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문화법인(이사장 김운성 목사)이 5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의회에서 개최한 ‘2026 문화목회플랫폼’
손은희 사무총장이 총회문화법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문화법인(이사장 김운성 목사)이 5일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시대의 물결, 복음으로 응답하다’라는 주제로 ‘2026 문화목회플랫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흐름 속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고 답하는 발제가 이어졌다.

이날 첫번째 발제자로 김승호 교수(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는 “현대 사회는 ‘소통 과잉 시대’이자 역설적으로 외로움과 ‘관계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시대”라며 “영국과 일본이 최근 각각 외로움 담당 장관, 고독·고립 대책 담당 장관 신설 시도를 할 만큼 고립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고,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했다.

김 교수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6월 전국 담임목사 500명과 성도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교회트렌드2027’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당한 거리감’을 원하는 성도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의 91%, 성도의 86.8%가 적당한 거리감을 원하고 있었다. 개인주의 문화의 확산, 성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회피, 과도한 친밀감 문화에 대한 피로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어 목회자의 74.5%는 공동체성 약화와 신앙 성장 저해를 우려하며 ‘부정적 현상’으로 보았지만, 성도들은 인간관계 스트레스 완화(80.1%), 교인 간 갈등 감소(76.7%), 교회 생활 부담감 완화(76.5%) 등을 이유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많은 성도들이 예배만 드리고 바로 귀가하거나(목회자 응답 63.5%, 성도 응답 54.4%), 소그룹 모임 참여를 줄이는 등 행동 양식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문화법인(이사장 김운성 목사)이 5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의회에서 개최한 ‘2026 문화목회플랫폼’
김승호 교수. ©노형구 기자

이에 김 교수는 “느슨한 관계를 무조건 극복해야 할 위협 요인으로 볼 것이 아니라, 목회자 중심 시각에서 성도 중심 시각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한다”며 “획일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강요하기보다 ‘느슨하게 참여할 자유’와 ‘필요할 때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동시에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참여의 문턱을 낮춘 단기 프로젝트형 봉사, 개인 여건에 맞춘 ‘시간 선택형’ 봉사 시스템, 관계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소그룹 선택형’ 구조, 그리고 앱이나 카카오톡을 활용해 필요할 때만 연락을 주고받는 ‘선택형 심방 및 돌봄 시스템’ 구축 등 구체적인 대안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어 김운성 목사(영락교회)는 ‘문화목회와 말씀’이라는 주제로 전한 메시지에서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근거인 말씀(설교)이 성도들에게 어떻게 선포되어야 하는지에 집중했다. 김 목사는 “문화는 곧 삶”이라며 “예수님이 당대 사람들의 일상이었던 결혼, 농업, 어업, 상업, 음식 등의 삶의 방식은 물론, 공중 나는 새나 들의 백합화 같은 문학적 수사와 비유를 적극 인용하셨던 것처럼, 오늘날의 목회자 역시 당시 삶의 상황(문화)에서 말씀을 깊이 이해하고 읽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도들에게 다가가는 설교의 방법론으로 “말씀에 문화의 옷을 입히라”며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듯이 생생하게 전달하는 이야기식 설교를 지향하고, 성도들이 말씀 속 사건 현장에 서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거룩한 감정이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문화법인(이사장 김운성 목사)이 5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의회에서 개최한 ‘2026 문화목회플랫폼’
김운성 목사. ©노형구 기자

이어서 주승중 목사(주안교회)는 “예배는 문화목회의 여러 영역 중 하나가 아니라, 문화목회가 시작되고 돌아오는 근원”이라며 제임스 K. A. 스미스의 저서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를 인용하고, “세상의 쇼핑몰이나 스마트폰 알림이 일종의 ‘문화적 예전(liturgy)’으로서 우리의 욕망을 빚어낸다면, 주일의 예배는 이러한 세상의 문화를 거슬러 성도들을 다시 조율하는 강력한 ‘대항 예전’”이라고 설명했다.

주 목사는 오늘날 교회가 예배를 통해 마주한 네 가지 시대적 도전으로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문화(예배의 콘텐츠화 우려) ▲개인화와 맞춤형 소비의 문화(공동체가 아닌 시장으로의 변질) ▲속도와 피로의 문화 ▲고립과 외로움의 문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응답하는 문화목회적 예배 실천 방안으로는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공적 성경 읽기와 자주 거행되는 성찬을 통해 말씀과 성례전이라는 예배의 중심을 깊이 회복할 것. 둘째, 시각적·공간적 예술, 창작 찬양, 상징 등을 예배의 언어로 적극 수용할 것. 셋째, 단순 중계를 넘어 화면 너머의 예배자도 영적으로 참여하고 결국 현장의 성찬 식탁으로 나아오도록 돕는 온·오프라인 연결 목회를 설계할 것. 넷째, ‘만인제사장’ 정신을 살려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예배이자 전 세대가 함께 드리는 통합예배를 만들 것. 마지막으로 파송의 순서를 끝이 아닌 '삶의 예배의 시작'으로 삼아, 예배당 안의 섬김이 세상 속 이웃을 향한 환대로 흘러가게 할 것”을 당부했다.

백성훈 목사(예향교회)는 지역사회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공공성을 회복하고 이웃과 공존할 수 있는지를 예향교회의 풍성한 실천 사례를 통해 증명했다. 그는 “문화목회를 단순히 교회 내부의 문화사역이 아닌,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문화적 실천’이자 지역 중심적·공적 목회 활동”으로 정의했다.

백 목사는 “현대 도시신학의 흐름을 반영해, 이주민·혼족·노년층 등 소외된 지역민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평등한 주체적 구성원으로 수용하고 교회의 공간을 공유 자원으로 개방해야 한다”며 “예향교회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Blessing 양주(양주를 축복하고 양주의 복이 되는 교회)’라는 비전을 수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실천 사례로 “성탄절에 덕정역 인근에서 포장된 간식을 나누며 인사를 전했던 캔디 파티와 부활절 계란 나눔 사역이 있다. 또 예향교회가 공유 자원으로서 제공하는 대표적 사역으로는 명실상부한 지역 축제로 자리 잡은 어린이 축제 및 청소년 축제, 티켓 판매 대금 전액을 외부로 기부하는 ‘사랑나눔음악회’, 자원봉사자들의 섬김으로 운영되는 발달장애인 토요드림학교 및 취업을 돕는 스마트팜 연계 ‘꿈쟁이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다음 세대를 예배자와 예술가로 양육하는 실용음악(The Praise) 및 클래식(The Classic) 교육 과정인 ‘WIN School’, 방송 아카데미, 양주 시립교향악단 및 시립합창단에 공연 장소 개방 등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다채로운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10년간의 준비 끝에 완공한 비전센터 ‘꿈마루’는 키즈 카페, 스터디 카페, 작은 도서관, 체육관, 풋살장, 글램핑장 등을 갖추어 교회 성도뿐 아니라 양주 지역 주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사회 커뮤니티 센터로 기능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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