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아(Noah)'의 한 장면. ⓒParamount Pictures.

최근 영화 '노아(Noah)'의 개봉과 함께 예술 작품들에서 성경 내용을 어느 수준까지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바이블게이트웨이(BibleGateway)는 사이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 기독교인들은 대체로 '성경 속 이야기를 다룬 헐리웃 영화들이 원래 쓰여져 있는 내용에 충실하기를 바란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 조사는 미국에서 '노아'가 개봉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이하 현지시간) 실시됐다. 응답자들의 60%는 "성경의 원래 이야기에서 조금만 벗어난 영화가 좋다"고 답했으며, 10%는 "성경 이야기는 절대 헐리웃의 구미에 따라 바뀌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대다수인 70%가 성경의 내용을 많이 바꾸지 않는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28%는 "성경 이야기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옮기기에 적합하고 예술적인 여러 변형들을 가해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영화 평론가인 브렛 맥크래큰(Brett McCracken)은 이처럼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원하는 '성경을 영화에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맥크래큰은 "만약 그것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 아니면 그 어떤 내용도 넣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영화 '노아'의 경우에는 사실상 인물들의 대사가 하나도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의 노아 이야기에는 그가 한 말이 단 하나도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충실한 반영'이란 성경 내용의 자체보다는 각 이야기 속에 담긴 내러티브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와 관련이 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크래큰은 "'충실한 반영'이라는 말을 생각해 볼 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원문에서 출발하든 간에 전달의 매개체가 바뀌면 우리는 그 매개체에 맞게 그 원문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며, "예를 들어 어떤 내용을 넣는다거나 빼는 것, 대화를 넣는다거나 하는 것이 그것이다. 러셀 크로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영화라고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많은 기독교인들이 영화가 성경 내용을 다루는 것에 대해 일종의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며, 이는 "헐리웃 영화 제작자들과 기독교인들 간의 세계관과 접근 방식의 차이에 대한 편견과 회의적 관점이 그들 안에 있기 때문인 듯하다"고도 말했다.

맥크래큰은 "기독교인들은 특정 영화가 성경을 충실하게 반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나 두려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최악의 경우라고 해봤자 사람들이 성경을 찾아보고 자신들의 기독교 친구들에게 이것이 정말 성경이 말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는 것 정도가 아닌가. 그리고 우리는 이를 우리의 비기독교인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견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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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기독교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