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였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및 세계교회협의회(WCC) 탈퇴안이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한 채 기각됐다. 제36회 총회에서 같은 내용이 다뤄졌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안건은 총회 참석 총대 중 약 22%인 24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총회 공천 및 건의안 심사위원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심사위가 해당 안건의 상정을 저지했다. 2년 전 총회에서 NCCK 대책연구대책위원회가 “NCCK에 잔류하되, 복음적인 실행위원을 파송해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하자”고 제안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니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이유를 붙였다.
심사위가 해당 안건을 기각한 것에 대해 총대들의 의견은 36회 총회 때 WCC, NCCK 의제를 다루면서 연구하기로 했으니 변화를 지켜보자는 신중론과 여태껏 변화를 기대하며 시간을 보냈으나 달라진 게 없으니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총회는 끝내 심사위의 기각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
해당 안건이 총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는 소식에 ‘복음주의 감리교 목회자와 평신도 일동’ 등 안건 상정을 추진했던 단체 회원들은 총회 장소인 광림교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총회 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WCC와 NCCK의 신학적 방향과 활동에 대해 감리교회 내에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에서 총회가 정상적인 논의의 기회조차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감리교단 내에서 WCC와 NCCK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게 있다.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두 단체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성 소수자 관련 입법과 사회적 논의에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하는 등 감리교회의 신앙고백과 명백히 충돌하고 있다는 거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교단 안에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총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교단 안에 신앙적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리교는 최근 약 15년 새 소속 교인 수가 약 45만 명이나 감소하는 등 위기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2010년 약 159만 명에 달하던 교세가 약 114만 명으로 급감하면서 다음 세대 사역과 미래 선교의 방향이 흔들리고 처지가 됐다.
최근의 교세 위축이 꼭 감리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직접 연관된 거라고 보긴 어렵다. 예장 합동과 통합 등 대형교단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연합감리교회에서 동성애 이슈로 수많은 교회가 이탈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감리교단이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로 여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단의 신앙고백과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단이 나서 적극적인 논의와 소통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 무조건 틀어막는 게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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