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경험 추이
학교폭력 피해경험 추이. ©뉴시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6년 연속 상승하며 2.9%를 기록했다. 현재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5.7%에 달했고, 집단 따돌림과 신체폭력 비중도 전년보다 높아졌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이른바 ‘야차룰’과 ‘스파링’ 등 새로운 형태의 폭력도 나타나 교육당국이 대응 강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9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실시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재학생 390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진행됐으며, 전체의 81.9%인 319만명이 참여했다.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2.9%…6년 연속 상승

올해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2.9%로 지난해 2.5%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피해응답률은 2020년 0.9%에서 2021년 1.1%, 2022년 1.7%, 2023년 1.9%, 2024년 2.1%, 지난해 2.5%, 올해 2.9%로 6년 연속 높아졌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지난해 5.0%에서 올해 5.7%로 상승했다. 중학교는 2.1%에서 2.3%, 고등학교는 0.7%에서 0.8%로 각각 올랐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은 약 9만1600명이었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이 약 5만65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2만6200명, 고등학생 8600명으로 집계됐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집단 따돌림 17.1%, 신체폭력 15.7%, 사이버폭력 7.0%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언어폭력은 1.2%포인트, 사이버폭력은 0.8%포인트 감소한 반면 집단 따돌림은 0.7%포인트, 신체폭력은 1.1%포인트 증가했다.

피해응답 늘었지만 가해응답은 0.8%로 감소

피해응답률이 상승한 것과 달리 가해응답률은 낮아졌다. 올해 가해응답률은 0.8%로 지난해 1.1%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초등학교 가해응답률은 2.4%에서 1.6%로, 중학교는 0.9%에서 0.7%로 낮아졌다. 고등학교는 0.1%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6.7%로 상승했다. 초등학교는 11.0%, 중학교는 6.8%, 고등학교는 2.6%로 모든 학교급에서 전년보다 높아졌다.

교육지원청에 실제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은 감소했다. 2025학년도 접수 건수는 5만6880건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다만 접수 사안 가운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로 이어진 비중은 51.7%로 높아졌고,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으로 판단된 비율도 22.1%로 증가했다.

교육부는 피해응답률 상승과 가해응답률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배경 가운데 하나로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학생 간 인식 차이를 들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장난으로 시작한 행동이 점차 과격해진 뒤 피해학생은 이를 학교폭력으로 받아들이지만, 가해학생은 여전히 장난으로 인식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인식 차이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

‘야차룰’ 영상 촬영·유포까지…교육부·경찰 대응 강화

최근에는 ‘야차룰’과 ‘스파링’ 등 새로운 유형의 학교폭력도 나타나고 있다.

‘야차룰’은 별도의 보호장구나 뚜렷한 규칙 없이 맨몸으로 싸우는 방식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는 사례뿐 아니라 힘센 학생이 약한 학생들을 모아 싸움을 붙이고 이를 촬영·유포하는 형태까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 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이를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힘이 센 학생이 약한 학생들을 모아 서로 싸움을 붙이고 영상을 올리는 등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경찰청은 지난 8월 ‘야차룰’을 신종 학교폭력 유형으로 보고 발생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강한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싸움을 강요하거나 영상을 촬영해 유포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심의하고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경찰청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활용한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온라인에 학교폭력 영상이 유포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기존 예방교육을 단순한 인식 개선에서 벗어나 갈등 상황에 대처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실제 대응 역량 중심으로 보완하고, ‘관계회복 숙려제도’ 적용 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다.

심민철 교육부 학생건강안전정책국장은 “실제 갈등 대처 역량을 키우는 실효성 있는 예방교육과 관계회복 중심의 교육적 해결을 현장에 안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장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신종 학교폭력 양상에 대해서도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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