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일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 건국 25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열린 '국가재헌정 250'  기도회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지난 5월 17일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 건국 25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열린 '국가재헌정 250' 기도회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Christian Post 유튜브 캡쳐

미국 수도 워싱턴 D.C. 중심부 내셔널 몰에서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모여 나라를 위한 종일기도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열린 대규모 기독교 행사로, 미국의 정체성과 신앙의 역할을 둘러싼 논의 속에서 관심을 모았다.

17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기도회는 ‘재헌정 250(Rededication 250)’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행사 주제는 ‘하나님 아래 한 나라로 미국을 다시 바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주최 측은 미국 건국 정신과 기독교 신앙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기도회가 열린 내셔널 몰에는 조지 워싱턴 기념비를 배경으로 찬양과 기도, 연설이 이어졌다. 무대에는 대형 십자가와 미국 독립의 주요 인물들을 형상화한 이미지들이 설치됐고, 행사장 곳곳에는 미국 국기와 신앙적 메시지를 담은 깃발과 문구들이 등장했다.

현장 분위기는 종교 집회와 애국 행사가 결합된 형태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찬송가를 함께 부르고 나라와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며 미국의 영적 회복과 국가적 재헌정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영상 상영… 보수 기독교 진영 집결

이번 워싱턴 종일기도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을 낭독하는 영상도 상영됐다. 해당 영상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서 진행된 성경 읽기 행사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서 역대하 성경 구절을 낭독하며 회개와 기도를 통한 나라의 회복을 언급했다. 이 구절은 미국을 기독교 국가로 바라보는 보수 기독교 진영에서 자주 인용되는 성경 본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J.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행사 관계자들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국가적 차원의 영적 회복과 기독교 가치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최 측은 미국 사회가 다시 하나님 중심의 가치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했다.

특히 연설자들은 미국 역사와 기독교 신앙의 관계를 언급하며 미국 건국 과정 속에서 기독교 정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미국 보수 기독교 진영에서 확대되고 있는 ‘기독교 국가주의’ 논의와도 연결되고 있다.

종교 자유와 기독교 국가주의 둘러싼 논쟁 이어져

이번 워싱턴 종일기도회를 두고 미국 사회 안에서는 다양한 반응도 이어졌다. 진보 성향 기독교 단체와 종교계 일부에서는 특정 종교 중심의 국가 정체성을 강조하는 흐름에 우려를 나타냈다.

진보적 기독교 단체 지도자인 애덤 러셀 테일러 목사는 미국이 건국 초기부터 종교의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삼아온 나라라고 강조하며, 특정 형태의 기독교 신앙만을 중심으로 국가를 다시 헌정하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유대교 개혁을 위한 종교행동센터의 요나 도브 페스너 랍비 역시 미국은 초기부터 유대교와 이슬람, 원주민 신앙 등 다양한 종교 전통이 공존해 온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종교만이 아니라 다양한 신앙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고 환영해 온 미국의 역사 역시 함께 조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행사 참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의 신앙 회복과 국가적 재헌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강한 햇볕 아래에서도 찬양과 기도에 함께하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이어갔다.

일리노이주에서 행사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지금 같은 시대에 미국을 다시 하나님께 바친다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사회 안팎으로 이어지는 종교·정치 논쟁

이번 행사에서는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그의 활동을 신앙적·정치적 영향력의 사례로 평가하며 미국 사회 안에서 기독교 가치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화상 연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 기도하자”며 국가를 위한 기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조지 워싱턴의 신앙을 예로 들며 미국 국민들이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비기독교 성직자는 감독파 유대교 랍비 메일 솔로베이치크가 유일했다. 그는 반유대주의 문제를 언급하며 종교 자유와 미국 사회의 가치 문제를 함께 이야기했다.

이번 기도회는 백악관이 후원하는 민관 협력 단체 ‘프리덤 250’이 주최했다.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진보 단체들은 해당 단체의 정치적 성격과 종교적 방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강조하며 별도의 대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종교재단으로부터의 자유(FFRF) 등 관련 단체들은 미국 사회 안에서 종교 자유와 정교 분리 원칙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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