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정문   ©오상아 기자

커밍아웃(동성애자라 밝힘)으로 논란이 됐던 성공회 성직자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Love free or die)이 지난달 29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무단 상영된데 이어 다음날인 30일에는 고려대학교에서도 학교측의 반대에도 상영이 강행됐다.

이날 고려대 사범대 교육관을 대관해 상영하려던 주최 측은 이른바 '소수자인권보장'을 위해 대학생·대학원생들로 결성된 청년모임이라 주장하는 '두런두런'이란 곳으로, 학교측의 취소 통보에도 장소만 옮겨 사범대 건물이 아닌 생활도서관에서 상영했다.

영화배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조광수 감독은 1일 취소 이유에 대해 한 매체를 통해 "학부모들의 항의가 너무 많이 와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고 밝혔지만 학교 측의 답변은 달랐다.

고려대 사범대학 학사지원부는 3일 기독일보와의 통화에서 "항의 전화 때문에 취소를 했던게 아니라 사범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회가 있을때만 대관을 하는데, 처음에는 학회로 신청을 해서 대관을 허락했는데 사실확인을 해보니 '외부 단체'에서 하는 것이라 (대관을) 취소를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처음에는 역사교육과 학회에서 상영을 한다고만 했고, 외부 단체에서 한다는 내용은 신청서 속에는 없었다"며 "처음 신청했던 것과 내용이 달라지면 집회를 불허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의 불허 입장에 주최측인 두런두런은 "우리 모임 안에 역사학회 소속인 분이 있어 빌렸던 것이고, 모임 대상을 고려대생으로만 하면 허락해주실 수 있느냐 했더니 논란의 여지가 있으면 안 된다고 취소 이유를 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 관계자는 "가정(假定)을 가지고 얘기하지 말고 정식으로 다시 신청서를 만들어오면 허락할 것인지 검토하겠다고 답해줬다"며 "주최 측에서는 (대관 취소가) '내용 때문인가' 오해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청서의 내용과 구체적인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안 시점은 행사 전날 퇴근 시간이었다"며 "당장 행사가 내일인데 사안을 재검토할 여유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지난 11월28일 오후 동성애를 다룬 다큐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이 상영 될 예정이었던 감리교신학대학교 웰치세미나홀 제1세미나실 앞에 학교 측의 '이용 불허 통보'가 부착돼 있다.   ©장세규 기자

이 영화는 지금까지 성균관대과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고려대, 감신대 등 대학을 중심으로 상영돼 왔고, 이에 대해 '동성애 영화를 선전선동(宣傳·煽動)의 도구로 이용해 사회에 친동성애 문화를 확상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학내 상영과 관련해 국내 배급사인 레인보우팩토리 측은 "공동체 상영은 처음부터 추진했던 부분으로 대학별로 제안이 들어와서 상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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