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은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 중 갑신정변당시 상황을 담은 고문서를 디지털화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규동이 민관식에게 보낸 편지.   ©국립중앙도서관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은 3일 1884년(고종 21) 10월 26일에 한규동이라는 사람이 고산현감인 민관식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당시 한규동은 갑신정변이 일어난 3일 동안의 상황을 시간 순서에 따라 편지지 앞뒤로 빼곡하게 적었다.

'서울에 전에 없는 변괴[갑신정변]가 일어났습니다.(중략) 17일 밤에 각영(各營) 장신(將臣)들이 전의감(典醫監)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별궁(別宮)에 화재가 났다는 보고를 받고 운미영감[芸楣令監 : 민영익]이 살피러 나갔는데 갑자기 어떤 흉인(凶人)들이 견갑(肩甲)과 귀 뒤를 칼로 쳐서 다시 전의감에 들어왔다고 합니다.(중략) 18일 경우궁(景祐宮)으로 파천했던 임금이 환궁하였고, (중략) 19일 밤에 원세개(袁世凱)가 군대를 이끌고 들어온 후 일인(日人)이 물러갔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 소장된 고문서에서 발견됐다. 토론토대학교에 소장된 여흥민씨 고문서는 모두 333건이며 이 중 293건이 간찰(편지)이다. 간찰의 수신자는 모두 민관식(閔觀植, 1825∼1886)으로 고산현감과 공주판관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기인 1884년과 1885년 두 해에 걸쳐 집중되어 있다.

이와 함께 국립중앙도서관은 조선말기 한 지방관을 지낸 민관식의 편지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과거와 벼슬의 청탁 등 당시 사회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아울러 민관식은 여흥민씨 척족세도(戚族世道)의 또 하나의 중심 역할을 했던 민병석(閔丙奭, 1858∼1940)의 생부다. 때문에 도서관은 그의 편지는 여흥민씨 척족정치의 실상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한다.

이 고문서의 원문과 해제는 국립중앙도서관 한국고전적종합목록시스템을 통하여 볼 수 있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여흥민씨 민관식가 고문서'를 디지털화하고 이에 대한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학술 행사를 개최한다. 학술행사는 오는 5일(금) 오후 2시부터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B3)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행사에서는 국외 소재 한국 고문헌 조사와 활용방안을 주제로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소장 여흥민씨 민관식가 간찰자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발표는 '여흥민씨 민관식가(閔觀植家) 간찰의 자료적 특징' (김효경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 '캐나다 도서관의 첫 한국 고문서 : 여흥민씨 민관식가 고문서의 수집과 활용' (이혜은 학예연구사, Hana Kim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도서관장)과 함께 '지방관의 칭념(稱念) 서간을 통해 본 조선말기 사회상' (김현영 국사편찬위원회 연구편찬정보화실장), '갑신정변 전후 여흥민씨의 동향'(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장) 논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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