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노
▲푸른교회 조성노 담임목사

“... 너희들은 곧 고아가 될 테고 따라서 가파르고 거칠고 외로운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너희의 기독교 신앙이 그 고통을 잠재우는 약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이것만큼은 분명히 말해줄 수 있다. 앞으로 너희들이 걸어야 할 그 외로운 길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너희를 위해 택하신 것이다! 그러니 그 길을 오직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도록 하여라.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어떻게 그 길을 걸어갈 것인지 자주 하나님께 기도로 물어보아라. 기도란 불행을 떨쳐버리기 위한 훌륭한 심리 전술이 아니다. 기도는 오직 삶의 신비를 드러내는 진실한 자세다.

너희들이 행복하면 그것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그 행복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기도하여라. 질병과 고난은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있다거나 그분이 우리를 버리셨다는 뜻이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복권에 당첨시켜 주시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기분 내키는 대로 무시하는 그런 편협하고 시시한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진실한 기도에는 언제나 응답하신다. 너희도 앞으로 진실한 기도의 응답을 받아 건강을 회복해 가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병이 다 기적적으로 낫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이들은 기도를 통해 병보다는 그분의 평화와 은총 가운데 머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 아빠의 백혈병 역시 기적적으로 치유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된다면 참으로 좋겠지. 그러나 내 병이 낫지 않아도 나는 그것 때문에 실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아빠를 향하신 그분의 계획이 어떤 것인지 그것만이 나의 관심사이며,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뿐이다. 하루하루를 기도로 지탱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제대로 살기 위해 국가와 인류를 위해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만일 그래야 한다면 이 세상의 수많은 병자들은 다 어떻게 되겠느냐? 예를 들어 지금 남의 도움 없이는 꼼짝도 할 수 없는 이 아빠를 보아라. 이렇게 병상에 누워 지내는 환자들을 두고 여전히 <쓸모가 있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쓸모가 있다 혹은 없다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우리가 처한 상황을 선하신 은총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언제나 위대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아무리 병석의 환자라 해도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 그는 곧 풍성한 삶을 사는 것이고 그에게는 더 이상 죽고 싶다는 어리석은 생각 같은 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을 것이다 ...“

-책의 주인공 나가이 다카시가 14살 난 아들 마코토와 8살 난 딸 카야노에게 남긴 글 중에서-

일본의 저명한 방사선 의학자였던 나가이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으로 사랑하는 아내는 물론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보다 오히려 감사하며 자신과 그 지역 사람들이 받은 고통의 의미를 해석하고 죽는 순간까지도 신앙을 증언하며 평화를 위해 수많은 글들을 남겼습니다. 그는 왜 하필이면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어야 했는지, 그것도 독실한 신자들의 마을에 떨어져 8천여명의 기독교인이 한꺼번에 희생되어야 했는지에 대해 이렇게 답합니다.

<나가사키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전범국인 일본의 죄악을 속죄하기 위해 번제물로 바쳐진 하나님의 선택된 희생제물이었습니다.>

자신이 쓴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주님의 작은 종입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노나라의 별이 보내는 편지에서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성노 #조성노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