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서 목사측의 단독 공동의회가 진행되자 황 목사측은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이후 성도들은 교회 등으로 해산했다.   ©이지희 기자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지난 2011년부터 당회장 자격 시비, 불법 대리당회장 파견 논란 등으로 분쟁을 겪고 있는 강북제일교회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인서 목사 측이 종로5가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지난 18일 오전 11시 2부 예배까지 마치고 단독 공동의회를 시작한 이날 오후 12시 20분경. '평화로운 공동의회, 자유로운 의사표현', '강북제일교회 세례교인 막지 마세요!' '불법공동의회 안 됩니다'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든 약 2천여 명의 황형택 목사 측 세례교인들이 기념관 입구로 운집했다. 같은 시각 조인서 목사 측 교인 5백여 명은 공동의회에 참여해 황 목사 해임 및 위임목사 청빙을 다룬 '2014년 3월 23일 공동의회 결의 재확인 건' 등을 처리했다. 황 목사측 교인들은 입구에 주차된 대형버스와 상대편 교인 등의 강력한 제지로 결국 공동의회에 출입하지 못했고, 조 목사측의 단독 공동의회로 끝났다. 이날 양측 교인들 간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면서 황 목사측이 혜화경찰서, 강북경찰서에 신변 보호를 요청, 영하 7도의 추운 날씨에 아침부터 수백 명의 경찰이 백주년기념관 인근에 배치되어 있었다.

강북제일교회 조인서 목사측이 백주년기념관에서 2부 예배를 드린 시간 주변 모습   ©이지희 기자

다행히 이날은 양측이 큰 충돌 없이 넘어갔다. 그러나 조 목사측 공동의회의 적법성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황 목사측은 이날 12시 30분경 '공동의회 참석 무산에 대한 강북제일교회의 입장' 발표에서 "불법 대리당회장이 소집한 당회와 공동의회는 불법, 무효"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 공동의회에 참석하고자 한 이유는 ▲조인서 목사측 공동의회가 불법 무효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18세 이상 세례교인만 2,535명이 넘는 것을 보여주며 ▲작년 3월 23일 공동의회의 불법 선포를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조 목사측이 미아동 강북제일교회 성전 입구에 공고한 공동의회 일정.   ©이지희 기자

이날 황 목사측은 9시 1부 예배를 드린 후 대형버스 40대를 이용해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백주년기념관에 도착, 공동의회에 참석하려 했다. 이들은 "조 목사측이 지난 11일 주일 새벽 미아동 강북제일교회 성전 정문에 소집 공고문을 부착하여 당일 우리 측 세례교인 2,535명이 공동의회 참석을 위해 서명하고, 조 목사측에도 우리 측 명단을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목사측은 이날 '강북제일교회 공동의회 안내문'에서 "황 목사측이 넘긴 명단은 아무런 인적사항도 없이 '박*자'하는 식의 별표(*표) 가득한 명단이었다"며 "이름과 함께 최소한 추가적 인적 정보라도 주었으면 미리 공동의회 회원인지 확인해 회의의 원만한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북제일교회 황형택 목사측 성도들이 불법 공동의회 강행에 항의하며 서 있는 모습   ©이지희 기자

이날 양측 장로 대표 각 2명씩 모두 4명은 경찰의 중재로 공동의회 참석과 관련해 협상에 나섰으나 11시 40분경 협상은 결렬됐다. 대신 황 목사측은 조 목사측이 공동의회 후 미아동 예배당에 오지 않으면 자신들도 백주년기념관 앞마당에서 평화적으로 의사를 표명한 후 돌아가겠다고 먼저 제안, 조 목사측이 미아동 예배당 진입 계획을 유보하면서 무력 충돌은 피했다. 조 목사측은 이날 공동의회에 참석하려면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계속 요구했으나, 황 목사측이 대강당 안 성도들도 함께 세례교인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를 요구하자 이를 거절했다.

■ 미아동 강북제일교회 조 목사측 중장비 동원

조 목사측은 18일 미아동 성전에 중장비 2대를 투입했다(왼쪽 사진). 경찰이 제지하자 승용차가 나타나 기사만 싣고 사라졌다(오른쪽 사진).   ©이지희 기자

한편, 이날 새벽 강북제일교회 성전에는 포크레인 두 대가 동원됐다. 지난 12일 강북제일교회카페에는 "황 목사측이 공동의회에 온다면 공동의회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심사"라며 "공동의회를 마친 후 즉시 미아동 교회에 들어가 황 목사측 교인을 쫓아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포크레인과 산소용접기를 동원해 교회 철문을 해체시킨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황 목사측 관계자는 "공갈, 협박 의도가 있는 게시글에 대해 사이버수사팀에 구속수사 의뢰를 한 상황"이라며 "실제 18일 새벽 포크레인 두 대가 교회 정문과 담장을 헐기 위해 왔으나, 경찰이 출동하자 승용차가 와서 기사들만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조 목사측은 이날 "공동의회 소집, 결의가 불법이라고 하면서 왜 예배까지 포기하면서 참석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는 공동의회를 저지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황 목사측이 지난 8월에는 자신들의 공동의회 회원이 6,540명이라고 했으나 2,353명으로 줄었다"며 "우리는 1,300여 명의 세례교인이 있다"고 말했다. 조 목사측은 이날 공동의회 참석자 수가 9백여 명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적은 것으로 보인다. 황 목사측도 "1,300여 명의 성도를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 공동의회 합법, 위법 논란 계속

강북제일교회 황형택 목사측 성도들이 불법 공동의회 강행에 항의하며 서 있는 모습   ©이지희 기자

황 목사측은 11일 공동의회 소집 공고를 확인한 후 14일부터 두 차례 이번 공동의회가 불법이라는 내용증명을 조 목사측에 보냈다. 황 목사측은 "이번 공동의회 결의가 불법 무효임을 법적 소송으로 밝힐 것"이라며 "공동의회를 주재한 이광형 대리당회장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 목사측은 "황 목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이미 난 상황인데 아직도 1,2심에 매달리는지 모르겠다"며 "법적으로 확고하다면 왜 설교도 못하고, 인터넷에서 당회장이라는 말을 서둘러 삭제하며 통고서도 그 분(황형택 목사) 이름으로 보내지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황 목사측 관계자는 "26년 전 하용조 목사님에게 목사안수를 받았고, 6년간 강북제일교회 담임목사로 목회를 잘하시던 분에 대해 일부 불만세력을 중심으로 음해성 의혹이 제기됐다"며 "목회자 초빙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들에 대해 반대측이 계속해서 문제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 넘게 예배장소를 16군데나 옮겨 다니면서도 강북제일교회를 다니는 것은 황 목사님 때문"이라며 "황 목사님은 우리에게 폭력과 악으로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본인도 일절 상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황 목사님의 실추된 명예가 회복되기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북제일교회 분쟁은 예장통합총회와 평양노회에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 목사측 교인들은 사태 초기, 당시 평양노회장 A목사가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사해 공정하게 판단하지 않고 평신도 B씨의 말만 듣고 일방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총회 재판국도 정치적 측면에서 교회 사태를 다뤘다"며 "한 예로 2010년 황 목사님 시무 당시 장로 장립을 받은 10명에 대해 총회 재판국이 조 목사측 장로 4명만 인정하고, 우리 측 장로 6명은 장립 무효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2011년 황 목사가 목사 자격이 없다고 해고 통지를 받은 뒤 총회 재판국은 앞서 피택장로 10명이 5개월 교육 기간을 지키지 않아 모두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후 조 목사측 4명의 장로만 인정하고,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무효를 선언하는 등 편파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날 황 목사측과 조 목사측은 모두 취재진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황 목사측의 한 성도는 "과거 충돌 사진을 촬영한 한 언론이 우리가 쇠파이프를 들었다고 설명했는데,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옆에 있던 대걸레의 막대 자루를 들었고, 실제 사진을 자세히 보면 막대 자루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리가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 공정하게 보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목사측의 관계자들도 이날 기자에게 "편파보도가 아닌 우리 측 의견도 공정하게 다뤄달라"고 요청했고, 1부 예배 사진 촬영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조 목사측은 공동의회의 언론사 취재를 전면 거부하는 과정에서 일부 성도가 기자들에게 먼저 욕설을 하여 마찰을 빚기도 했다. 공동의회 후에도 "오늘 공동의회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현장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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