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브라운 대 교육 위원회 판례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공립학교에서 흑인 인종차별을 금하는 법안을 9-0의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을 기념하는 표석이다.

대법원에서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서 사회 및 문화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그에 따른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만장일치가 나온 것 자체가 이 결정의 정당성을 지지하는 최후의 변론이라고 할 수 있다.

1967년, 러빙 대 버지니아 사건에서 고등법원은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폐지했다. 이 때도 만장일치로 판결이 이루어졌다.

만장일치의 판결이 나오면 분란이 종식되고는 했다. 만장일치는 곧 그 판결의 타당성, 더 나아가 그러한 결론이 나오게 된 필연성을 입증하며 논쟁을 불허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인의 관점이 어떻든지 간에, 미국의 시민이라면 9명의 법조인- 그것도 헌법에 통달해 있는 게 틀림없는 사람들이 법적, 정치적 철학의 차이를 넘어서서 어떤 문제에 대해 모두 동일한 결론에 다다랐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승복하게 된다. 그렇게해서 만장일치의 판례는 반대 의견을 묵살한다.

하지만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의견이 양분된 주요 판례들은 끊임없는 반목을 반영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축하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깊은 의구심을 품고 있는데 이번 오버거펠 대 호지스 사건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찬반이 5-4로 갈리며 상반된 의견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동성결혼을 반대한 4명의 연방대법관이 밝힌 입장은 다음과 같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도가 지나치고 과장되었다고 평했다.

그는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통해 그들의 사랑과 헌신적인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며 공정을 고려한 동시에 사회적 합의에 따른 강한 주장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11개 주 및 워싱턴 DC의 유권자와 의원들은 동성 결혼을 허용하도록 법안을 개정했다. 5개 주 대법원에서도 같은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관점을 다른 국민들에게 설득시키는 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대법원에 의해 이 활발한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다수에 속하는 쪽에서 고유의 결혼관을 확립하며 사실상, 이들에 의해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권리를 빼앗겼고 이 말인 즉 극적인 사회 변화는 훨씬 더 수용하기 어렵게 될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헌법에는 결혼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은 없다"며 "따라서 각 주가 결혼을 전통적인 의미로 제한할 것인지, 동성 커플에게도 허용되도록 범위를 확장할 것인지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오늘과 같은 판결로 동성결혼을 허용하게 된 것은 다수가 원하기 때문이며, 다수의 판결에 따랐을 뿐이다. 그런데 법원의 판결에 따라 과반수 이상의 주의 결혼법을 무효화하고 천 년이 넘도록 부시맨이나 한족, 카르타고인, 아즈텍족 등 여러 인간 사회의 근간을 이뤄온 사회제도가 바뀐단 말인가? 대체 법원이 뭐라고?"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판결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진지한 의구심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주에서는 종교적 활동을 위한 장소를 포함해서 진정한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며 민주적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해왔다. 이번 동성결혼 합헌 판결에는 이에 관한 사항이 없다. 그러자 다수는 '관대하게도' 종교인들이 계속해서 그들의 결혼관을 '옹호'하거나 '교육'해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헌법 수정 조항 제 1조는 종교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다수 의견서에는 이런 단어가 사용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다수가 "반대입장에서 논의하는 사람들을 비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는 점이다. 결혼의 정의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쪽에 투표를 한 수천만의 사람들을 포함해서 그동안의 역사 속에 존재해왔던 결혼에 대한 이해를 따를 뿐인 미국인들이 게이나 레즈비언인 이웃들의 '존엄성에 손상'을 가하고 폄하하는 것처럼 묘사됐다. 이와 같은 공정한 사람들의 인성에 대한 명백한 공격은 사회와 법정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밝혔다.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포퓰리즘 용어를 사용해서 비판을 가했다. 그의 의견은 사법부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오늘의 판결은 나의 통치자, 그리고 3억 2천만 미국인의 통치자는 대법원의 9명의 판사 중 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다. ...정부의 제도가 투표에 의해 선발되지 않은 9명의 판사, 민주주의를 실천하기에 걸맞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된 단체에 국민이 종속되도록 만들었다"

"이 판사들은 선택된, 귀족적인, 국민을 대표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사람들이다. 9명의 판사는 모두 하버드나 예일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그 중 4명은 뉴욕 태생이며 8명은 이스트 혹은 웨스트 코스트에서 성장했다. 딱 한 명만 그 광대한 범위의 중간지대 출신이다.남서부 출신은 한 명도 없고, 진정한 서부 출신도 한 명도 없다. 프로테스탄트를 대표하는 사람도 없다. 법원의 "대표성 부족"은 그 구성원이 그저 판사의 역할을 수행할 뿐임을 뜻한다. 하지만 이 소송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스칼리아 판사는 이번 판결을 "사법부의 쿠데타"라고 하며 "지나친 자신감으로 정의되곤 하고 오만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흔히 자멸로 이어지는 휴브리스(오만)"의 결과라고 밝혔다.

클러런스 토마스 대법관은 존엄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다수의견으로는 동성 결혼 합법화가 "존엄성"의 진보인 것처럼 다뤄지지만, 사람들은 무엇이 존엄성이고, 존엄성은 어디서부터 기인하는지 모르고 있다.

존엄성은 "본래 존재하는 것"이지, 정부가 "존엄성을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가 노예제도를 합법화했으니 (인간성을 이미 상실했기에) 노예에게는 잃어버릴 존엄성도 없다.만약 정부가 존엄성을 부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빼앗는 것도 불가능하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동성 결혼 합법화 판결에 대해 "새로운 법규에 순응하기를 원치않는 사람들을 비방하는 목적으로 쓰일 위험이 있다"고 평했다. 다수의견서는 결혼의 전통적인 정의를 흑인과 여성을 동등하게 취급할 것을 거부하는 법률과 비교하고 있다.

그는 "이 비유에 담긴 함의는 어떤 반대 의견도, 불씨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 의해 이용당할 수 있다"며 "그러므로 "모든 주에 하나의 결혼관을 강요함으로써, 다수의견서는 전통적인 결혼관을 지닌 미국인을 소외시킨다. 과거에 있었던 게이나 레즈비언에 대한 혹독한 취급을 되새기며, 일부 사람들은 그와 정반대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정서가 만연한다면, 미국은 쉽사리 낫지 않는 쓰린 상처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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