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한 이집트 기독교인의 친척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협력하는 한 리비아 무장단체가 최소 20명의 이집트 기독교인을 인질로 붙잡고 있어 기도가 요청된다.

이 리비아 무장단체는 지난해 12월 29일 해변도시 시르테(Sirte)에서 차를 타고 이집트로 돌아가는 7명의 기독교인을 납치했으며, 지난 1월 3일에는 무장 대원들이 시르테의 건물을 급습해 거주하고 있던 13명의 이집트 기독교인을 납치했다. 한 목격자는 복면을 한 무장 대원 15명이 차량 4대에 나눠 타고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주택을 일일이 돌아다녔으며,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해 기독교인은 인질로 잡고 무슬림들은 풀어주었다고 말했다. 무장단체 조직원들은 기독교인이 적힌 명부를 들고 다녔고, 사람들에게 신분 증명서를 요구해 기독교인으로 확인되면 바로 납치했다.

납치된 이들과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이샤크 씨는 "우리도 끌려갈지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서 밖에 나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무장 침입자들 중 한 명은 건물 거주자에게 기독교인들이 머물고 있는 방을 물어봤으며, 이들이 잠자고 있던 방문을 세게 두드렸다.

이샤크 씨는 "그 방의 7명 중 한 사람이 일어나 방의 철문을 열자 무장한 이들이 방에 들어가 기독교인을 모두 납치했다"고 말했다. 이후 3명이 머물고 있는 자신의 방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침임자들 중 한 사람이 "여기는 내버려두자.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납치된 이집트 기독교인 20명의 사진은 1월 12일 IS 공식 사이트에 올라왔으며, 고향 친인척들에 의해 이들의 얼굴이 확인됐다. 이집트 정부는 리비아 당국과 대화 중이라고 말했지만, 현재 납치된 이들이 살아있다는 사실만 확인한 상태다.

납치당한 이들의 가족 중 몇몇은 월드워치모니터(World Watch Monitor)에 이집트 당국에 보낸 자신들의 탄원서가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질 가족 중 한 사람은 "납치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외무부는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이집트 출신 노동자들은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당파 싸움의 중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비아의 건설 노동직과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 중 일부는 기독교인이고, 기독교인 중 대부분은 콥트교인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동부 토브루크(Tobruk)에 있는 리비아 정부와 서부 트리폴리(Tripoli)에 있는 상대 정부는 투쟁 중이다. 또 리비아 동부에 기반을 둔 안샤르 알 샤리아(Ansar al-Sharia) 무장단체의 지도자 무함마드 자하위(Mohammad al-Zahawi)는 지난 10월 정부군과의 교전 중에 부상을 입어 1월 25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와 동맹한 시민군은 이집트 정부가 토브루크 정부를 지원한 것을 질타했다.

이집트의 콥트교인들은 내전 후 반정부군의 주요 목표물이 되고 있다. 지난 12월 23일에는 자택에서 수르트 지역의 두 명의 기독교인 의사가 10대 딸들이 있는 자리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고, 딸들의 시신은 며칠 후 사막에서 발견됐다.

오픈도어는 "납치된 20명의 이집트 기독교인이 풀려나도록, 이들이 하나님을 의지하여 어려운 상황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IS의 영향력이 중동 지역을 넘어서고 있는데, 다른 무슬림 관련 단체들이 요동하지 않도록 기도하고 각 정부가 이들에게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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