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병삼 목사 “참된 예배는 ‘형식’ 그 이상의 것”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크리스천투데이 DB

영이신 하나님을 예배하라!

예배를 강조하는 이유는 예배야 말로 교회 사역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혹시 이런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흔히 도덕 중심적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인데, “예배만 드리면 뭐해?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을 살아야지! 예배만 하고 다른 것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그런데 이런 의문에 대하여 전혀 걱정하지 마라. 예배만 드리고 다른 것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예배를 드린 사람은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이것이 예배의 의미다. 문제라면 단지 무의미한 예배를 드리거나 예배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한 자들이 예배를 드리고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착각은 자유다. 그러나 본질은 알아야 한다.

■ 예화 1(착각)

갓 결혼한 남자와 여자가 TV에서 중계되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여자가 말합니다.

“자기야, 자기는 내가 저 10번처럼 색시해서 결혼했어? 아니면 저 16번처럼 예쁘고 청순해서 결혼했어?”

남편은 한참 아내를 쳐다보다가 말했습니다.

“으응, 그런 당신의 유머 감각 때문에 결혼했어.”

착각하지 마라! 문제는 당신이 드리는 예배가 참 예배가 아니기 때문이며 예배를 통해 영이신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삶이 변화되지 않고 예배만 드리는 것이지 예배자로서의 삶을 살지는 못하는 것이다. 성 어거스틴이 한 말 중에 아주 멋진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그 다음은 마음대로 하라!” 이 말을 이렇게 바꾸어보면 어떻겠는가? “참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라! 그리고 마음대로 하라!”

교회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문제는 기도하지 않고 예배도 건성으로 드리는 사람들이 교회 문제를 놓고 왈가왈부하거나 투표한다는 것이다. 많은 교회 가운데서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고 의사를 결정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한다. “여자 교인들은 기도하고 남자교인들은 투표하는 황당한 일이벌어지고 있다.” 내가 초창기 목회할 때 강단에서 선포했던 말이다. “교회에서 저보다 더 기도하고, 교회를 더 사랑할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교회 일에 대하여 말하지 말고 따라 오십시오.”

참된 교회는 예배하는 자들에 의하여 움직여져야 한다. 장로도, 권사도, 목사도 예배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의사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영적인 교회가 될 수 있겠는가? 사도행전의 역사는 마가의 다락방에서 뜨겁게 예배하며 기도할 때 시작되었다. 사도바울의 역사는 감옥에서도 끊임없이 예배하며 찬양할 때 일어났다. 예배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마음이 선교를 하고 병원을 짓고 학교를 짓는다. 뜨겁게 예배드리는 교회가 어려운 곳을 후원하고 일한다.

요한복음 4:23-24절은 예배에 대하여 아주 명확하게 말씀한다. “예배하는 자는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 이유도 명확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영시시기” 때문이다. 영이신 하나님은 건물인 교회에만 거하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교회의 예배는 교회 중심적인 예배에서 하나님 중심적인 예배를 꿈꾸는 것이다. 영이신 하나님을 예배할 때, 우리는 교회공동체 중심적인 예배를 넘어선다. 예배는 우리의 익숙한 형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삶에서 역동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난다.

우리 교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경계하는 예배는 교회 중심적, 전통 중심적 예배다. 우리의 익숙함을 고집하다가 성령의 역사를 방해하는 교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예배 가운데 파격적인 형식이 등장한다. 의식을 고집하기보다는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길을 열기 위해서다. 성령님을 경험하도록 성도들의 마음, 귀, 눈을 열고자 여러 가지 형식의 변화가 시도된다. 그리고 이러한 여러 가지 형식이 영이신 하나님을 만나는 데 도움이 되는 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배의 중심에 하나님의 마음을 읽기를 원한다. 우리가 예배드리는 공동체보다 아직 이곳에 들어오지 못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새가족 애찬을 가질 때마다 가장 감사한 것은 교회에 등록해서 예배드리는 많은 사람이 “졸리지 않아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교회를 정했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나는 조는 예배 회중은 성령님도 어쩌시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조는 것보다 더 무서운 사단의 전략이 어디 있겠는가? 참된 예배는 “형식” 그 이상의 것이다!

우리는 분명한 예배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예배는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마음, 즉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표현 가운데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배란 나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족시키려는 의식이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것은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표현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예배에 대하여 어떤 구체적이고 획일적인 형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대마다, 민족마다 그 표현이 다를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 형식 속에 “영과 진리”라는 마음이 있다면 그 형식이 “영이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라면 받으시겠다는 것이다. 사랑의 표현이 여러 가지로 가능하다면, 그리고 그 표현이 시대마다 다르게 변화되고 있다면, 예배의 표현 역시 열려진 가능성으로 존재해야 한다.

언젠가 내가 교인과 함께 2002년 월드컵 당시 응원했던 “대한민국”박수를 친 적이 있다. 그런데 딱 맞아 떨어지지가 않았다. 연세 든 분에게는 엇박자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가 이런 말을 했다. “이 박수를 치면 젊은 사람이고 못 치면 늙은 사람입니다.” 그랬더니 모두가 기를 쓰고 함께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난다.

어떤 예배는 우리가 잘 따라하지 못할 수 있다. 우리의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누가 이야기한다. “이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가 있어!” 그렇다면, 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위해 내가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마치 내가 그 박수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응원 방식은 잘못된 거야!”라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말이다.

바로 예배의 형식이란 이런 차원의 문제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예배의 형식을 고집하다가 새롭게 변화되어야 할 젊은 세대,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 죽어가는 영혼이 예배 가운데 들어오지 못한다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일까? 마치 바리새인들처럼 자신들의 율법적인 삶의 방식을 따라오지 못하면 배척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회가 얼마나 소망이 있는가? 교회를 처음 나오는 사람들의 비율이 많고 젊은 아빠들, 남자들이 잘 졸지 않고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가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만든 흡연실이 한국의 다른 교회들에게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우리 예배를 함께 공유하고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우리교회가 드리는 예배가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 좋은 본을 보여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계속>

* 이 글은 분당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가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강릉 관동대 유니버스텔에서 열린 바른교회아카데미 주최 세미나를 통해 발표한 내용으로, 본지는 김 목사의 허락을 받아 그의 글을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예배’를 주제로 열린 이 세미나에서 김 목사는 ‘우리가 꿈꾸는 예배 공동체’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목사와 함께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김세광 교수(서울장신대), 김주한 교수(한신대)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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