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의 한 목회자가 낙태 클리닉 인근 완충구역(buffer zone)에서 성경을 설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은퇴한 목회자인 클리브 존스턴(Clive Johnston, 78)은 이달 초 콜레레인에 위치한 코즈웨이 병원(Causeway Hospital) 반경 100미터 이내에서 낙태와 관련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건은 2024년 병원 인근에서 열린 야외 예배 중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존스턴 목사에게 병원 채플 등 ‘안전한 공간’에서 설교해야 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북아일랜드의 낙태 서비스 안전접근구역법(Abortion Services Safe Access Zones Act) 위반 혐의 두 건으로 기소됐으며, 벌금 450파운드(약 80만 원)를 선고받았다.
논란이 된 설교는 성경 요한복음 3장 16절을 주제로 한 내용으로, 낙태에 대한 언급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존스턴 목사는 항소 결정을 발표하며 이번 판결이 “매우 우려스러운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낙태 반대 시위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평화롭게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읽으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소망을 사람들에게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죄 판결이 유지된다면 단순히 장소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만으로 기독교 신앙의 기본적인 증언과 공개적인 신앙 표현이 범죄화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이는 낙태에 대한 입장과 상관없이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사람이 우려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존스턴 목사는 현재 기독교 법률·정책 단체인 기독교연구소(The Christian Institute)의 지원을 받아 항소를 진행하고 있다.
이 단체의 부대표인 사이먼 칼버트(Simon Calvert)는 “이 사건은 괴롭힘이나 위협 행위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누구도 클라이브 존스턴이 그런 행동을 했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낙태 완충구역 법률 아래에서 국가가 공공장소에서 이뤄지는 평화로운 기독교 신앙 표현을 범죄로 규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만약 공공기관이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사랑을 설교한 사람을 기소할 수 있다면 근본적인 자유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국제적인 관심도 받고 있다. 앞서 미국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 는 유사한 사건들에 대해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영국 당국이 대서양 동맹의 공동 가치를 훼손하는 우려스러운 움직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복음전도자인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충격을 표명했다.
그는 “존스턴 목사는 낙태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단지 공공장소에서 복음을 전했을 뿐”이라며 “항소를 맡은 법률팀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의 자유는 영국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보수당 출신 전 하원의원인 제이콥 리즈-모그(Jacob Rees-Mogg)도 이번 판결을 비판했다.
그는 “기독교 국가에서 경찰이 병원 밖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범죄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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