펜더스(Frontline Defenders)는 2017년부터 2023년 사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맡았던 중국 변호사 최소 30명의 변호사 자격이 박탈됐다고 밝혔다. 시온교회와 진 목사를 변호했던 장카이(Zhang Kai) 변호사도 법원이 “법정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를 들어 변호사 자격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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