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재개발 사업에서 종교시설을 ‘복리시설’로 간주해야 한다는 정부의 공식 유권해석이 나왔다. 이로써 법적 사각지대를 악용해 교회에 수십억 원의 건축비 부담을 떠넘기던 재개발 조합의 불합리한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그동안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에 있는 교회나 사찰 등 종교시설은 아파트 내 다른 시설과는 다른 차별적 대우를 받아왔다. 재개발 사업 시행 시 상가나 유치원 등과는 다르게 대체 부지(땅)만 주고 건물은 알아서 지으라는 식의 불이익이 관행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토교통부와 법제처가 재개발 사업의 마지막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관리처분계획’에 종교시설을 복리시설로 간주하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최종 확정하면서 종교시설도 새 건물을 지어 공급해야 하는 대상에 포함되게 됐다.

이런 결정은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예장 합동측 아가페교회가 수정구 신흥2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조합 측과 극심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합 측의 건축비 부담 요구에 대해 교회가 정부 부처를 상대로 3년 넘게 법리 조정을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한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라서 더 의미가 있다.

당시 신흥2구역 조합 측은 아가페교회에 기존 교회 건물에 대한 대물(건물) 보상 대신, 대체 부지만 공급하고 수십억 원에 달하는 새 예배당 건축비는 교회가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관리처분계획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교회는 일반 아파트나 상가 소유주들이 기존 자산 가치에 따라 새 아파트나 상가 건물을 분양받는 것과 비교해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반발해 왔다.

그동안 지역의 재개발 사업 구역 내 있는 교회들은 이런 관행으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막대한 건축비를 따로 부담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과정에서 재정이 어려운 상당수의 교회가 건축비 폭탄을 견디지 못해 땅값만 받고 쫓겨나거나 조합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진행하는 등 강제집행에 맞서야 했다. 그런 차별적 관행이 정부의 이번 유권해석으로 사라지게 됐으니 다행이다.

정부가 교회의 손을 들어주게 된 결정적인 근거가 주택법 시행령 제5조에 규정된 ‘복리시설의 범위’다. 주택법상 복리시설은 입주민의 생활 복리를 위한 시설을 뜻하는데 종교시설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본 거다.

사실 종교시설이 여태껏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좀처럼 이해가 안 된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유치원 등은 복리시설에 포함하면서 종교시설의 경우 법률에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여태껏 배제해 왔다는 건 ‘차별’로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정부가 이번에 복리시설의 범위에 종교시설도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건 퍽 다행이나 그동안 같은 문제로 막대한 피해를 본 여러 교회에 대해서도 별도의 구제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런 갈등이 주택법상 규정의 미비에서 시작된 문제인 만큼 유권해석으로 끝날 게 아니라 차제에 법률 규정으로 명확히 함으로써 제2, 제3의 피해를 막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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