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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박태환(25·인천시청)이 23일 2014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동메달을 거머쥐기까지는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야 했다.

운동 선수가 숱한 경쟁을 뚫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자격을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그 대회 장소가 안방이라면 실력 뿐 아니라 엄청난 운까지 따랐다는 증거다.

박태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최고의 슈퍼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대회 전부터 연일 화제가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박태환은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 부문 1,2위를 놓치지 않았다.

세 번의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두 번의 아시안게임을 경험한 박태환이지만 이번 대회가 주는 부담감은 앞선 대회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홈 팬들 앞에서 처음 메이저대회를 치르는만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훨씬 더했다.

박태환은 지난 21일 자유형 200m에서 이번 대회 첫 번째 레이스를 펼쳤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결과는 동메달이었다. 3연패의 꿈은 무산됐다.

당시 박태환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대한 무게감이 많았다. 경영의 첫 날, 첫 경기가 자유형 200m라 나 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과 수영 관계자,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기대했다. 그 무게감을 이겨내고 싶었지만 몸이 안 따라줬다"고 털어놨다.

첫 경기를 치르며 조금 홀가분할 것처럼 보였지만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박태환은 이날 자유형 400m 예선을 끝낸 뒤에도 "한국에서 하는 것이 약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부담이 많은 것 같다. 컨디션 조절을 잘 했는데 첫 날부터 부담이 지속되니 느낌이 개운하지는 않다"고 이틀 전과 비슷한 말을 남겼다.

선수가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 관심을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때는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박태환과 같은 경우다.

자유형 400m 결승에 나선 박태환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내팬들 앞에서 임한 메이저대회에서 압박을 딛고 혼신의 레이스를 펼쳤다. 초반 페이스를 유지하던 박태환은 후반 들어 급격히 처졌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자 쑨양(23·중국)과 유망주에서 슈퍼스타로 거듭난 하기노 고스케(20·일본)가 박태환에 앞서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의 최종 기록은 3분48초33. 자신이 보유한 시즌 베스트 기록인 3분43초15보다 5초 넘게 못 미쳤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박태환은 "몸은 괜찮다고 해도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200m에 이어 계속 지쳤던 것 같다. 이겨내야 할 부분이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고 전했다.

그는 "연습대로만 했어도 무난히 1등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주위에서 집중을 하도록 도와줬으면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이슈가 많이 되다 보니 여러 일들이 많았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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