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급교회 부흥을 위한 컨퍼런스가 21일 국군중앙교회에서 열렸다.   ©이지희 기자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군대가 '황금어장'이라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다. 군내 종교 자유화와 타종교의 적극적인 투자, 기독 청년 감소로 군인교회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군인신자도 1996년 24만 5천여 명에서 작년 13만 1천여 명으로 크게 줄었고, 진중 세례자 수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21일 국군중앙교회에서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MEAK) 부설 군선교연구소(소장 소강석 목사)가 조사, 발표한 군인교회의 현실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MEAK가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2일까지 군선교교역자 6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249명 중 70%는 대대급교회에서 사역하고, 46%는 교역자의 사역기간이 5년 이하였다. 또, 32%의 군인교회는 주일예배 평균 출석인원이 51~100명 사이로 나타났으며, 31% 교회는 선교비가 연간 100만 원 미만이었다.

이날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군선교 활성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편, 44%의 군인교회가 초신자 양육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양육 교육을 하지 못하는 교회도 40%에 이르렀다. 제자 양육 교육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45%), 교사가 없어서(23%)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예배 후 장병들이 교회에 머무는 시간이 30분 이내인 교회가 60%를 넘었다.

일반교회(외부교회)와 자매결연을 한 군인교회는 19%, 자매결연을 하지 않은 군인교회는 69%로, 이 컨퍼런스 기간 일반교회와 자매결연을 희망하는 군인교회는 81%에 달했다. 또 군선교교역자들은 외부교회로부터 가장 시급히 지원받아야 할 것으로 양육교사, 찬양단을 꼽았다. 외부교회의 지원 시간은 주일 오후(44%), 지원 주기는 월 1회(39%), 선교비지원금액은 월 100만 원(29%)이 가장 적당하다고 대답했다.

한국군선교연구소는 이처럼 열악한 군선교 현장을 개선하고, 효과적인 군선교 사역을 위해 군인교회와 일반교회의 1:1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대대급교회 부흥을 위한 컨퍼런스'도 이러한 취지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이날 현역사단 군종목사, 대대급 군선교교역자, MEAK 16개 국내지회 후원교회 사역자들에게 1:1 자매결연의 취지와 모델을 소개하고, 군인교회와 일반교회의 상담카드를 수집했다. 또 교회의 관심, 재정 능력, 사역자 구성 가능성 등에 따라 '평신도 중심의 양육지원 사역', 군선교 교역자가 없는 곳에 교역자를 파송하는 '지교회 결연 전담 사역', 여러 교회가 연합하여 군인교회를 돕는 '지역교회 연합 전담 사역', 찬양공연, 위문공연 등을 하는 '순회사역' 등 다양한 사역 유형을 제안했다. 컨퍼런스가 끝난 후에도 상담카드 접수는 계속되며, 각 교회의 필요와 관심사, 지원역량을 명확하게 파악한 다음 군인교회와 일반교회의 결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군선교 종합브리핑에서 MEAK 총무 김대덕 목사(좌)는 군선교의 현주소와 컨퍼런스 취지, 공동과제를 발표했으며 군선교연구소 연구위원 정세준 군종목사(우)의 대대급교회 활성화 사례를 소개했다.   ©이지희 기자

MEAK와 한국군선교연구소는 1:1 결연이 진중 세례신자의 자대 군인교회 정착을 돕고, 특히 군에서 세례받은 청년장병의 70%가 신앙생활을 하는 대대급교회 부흥을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MEAK 총무 김대덕 목사는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와 불신자 전도의 난제 가운데 다음세대 선교는 군선교 외 별다른 대안이 없다"며 "수세 장병을 자대 군인교회에 정착시키는 것을 핵심과제로 보고, 초신 장병의 신자카드 수집과 집중 양육, 건강한 병영 만들기(기독장병의 선샤인 육성), 수세 장병의 지역교회 결연 및 전역 후 출석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대대급교회를 중심으로 전국 3백여 일반교회와 1:1 결연을 하고, 수세 장병을 대상으로 집중 전담 양육 사역을 진행할 것을 제시했다.

MEAK 선교팀 김성희 주임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군인교회는 부대 여건상 교육하지 못하거나 교사, 사역자 부족으로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예배 후 교회에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신세대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부족한 사역자, 선교비 등을 위해 일반교회가 기도와 물질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장합동 군선교사회 전 회장 안만국 목사(성불무리교회)는 '대대급교회 사역과 현실'을 다룬 영상을 통해 "군선교는 모든 청년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말한다"며 "하지만 대대급교회의 예배 참석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매우 심각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양육, 찬양, 위문, 교회관리 등 대대급교회가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지역교회와 연합하는 방법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사역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지역교회는 해외선교도 중요하지만 군선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인식 변화를 바탕으로 전방 대대급교회까지 1:1로 결연해 지교회 개념으로 기도와 물질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선교연구소 연구위원 정세준 군종목사(경비단교회)는 "민간교회의 접근성이 용이한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군인교회도 주일학교 등이 잘 구비된 교회를 희망하는 간부 가족의 출석률이 점점 떨어지고, 재정 자립성이 취약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2011년 9월부터 삼일교회와 협력하여 대대급교회인 경비단교회를 정착시킨 그는 일반교회와의 협력사역으로 기도사역, 월 1회 함께 예배드리는 예배사역, 교회 환경미화, 위문공연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역으로 소그룹 사역을 꼽았다. 정세준 군종목사는 "일반교회와 함께 소대별 소그룹, 신우회 조별 소그룹을 하며 장병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익명성을 제거해, 이들이 복음 안에서 성장하는 바탕을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군인교회는 예배와 소그룹(양육)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며, 외롭고 고독한 대대급교회 목회자도 회복과 성장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모델 제시와 모범 사례 소개는 군선교연구소 부위원장 박기영 목사(맨 왼쪽)의 사회로 이경희 새에덴교회 전도사(가운데), 안광호 시냇가푸른나무교회 집사(맨 오른쪽) 등이 사역 모델을 발표했다.   ©이지희 기자

이 외에 새모델 및 모범사례로 새에덴교회 이경희 전도사는 '평신도 중심의 양육지원 사역', 시냇가푸른나무교회 안광호 집사는 '지교회 결연 전담사역', 황지교회 군선교위원장 주양식 장로는 '태백시 지역교회 연합 전담사역', KVMCF 복음봉사단장 김영덕 장로는 '최전방부대 순회사역'을 소개했다.

이경희 전도사도 이날 "신병 세례자를 위한 양육과 군인교회 정착, 양육된 군성도를 통한 동료군인 전도, 군성도의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위한 지역교회와의 긴밀한 연계가 중요하다"며 "특히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누군가 함께해 줄 수 있는 양육이 군선교의 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새에덴교회가 군인교회인 산성교회, 반석교회, 항공교회(올해 3월까지)에서 사역한 결과 예배 인원이 4.3~6배나 증가했다. 이 전도사는 "일반교회에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인 사역을 하면서 군인교회 자립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개회식, 개회예배, 군선교 종합브리핑, 새모델 제시와 모범사례 소개, 테마별 부스를 운영하는 워크숍 등으로 이어졌다. 개회식에서 군선교연구소 실행위원장 이정우 군종목사는 "대대급교회 부흥이 한국교회 군선교 부흥에 직결되는 차원에서 이번 모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국군중앙교회 임광상 군종목사는 "침체된 군선교 환경 속에서 이제라도 대대급교회를 부흥시켜야 한다는 특별한 의지를 가지고 시작한 이 일을 섬기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개회예배에서 '나의 사명, 나의 행복이여'(행20:17~24)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한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가 위기이고 군선교도 어려움을 맞고 있다"며 "군선교의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으려면 특별히 대대급교회의 신자를 양육, 정착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민간교회가 자매결연을 하여 꾸준히 도와주면 군선교가 일어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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