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육군 A사단 의무부대에서 6개월 동안 폭행 및 성추행 등 가혹행위가 발생했음을 확인하고 검찰총장에게 전역한 가해사병 2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4일 밝혔다.

또 인권위는 국방부장관에게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파견 병력 관리감독에 대한 규정을 제정하고, 업무 매뉴얼을 수립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군인권 관련 시민단체는 "피해자 B(이병)는 2012년 10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부대 내에서 선임병들로부터 폭언·폭행 및 가혹행위와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8월 6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해당부대에서 고질적 병영악습이 있음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10월 31일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직권조사를 개시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B이병은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A사단의 파견 의무병으로 근무하는 동안 선임 의무병 3명에게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수차례 당했다.

해당 선임 의무병들의 가혹행위는 머리박기, 엎드려 뻗쳐, 베개로 성기 때리기, 양쪽 다리를 잡고 다리 사이에 발바닥으로 성기를 문지르는 행위, 연병장 돌리기 등 다양했다.

그러나 가해자 3명 중 1명만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을 뿐 나머지 2명은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 전역했다.

인권위는 "사회상규 및 보편적인 정서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심과 모멸감을 유발한 행위"라며 "강제추행 등의 성폭력 행위는 기본권 침해에 따른 해악이 매우 깊고 사회적 비난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해당 의무대가 독립적 공간에 설치돼 있어 적절한 지휘와 관리감독이 되지 않은데 기인한다.

인권위에 따르면 해당부대에는 부대원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신고할 '마음의 편지' 신고함이 없었으며, 파견 의무병력에 대한 점호, 파견돼 배속된 부대와의 공조체계 및 책임범위에 대한 기준, 군의관 퇴근 후 업무 인수인계 등 구체적인 관리감독 체계가 미흡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마음의 편지' 등소원수리 제도, 전·공사상 심사 및 국가유공자 보상제도 등 진행중인 '군인 권리보호· 구제체계에 대한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실시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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