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없이 오직 2~3명의 성인으로만 구성된 가구가 급증하는 등 한국의 가구구조 변화가 소득불평등 확대에 영향을 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문길 연구위원이 내놓은 '가구구성 변화와 소득불평등, 그 정책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고령화에 따른 가구구성의 소규모화, 무아동화, 유노인화 경향으로 소득불평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보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명 이상의 도시가구를 성인과 아동의 수를 조합해 13개의 가구구성 유형으로 분류해 1990년에서 2012년까지 가구구성의 변화가 소득불평등에 끼치는 영향 정도를 파악했다. 비교적 최근에서야 통계가 나온 1인 가구(2006년부터)는 가구유형과 소득불평등간의 관계를 밀접하게 연관 짓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제외했다.

연구결과, 전체 가구에서 아동이 없이 성인 2명으로만 구성된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9.9%에서 2012년 27.9%로 18.0%포인트 늘어 모든 가구유형을 통틀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아동 없이 성인 3명만으로 된 가구 비중도 1990년 6.9%에서 2012년 17.1%로 10.2%포인트 늘었다. 아동 없이 성인 4명만으로 된 가구 비중은 1990년 7.9%에서 2012년 13.1%로 5.3%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반해 성인 3명 이상과 아동 1명으로 짜인 가구 비중은 1990년 21.4%에서 2012년 10.5%로 10.9%포인트나 떨어졌다. 성인 3명 이상과 아동 2명으로 구성된 가구 비중 또한 1990년 10.9%에서 2012년 3.0%로 7.8%포인트 하락했다.

기사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가족 이미지 사진.

최근까지만 해도 표준가구로 분류되던 성인 2명과 아동 2명으로 구성된 가구 비중 역시 1990년 18.8%에서 2012년 14.1%로 4.7%포인트 감소했다.

성인 2명과 아동 1명으로 짜인 가구 비중도 1990년 14.5%에서 2012년 8.6%로 5.9%포인트 추락했다.

특히 구성비가 전체의 10% 이상인 유형만 보면 아동이 없는 성인들로만 구성된 성인 2명과 성인 3명의 지니계수와 일반화 엔트로피지수(GE(0))가 평균보다 높았다.

아울러 이 같은 불평등은 가구유형 간보다 가구유형 내에서 90% 이상 영향을 끼쳤다.

김 연구위원은 "인구고령화와 사회·문화적 환경변화로 인한 가구구성의 변화는 소득분배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조세-이전을 통한 사후적·직접적 소득분배 정책과 인구 및 가족정책과 같은 여타의 사회정책이 병행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따라서 인구 및 가족정책을 추진할 때 기초연금을 내실화하는 등 소규모 빈곤 노인가구의 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을 중심으로 아동이 없는 가구의 소득불평등을 개선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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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불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