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교회협의회 4월 정기 포럼이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132길 서울영동교회에서 '총체적 위기앞에 선 한국교회의 대응(하나님 나라 목회적 대안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열렸다. 사진은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선일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윤근일 기자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국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132길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교회협의회 4월 정기 포럼에서 '총체적 위기 앞에 선 한국교회와 하나님 나라적 목회 대안'이라는 제목의 발제에 나선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는 이같이 밝혔다.

김선일 교수는 미국 교회의 현실을 보여준 'When God Left the Building' DVD의 내용을 소개하며 "(DVD에 나온) 교회들이 비워지고 우울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실이 한국에서도 이미 전개 중인 것으눔ㅍㄷ 아닌지 보게 된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내적인 위기에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선일 교수는 "최근 신앙여정에 들어간 이어령 교수가 한국교회의 위기는 문명의 위기라고 진단했다"며 "교회마저도 이러한 패러다임에 끌려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선일 교수는 "존 하워드 요더에 의하면, 나사렛 예수의 인간됨이 하나의 문화적 실체라고 주장했다"고 언급하고, "공동체가 함께 삶의 약속을 지키며 이 땅을 유익하게 보존하고, 공동체를 경축하며 우리의 유산을 어떻게 기억시킬 수 있는지 그 결정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말로 기독교가 차별화된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그리스도를 주로 섬기는 차별화된 생활양식 공유를 통해 세상에 영향을 주는 것이 기독교적 문화 변혁의 실천"이란 이야기다.

한국교회가 속한 한국사회에 대해 김선일 교수는 '공포와 선망의 문화'라고 말했다. 이는 몸짱과 얼짱으로 대표되는 선망의 문화 가운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는 공포의 문화가 한국의 현실이란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공포와 선망의 문화가 결국에는 우리의 사회 의식을 마비시켜 시민사회의 역량과 덕목을 성숙시키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즉 자기 중심적인 삶에 사람들이 탐닉하고, 더 나아가 개인과 가족이라는 소우주에 사로잡히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공동체지수가 가장 낮은 지수를 받게 된 이유도 이런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김선일 교수는 한국 사회의 위기는 한국 교회에도 위기이지만 또한 기회라고 진단한다. 즉 교회가 대안적 공동체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게 김선일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교회의 지역사회 봉사를 예로 들며 어느 특정 대상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프로젝트를 경계한 후 "서비스는 있지만 케어는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사람들이 어울리고 친구가 되게 하는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즉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구원의 문화가 나와 복음적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에 필요한 문화를 ▲복음의 문화 ▲구원의 문화 ▲전도의 문화 ▲선교의 문화로 규정하고, 이러한 문화들의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실례로 김 교수는 미국 시애틀과 영국 성공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동체 문화를 언급하며, 작은 단위의 선교적 공동체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시애틀 마스힐교회의 지교회 중 가장 큰 회중인 벨뷰 캠퍼스에서 하는 일상적 소규모 공동체 운동과, 영국 성공회의 선교형 교회가 세속화된 지역에서 교회 공동체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례로 들었다.

김선일 교수는 "한국교회가 열심히 모방했던 서구교회들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현대기술문명의 병폐로 힘들어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일상의 친밀한 선교적 공동체로 접근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며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신실한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하나님 나라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데 헌신한다,면 그 나라는 겨자씨와 누룩처럼 세상으로 강력하게 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복음주의교회협의회 포럼은 김선일 교수의 발제와 더불어 한국교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총체적 난국속에서 나온 시행 사례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낮은마음교회 오준규 목사와 광주다일교회 김의신 목사는 각각 개척교회에서 시작한 시행사례와 기존교회에서 변혁한 사례를 들어 참석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협의회 관계자는 "한국교회는 나무의 가지가 잘림으로써 곳곳에 눈물이 나오고 복음 전파의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지혜를 모으고 대화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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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교회협의회 #김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