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삼성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체제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30일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마하경영'의 효율적 실행을 위해 미래전략실 팀장급 전진배치로 현장을 강화하고 권한을 위임하기 위한 취지라고 그룹측은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미래전략실의 사장급 임원들이 대거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기고, 이 빈자리에는 부사장급과 전무급 등 기존보다 낮은 임원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그간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의 팀장은 삼성전자 팀장급보다 높은 직급이 맡아왔는데, 이번에 인사를 계기로 그 기조가 역전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인용 사장 등 핵심 인사들이 전자로 대거 자리를 옮기는 것은 그룹 차원의 전반적인 주도권과 실질적인 영향력이 삼성전자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삼성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급이 맡아온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에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를 선임했다. 이준 신임 팀장은 조선일보 출신으로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에서 보도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또 인사지원팀장에 정현호 경영진단팀장 부사장, 전략2팀장에 삼성물산 기계플랜트사업부장인 부윤경 부사장을 선임했다. 기획팀장에는 이수형 준법경영실 부사장, 경영진단팀장에 박학규 삼성전자 무선지원팀장 부사장, 준법경영실장에 성열우 준법경영실 부사장, 비서팀장에 이승구 삼성전자 상무를 각각 선임했다. 김종중 전략1팀장(사장)은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부사장급이 맡았던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에는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사장을 앉혔고, 전임자인 김준식 부사장은 해외연수를 떠나기로 했다.

아울러 정금용 인사지원팀장 부사장이 삼성전자 인사팀장으로, 김상균 준법경영실장 사장이 삼성전자 법무팀장, 육현표 기획팀장 부사장이 삼성경제연구소 전략지원총괄 사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발전속도나 위상에 비해 경영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에 전문성을 갖춘 미래전략실 인사들을 계열사에 배치해 회사의 덩치에 걸맞은 스태프 조직을 갖추고 전반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소송,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안전관리 등 각종 이슈에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전략실은 앞으로 본연의 기능인 현장 지원 업무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조만간 이번 팀장급 교체에 따른 후속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래전략실의 또다른 핵심 임원들도 삼성전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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