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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소재 한 교회. ©한국VOM

니카라과 정부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의식해 성경 반입 금지 조치를 철회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수입 성경에 세금을 매기는 ‘성경세(Bible tax)’를 신설해 교묘하게 기독교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최근 니카라과 국경 검문소 등에 설치됐던 성경 반입 금지 표지판이 철거된 것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쟁취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고 탄압을 은폐하려는 기만술에 불과하다”고 3일 비판했다.

한국VOM에 따르면, 실제로 니카라과 내 종교 활동 규제는 재정 압박과 맞물려 더욱 심화하고 있다. 니카라과 국회는 지난 2024년 8월 종교 단체에 부여하던 면세 혜택을 전면 폐지했다. 이로 인해 현지 교회들은 교인들의 십일조와 헌금에 대해서도 납세 의무를 지게 됐으며, 성경 반입 금지가 ‘성경세’로 전환된 것 역시 이러한 종교 과세 조치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니카라과 정부의 종교 탄압은 2018년 가톨릭 교회를 겨냥하며 본격화됐다. 당시 반정부 시위대에게 피난처와 의료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었고, 2022년 들어서는 이 규제가 모든 종교로 확대됐다. 그 결과 수백 곳의 교회와 선교 단체가 강제 폐쇄됐으며, 노방 전도와 신규 교회 개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국가 주도의 감시와 통제도 일상화된 상태다.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는 집권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은 정부 관리를 예배에 투입해 교인들을 사찰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현재 현지 개신교회의 60~80%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 ‘니카라과 복음주의 교회 연합’ 산하로 편입되어 설교 검열, 재정 통제, 기독교 자료 유통 제한 등을 겪고 있다.

정부 산하 단체 가입을 거부하고 독립적인 길을 택한 목회자들은 감시와 폭력, 체포 등 심각한 박해에 직면해 있다. 2025년 7월에는 루디 팔라시오스 목사와 6명의 교인이 적법한 절차 없이 체포돼 6개월간 비밀리에 구금된 바 있다. 이들 중 3명은 조건부로 풀려났고 목사를 포함한 2명은 가택 연금에 처해졌으나, 나머지 1명은 구금 중 사망했으며 유족들은 정확한 사인조차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VOM은 니카라과를 비롯해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등 전 세계 70여 개국의 종교 박해 현실을 조명한 ‘2027 세계 기도 편람’을 오는 12월 출간할 예정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마르크스주의와 무신론이 아시아를 넘어 중남미 지역에서도 기독교 박해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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