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헌혈의집
▲서울역 ‘헌혈의집 ©김종규

Scene #.1 : 2013년 4월 6일 (토) 저녁, 아빠(56세)와 아들(20세), 집 - 포도주 특강!

올해 대학에 입학하여 ‘유배지(기숙사)’에 가 숙식하는 아들이
3주만에 유배지에서 돌아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아빠와 아들'이 아빠의 '포도주 특강'에 곁들여
포도주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러다 아들이 아빠... 옛날에 있잖아... '초코파이'
으~ 하하하하... '아빠와 아들'은 눈시울이 붉어지도록 웃었다.

Scene #.2 : [Flash Back] 1999년 겨울 어느 날 아침, 아빠(42세)와 아들(6세)

아빠는 '보따리' 싸들고 이 대학 저 대학을 ‘유랑’ 다니는 ‘시간강사’인 터라
주머니가 항상 허전했다.
어느 날 아들이 아빠에게 '초코파이'를 사달라고 졸라댔다.
한 개를 사 주었더니... 언제 먹었는지... '또' 하며 아빠를 쳐다보았다.

어쩌지... 그 순간 아빠의 뇌리를 스치는 ‘거시기’...

아빠는 아이를 데리고 서울역 구 역사로 갔다.
구 역사 앞에는 '헌혈의 집'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빨간 십자가의 집으로 들어갔다.
검사를 받고 헌혈침대에 누워서 곁눈질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 때 천사 같은 간호사님이 아들에게 초코파이 하나와 우유 한통을 주었다.
아들은 광속으로 초코파이부터 해 치웠다.

초코파이
▲헌혈하는 사람에게 주었던 ‘초코파이’ ©김종규

- 당시 헌혈자에게 주는 정량은
초코파이 하나와 우유 250ml 한 통이었다. -

그런데,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또 다른 천사님이 아들에게 초코파이 또 하나를 더 주셨다.
아들은 동일한 광속으로 두 번째 초코파이를 해 치웠다.
그러자 또 다른 천사님이 세 번째 초코파이와 우유 또 한 통을 주셨다.
...
아빠는 눈을 돌리고 눈을 감았다.
그 날 아들이 몇 개나 먹었는지...

당시에는 3개월에 한 번 씩 헌혈을 할 수 있었다.

헌혈증서
▲수혈이 필요한 지인 아버님께 10장 드리고 남은 '헌혈증'. ©김종규

물론 3개월에 맞춰 빠짐없이 '헌혈의 집'에 출석했다.
아빠가 고혈압으로 헌혈이 금지될 때까지 아마 3~4년은 ‘개근’을 했을 거다.
갈 때 마다 아들은 'VIP 손님' 예우로 '초코파이와 우유' 무한리필의 혜택을 누린 것은 물론이고...

김박사커피밀 김종규 대표
▲김종규 칼럼니스트(김박사커피밀 대표)

‘그 때 무한리필 해 주시던 천사님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하나님께서 천 배 만 배 축복해 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 김종규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학‧석사)하고 캐나다 Laval 대학 대학원에서 불어학(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원 등 10여 개 유수대학에 출강하여 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였다. 현 평화공동체 <철들지않는사람들> 사무국장과 공정무역 유기농커피 <김박사커피밀> 대표(확장·이전 중). salut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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