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삼성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기입원 속 조용하게 새해 출근 첫 날을 맞았다.

삼성은 그간 매년 1월2일 이건희 회장 주재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원 총 1,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하례식을 열었다.

이 회장은 매년 겨울철 건강상의 이유로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며 요양과 경영구상을 했지만 신년하례식을 앞두고 반드시 귀국할 만큼 이 행사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었다.

이 회장은 신년하례식에서 직접 신년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 메시지는 사내 매체인 '미디어삼성'을 통해 한·중·일·영어 등 4개 국어로 전 세계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됐다.

하지만 올해는 신년하례식이 취소된 만큼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는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명의의 신년사도 없었다.

당초 이 회장 대신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명의로 신년사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삼성은 그룹 차원의 신년사 자체를 내지 않았다.

대신 각 계열사별로 2일 또는 5일 조용히 시무식을 치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해 사장단과 임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주문했다.

특히 그는 스마트헬스,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미래 경쟁력을 확충할 것을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올해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업계간 경쟁도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며 "기존 주력사업은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선진시장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에서도 우위를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기업간거래(B2B),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IoT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당부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올해를 초일류 소재·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사장은 이를 위해 '소재와 배터리의 핵심 경쟁력 확보'를 통해 사업 일류화를 이루고, '입체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꿔 나가며, '소통과 도전의 기업 문화 정립'을 실현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삼성은 삼성특검이 불거진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신년하례식을 열지 않았다. 당시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주요 사장단이 시무식 겸 신년하례식을 겸한 인사회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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