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교수(한국오픈도어선교회 공동대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선교학 교수)

지난해 그분의 사무실에서 만난 브라더 앤드류는 파키스탄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여독이 채 풀리지 않는 피곤한 모습이었다. 나는 여든세 살의 그가 탈레반 세력이 준동하여 몹시 위험한 상황의 파키스탄을 계속해서 다니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그곳에서 탈레반의 정신적 지도자로 알려진 한 이슬람 지도자를 만났고, 기독교인들에 대한 모든 적대적인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다. 과연 그런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위가 진정한 이슬람의 모습인지 양심을 찌르는 호소를 하였다. 이슬람 지도자는 브라더 앤드류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자신도 그런 폭력적인 행위를 절대 동조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하였다. 브라더 앤드류는 그곳에서 교회는 폭파당하고 교인들을 테러로 잃은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슬픔에 동참하려 애를 썼다.

두만강 변의 한 보호처소에 오랫동안 중국을 오고 가며 신앙적 훈련을 받던 한 북한자매가 현장의 사역자를 찾아왔다. 그 자매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특수 상황 때문에 당분간 중국으로 나올 수 없어 그곳에 있는 성도들과 더불어 스스로 신앙적 생존을 하겠다는 마음의 결심을 나누며 북한으로 귀환했다.

오래전 북한의 한 지역에서 중국을 오고 가는 중에 신앙을 갖게 된 한 형제가 그분의 신앙적 활동 때문에 북한 당국에 체포되었다. 그는 몹시 심한 고문을 당하였고, 고문받는 중에도 기도와 찬송을 멈추지 않자 고문하는 사람들이 그의 잇몸을 전부 부서트리는 잔혹한 행위를 하였다. 그는 처형당하는 내내 하늘을 바라보았고 그의 얼굴에 광채가 났으며 장렬하게 순교하였다. 그분의 순교 장면을 지켜본 남아있는 성도들은 더욱 용기를 얻었고 하나님의 교회는 그 지역에서 꺼지지 않고 계속 누룩처럼 확산되었다.

얼마 전 시리아의 한 목사님이 서방세계로 망명할 것을 서방의 교회지도자를 통해서 제안을 받았다. 그는 시무하던 교회가 불태워지고 자신과 가족의 생명이 위협받는 위기상황이었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분명하였다. 시리아의 교회와 교인들을 버리고 떠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교회는 고난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고 신앙의 자유가 풍족하게 주어진 환경 가운데서 오히려 신앙적인 퇴보가 있지 않은지 우리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고난은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고난 당하는 성도들의 삶을 묘사하면서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우리 교인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 받은 것은 또한 고난의 부름이기도 하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항상 고난을 짊어졌고,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지나간 선교역사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나타낸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교회는 고난의 영적 야성을 회복해야 한다. 일부러 고난을 자초할 수는 없지만, 신앙 때문에, 지상명령의 순종으로 인해 고난 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오늘도 북한 땅의 성도들은 끊임없이 고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분들은 주님 때문에 고난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약한 성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원수 마귀는 그날이 가까울수록 자신의 때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아서 우는 사자처럼 준동하고 있다.

고난의 영성을 가지지 못하면 오늘의 시대에 주의 일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고, 한반도의 복음화와 동아시아의 복음화를 수종들 수 없다. 한국교회는 고난의 영성을 회복하는 가운데 고난 당하는 성도들을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야 한다. 이 거룩한 주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분복이요, 언약적 책임이며,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신자들의 사명이다.

필자소개 : 김성태 교수는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공동대표로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선교학 교수로 섬기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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