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와 동대문구, 성북구 등에서 전용면적 59㎡ 아파트 전세가 잇따라 8억 원대를 넘어섰으며, 마포구에서는 10억 원에 육박하는 거래도 나왔다. ©뉴시스

서울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매물도 줄어들면서 기존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세입자가 늘었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절반을 넘겼고, 신규 계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다.

지난 6일 서울 은평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입자들이 이사할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을 보여주는 일정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평일에는 늦은 퇴근을, 주말에는 여행이나 고향 방문을 이유로 일정을 미루거나 추후 다시 연락해 달라며 확답을 피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 공인중개사는 “세입자들도 나가면 갈 곳이 없다는 걸 아니까 집을 보여주는 것부터 예민해요”라고 말했다.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더라도 방문 일정을 잡기 어렵거나 특정 시간에만 집을 볼 수 있는 사례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중개 현장에서는 비슷한 보증금으로 옮길 전셋집을 찾기 어려워 임대인에게 재계약이나 보증금 조정을 제안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집주인의 매각이나 실거주 계획으로 이사를 준비해야 하는 세입자들도 새 거처를 마련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전셋값 상승률 15년 만에 최고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누적 5.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11년 7.62%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전세가격도 7.35% 올라 2011년 9.33%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월세 부담도 커졌다. 올해 8월까지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은 5.65%, 아파트 월세가격은 6.69% 상승했다. 모두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4년의 1.41%와 1.92%를 각각 웃돌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743건으로, 1년 전 2만4118건보다 18.2% 줄었다. 자치구별 감소율은 동대문구가 69.8%로 가장 높았으며 금천구 63.3%, 구로구 61.9%, 중랑구 57.1%, 도봉구 52.4% 순이었다.

중저가 전세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외곽 지역에서 매물 감소가 두드러졌다. 가격 상승과 공급 감소가 겹치면서 새 전셋집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선택 폭도 좁아졌다.

전세계약 절반이 갱신, 신규 계약은 급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은 50.8%로 집계됐다. 2023년 27.2%보다 23.6%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 41.1%보다 9.7%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계약 규모는 축소됐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감소했다. 특히 신규 계약이 38% 줄어 전체 감소세를 이끌었다.

재계약 비중이 높아진 것과 달리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비중은 낮아졌다. 전세 갱신계약 중 해당 권리를 사용한 비율은 지난해 56.7%에서 올해 53.3%로 3.4%포인트 떨어졌다. 월세도 같은 기간 37.2%에서 30.3%로 6.9%포인트 하락했다.

임대차시장에서는 세입자들이 갱신요구권을 곧바로 행사하기보다 임대인과 합의해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향후 재계약 때 활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남겨두려는 움직임이라는 설명이었다.

“재계약 증가로 전세시장 이동 줄어들 수 있어”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이 줄수록 세입자들이 이사보다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규 전세 수요와 공급이 함께 위축되면 시장 내 주거 이동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으로 시장에 나오는 전셋집이 감소하면 매물 부족이 심화하고, 다시 전셋값 상승과 신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권 교수는 갱신요구권 사용 비중 하락을 권리 포기보다는 임대인과 협의해 계약을 연장하면서 향후 선택지를 남겨두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주거 이동 위축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셋값 #서울 #한국부동상원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