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거대 서사
도서 「성경의 거대 서사」

수많은 인물과 사건, 율법과 예언으로 이루어진 성경을 그저 단편적인 구절의 모음이나 개인적인 위로의 메시지로만 읽어왔다면 주목해야 할 책이 출간되었다. 신간 『성경의 거대 서사』는 창세기 1장의 천지창조부터 요한계시록 21장의 새 하늘과 새 땅에 이르기까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일관된 꿈과 구원의 맥락을 하나의 장엄한 이야기(meta-narrative)로 선명하게 펼쳐낸다.

창조에서 새 창조까지, 네 기둥으로 세운 성경의 큰 그림

저자는 방대한 성경의 흐름을 ‘창조-타락-구속-새 창조’라는 네 단계로 간결하게 정리한다. 에덴동산을 최초의 지상 성전으로, 아담을 제사장 겸 왕으로 조명하는 창조 이야기에서 출발해, 실패한 이스라엘의 역사를 지나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이어지는 구속의 절정을 다룬다. N. T. 라이트, 리처드 보컴 등 탁월한 성서학자들의 통찰을 폭넓게 반영하여, 독자들이 파편화된 성경 지식을 하나의 거대한 구원 지도로 정교하게 엮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플라톤적 이원론을 깬 ‘새 창조’의 참된 소망

특히 이 책은 오늘날 기독교 신앙에 깊이 스며든 치명적인 오해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구원의 최종 목적지를 ‘죽은 뒤 영혼이 이 세상을 탈출해 천국에 가는 것’으로 여기는 플라톤적 이원론의 맹점을 꼬집는다. 저자는 성경이 말하는 구원이란 세상을 등지는 현실 도피가 아니라, 새 예루살렘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 온 피조 세계가 하나님의 임재와 생명으로 온전히 갱신되는 ‘새 창조’에 있음을 역설한다.

“교회는 먼저 참된 공동체로 ‘존재’해야 한다”

성경의 거대한 서사가 당도하는 결론은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교회’의 정체성이다. 저자는 교회의 선교와 사명이 화려한 말이나 활동에 앞서,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는 참된 가족 공동체로 ‘존재(Being)’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성경의 올바른 이야기를 상실한 채 세상의 타락한 문화와 타협하는 교회를 향해, 다시 빛과 소금의 본질을 회복할 것을 묵직하게 촉구한다.

성경 통독을 여러 번 했음에도 전체적인 숲을 보지 못해 답답했던 성도들, 성경의 큰 그림을 가르쳐야 하는 목회자와 교일학교 교사, 그리고 교회의 참된 사명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더없이 친절하고 확실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구절과 조각에 갇힌 시선을 거두어 성경의 거대한 서사를 마주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일상 속에서 세상을 새롭게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이야기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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