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헌법재판소 심리를 마친 뒤 함께한 기독교인 권익 활동가들과 마리아 샤바즈의 부모.
지난 21일 연방헌법재판소 심리를 마친 뒤 함께한 기독교인 권익 활동가들과 마리아 샤바즈의 부모의 모습.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Morning Star News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연방헌법재판소(FCC)가 이슬람 무슬림 남성에 의해 납치 및 강제 개종을 당한 13세 기독교 미성년자 소녀의 구출 청원 재판을 다시 연기했다고 10월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피의자에 대한 소환장이 주소 불분명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법 당국의 설명이 제시됐으나, 기독교계는 수사 기관의 방관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연방헌법재판소는 지난 21일, 13세 기독교인 소녀 마리아 샤바즈를 납치해 강제로 이슬람교로 개종시키고 혼인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세하리야르 아흐메드에 대한 소환장을 재발송하고 재판을 연기했다. 피해자 마리아의 가족은 지난 2025년 7월 사건 발생 이후 1년 넘게 법정 투쟁을 벌여왔으나 이번 연기 결정으로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기독교 인권 단체들은 경찰의 소환장 송달 실패를 부실 수사로 규정하고 피의자의 즉각적인 체포와 마리아의 구출을 촉구했다. 법적 지원을 맡은 라에니자트의 사프다르 초드리 의장은 피의자가 이전 재판에서는 동일한 주소로 출석했던 점을 지적하며, 경찰의 주소 불완전 주장은 의도적인 수사 방해라고 주장했다.

미성년자 강제 혼인 및 서류 위조 논란

정부 공식 기록과 국가데이터베이스등록청(NADRA) 서류에 따르면 마리아 샤바즈의 출생일은 2012년 10월 7일이다. 납치 및 강제 혼인 사건이 발생한 2025년 7월 당시 마리아는 만 12세 9개월의 법적 미성년자로 독자적인 혼인 계약 능력이 없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심 재판의 법적 오류 유무를 검토하는 데 중점을 뒀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신체적 성숙도만을 이슬람법상 혼인 가능 기준으로 삼던 기존 판례가 효력을 잃었다는 최신 판례를 제시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과거 진술과 출생증명서 발급 시점 등을 이유로 나이 관련 이의 제기는 가정법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수사 과정에서 제출된 이슬람 혼인증명서(니칸나마)의 위조 정황도 확인됐다. 관할 주민센터 서기는 라호르 지방법원에 해당 혼인 서류의 정식 등록이나 진위 여부를 승인한 바 없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라호르 고등법원은 지난 10월 1일 경찰의 사건 종결 처분을 취소하고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라고 명령했다.

소수 종교 민족 대상 인권 침해 및 국제사회 촉구

소수 종교인 평등운동 조직인 '르와다리 테리크'의 삼손 살라마트 의장은 명백한 위조 혼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이 구출 조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독교인 진실의 소리(CTS) 아셔 사프라즈 대표 역시 이번 사건이 파키스탄 내 모든 소수 종교 미성년 소녀들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내 소수 종교 민족을 향한 미성년자 납치 및 강제 개종 문제는 국제적인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7월 마리아 샤바즈 사건을 언급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파키스탄 정부에 강제 개종 피해 가정을 위한 국가 차원의 공식 구제 메커니즘 마련을 요구했다.

국제 기독교 구호 단체 오픈도어선교회의 '2026년 세계감시목록'에서 파키스탄은 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8위로 집계됐다. 오픈도어선교회는 공권력의 미온적인 법 집행과 사법적 처벌 부재가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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