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동부그룹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인수를 포기하면서 동부그룹 구조조정 일정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포스코만 바라보다 동부그룹 재무개선의 기회를 놓쳤다는 책임론에 휩싸였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부그룹의 주식은 동부제철 패키지 딜 무산 후폭풍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동부건설 주식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주저앉았고, 동부CNI, 동부제철은 14% 넘게 주가가 폭락했다. 1만150원대에 거래되던 동부제철 채권 거래가격은 하루만에 9200원까지 떨어졌다.

금융권에서는 동부에게 자율성을 주지 않은 산업은행과 채권단의 사재출연 제의를 거부하다 동부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친 김준기 동부회장의 책임을 거론한다.

산업은행은 지난 2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발전을 각각 팔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포스코와 인수협상을 벌여왔다. 경쟁을 통해 돈을 더 받는 게 유리한 동부그룹은 매각 방식 변경을 요구했지만, 산업은행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포스코의 인수결정만 기다렸지만 포스코의 인수포기 선언으로 산업은행은 난처한 입장에 서게 됐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패키지 매각에서 개별매각 방침으로 전환하고 동부그룹에 대한 반강제적 구조조정협약인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은 동부제철 경영 정상화를 위해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씨 소유의 동부화재 지분(14.06%, 5월 말 기준)을 담보로 요구하고 있다. 동부 측은 제조업 부문과 금융업 부문이 엄연히 구분돼 있다는 논리로 거부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이날 "2012년에 동부그룹 제조부문과 금융 부문은 지분관계를 모두 정리해서 양쪽이 직접적인 주식 관계가 없고 오너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만 형성돼 있다"며 "동부제철을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도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워크아웃 절차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정도면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동부그룹의 유동성이 악화될수록 김 회장이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크다. 동양그룹처럼 동부그룹도 공중분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포스코만 바라본 산업은행처럼 자기욕심에 채권단의 제안을 수차례 거절한 김 회장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동부제철은 과도한 부채로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내고 있어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다. 채권단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매각이 지지부진해지자 동부제철 유상증자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업황이 좋지 않아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게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동부그룹 유동성 확보에 대안이 없어 자율협약 이후 채권단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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